갯벌에 묻힌 줄포항

  줄포는 조기어장으로 유명한 칠산어장의 입항으로 목포나, 군산보다도 먼저(1875년) 항만이 구축되었다. 1900년대 초에는 제물포(인천), 군산, 목포와 함께 서해 4대항으로 꼽히었고, 대상(大商) 객주만도 5,6명이 머물렀을 정도로 번창하였다. 1910년 한일합방으로 일본인들이 들어오면서부터는 어업조합이 들어서고, 상권은 일본상인들이 주도했다. 이때 일본상인들을 보호하기 위해 일본 헌병분소가 파견되어 있었다. 지금의 삼양사 모태인 도정공장도 이 무렵에 들어 섰는데 인부만도 수 백명이었다고 한다. 이렇게 항구가 번성하자 면사무소를 비롯하여 경찰서, 우편국, 식산은행(출장소), 곡물검사소, 소방서, 남선전기, 어업조합, 줄포운수, 신탄조합, 줄포공립보통학교 등 15개 기관과 일본인 업소 30여 곳, 중국인 포목상과 음식점만도 …

소금쟁이가 물에 뜰 수 있는 비결

  여름철 고인 물이나 연못을 들여다보고 있노라면 소금쟁이가 수면 위를 떠돌아다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처럼 자유롭게 수면 위를 떠다닐 수 있는 비결은 과연 무엇일까? 그 비결은 발에 있다. 소금쟁이의 발을 자세히 살펴보면 수많은 잔털로 싸여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이 잔털은 물을 튕겨내는 특수한 물질로 덮여 있다. 마치 기름이 물과 어울리지 않는 것처럼 소금쟁이 발 털은 물과 접촉하면 물을 밀어내 버린다. 이러한 특성 때문인지 부안에서는 소금쟁이를 ‘지름쟁이’라고도 부른다. 실제 소금쟁이 다리를 잘라 수면 위에 세워서 누르자 물속으로 빠져들지 …

변산에 퍼지는 蘭향기

  넉넉한 자태를 뽑내고 있는 변란 蘭을 선인들은 사군자 중의 하나로 꼽았다. 3월이면 벌써 꽃대궁이 올라오기 시작하여 4월이면 연한 황록색의 꽃을 피운다. 맑고 청아한 향기와 함께…   3변 이야기 예로부터 변산에는 유명한 것 세 가지가 있다. 변재(邊材), 변청(邊淸), 변란(邊蘭)이 바로 그것으로 삼변(三邊)이라고 한다. [변재] 고려·조선시대에 변산은 나라의 귀중한 재목창이었다. 변산에서 나는 재목(소나무)을 변재(邊材)라 하는데, 궁재(宮材)나 선재(船材)로 쓰기 위해 나라에서 특별히 관리했다. 고려시대에는 문장가 이규보 같은 이가 변산의 벌목책임자로 부임해 와 재목을 관리했고, 몽고가 일본을 치기 위해 배를 만들게 한 곳도 …

세계적 희귀식물인 노랑붓꽃

    변산을 노랗게 물들이다 노랑붓꽃이 변산을 노랗게 물들였다. 세계적 희귀식물로 변산에서만 자생한다기에 그 의미가 더욱 크다. 붓꽃과(lris koreana Nakai)의 노랑붓꽃은 나무가 많은 숲속의 반양지쪽이나 대나무숲 언저리에 서식하는 다년초로 4-5월에 꽃이 피고 7-8월에 열매가 맺힌다. 금붓꽃과 비슷한 생김이지만 노랑붓꽃은 꽃줄기가 둘로 갈라지고 갈라진 각각의 꽃줄기에 꽃이 핀다는 점에서 꽃의 색깔과 모양은 비슷하지만 꽃줄기 하나에 1개의 꽃이 맺히는 `금붓꽃’과는 그 생김이 다르다. 이 세계적 희귀식물인 노랑붓꽃은 1913년 5월 13일 일본학자 나까이가 전북 정주시 입암면 노령에서 처음 발견 신종으로 발표한 이래 국내에서 …

개암사 영산회괘불탱

    개암사 괘불은 장 13.25m, 폭9m로 어찌나 큰지 이보다 더 큰 괘불을 어떤 문헌에서도 본 적이 없다. 괘불은 영산재(靈山齋), 예수재(豫修齋), 수륙재(水陸齋) 등의 야외법회를 치를 때 봉안하는 신앙의 대상물로 장수와 극락정토를 기원하는 영산재에는 영산회상도를, 죽은 후에 행할 불사를 생전에 미리 지내는 예수재나 물속과 땅위에 떠도는 고혼을 달래고 이들을 인도하는 수륙재에는 지장회상도를 건다. 그 외에도 나라에 천재지변이 발생했을 때나 기우재 등의 법회를 열 때에도 괘불을 건다. 우리나라에 전해지고 있는 괘불은 거의가 조선후기(1622∼1892년) 작품으로 대부분 영산회상도인데 개암사의 괘불도 영산회상도이다. 이는 조선시대에 법화경신앙이 …

부안에도 백제시대 고분군이 있다

  도대체 이 무덤들은 어느 시대 무덤일까? 전북대학교 고고인류학 윤덕향 교수에게 알아봤다. 유점 유적 지표조사 결과 •유적의 위치 : 부안군 보안면 월천리 유점마을 •유적의 종류 :  백제 돌방무덤 백제 돌방무덤 가) 현황; 유정마을의 뒤에 자리하고 있는 주산(배매산)의 구릉을 따라 위치하고 있다. 주변에서는 백제 토기편이 확인되었다고 하며 2기가 지표상 노출되어 있다. 그중 1기는 돌방 내부가 드러난 상태로 비교적 정연한 석재로 축조된 벽석이 2단 확인되며 천정석은 지표상에 드러난 상태이다. 주변지역에는 돌방무덤의 천정석 또는 벽석으로 추정되는 석재가 흩어져 있다. 나) 연대; 구조가 분명하지 …

살아있는 화석 ‘도롱뇽’

      변산 가마소계곡에서 만난 ‘도롱뇽’ 지난 3월 20일 아침 변산 가마소계곡에서 만난 도롱뇽이다. 가마소계곡은 경치도 빼어나지만, 세계에서 부안 백천에서만 사는 부안종개가 서식하고 있고, 산개구리, 도롱뇽 등도 변산의 다른 계곡에 비해 개체수가 훨씬 많다. 그런가하면 변산바람꽃, 천연기념물인 미선나무가 자생하고 있는 생태계의 보고이다. 도롱뇽은 파충류인 도마뱀과 비슷하게 생겼지만 도롱뇽목 도롱뇽과에 속하는 양서류다. 개구리, 두꺼비, 맹꽁이와 같이 물과 땅을 오가며 살기 때문에 양서류에 속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엔 도롱뇽과 꼬리치레도롱뇽, 제주도롱뇽 등 3종이 서식하고 있다. 이들 중 꼬리치레도롱뇽은 수온이 차고 용존산소량이 풍부한 산간 …

변산의 봄 전령 ‘변산바람꽃’

  변산바람꽃은 미나리아재비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절분초라고도 부른다. 이름으로 봐서는 변산에서만 자생하는 꽃나무이려니 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변산에서 처음 발견되어 ‘변산바람꽃’이라는 이름을 얻었는데, 알고보니 다른 지역에도 자생하고 있더라는 것이다. 어찌됐던 이름이 ‘변산바람꽃’이다 보니 부안사람에게는 각별하게 정이 가는 꽃이다. 변산바람꽃은 복수초와 함께 변산의 봄을 제일 먼저 알린다. 올해에도 동장군이 한창 기승을 부리던 지난 2월 21일 내소사 뒷산 양지쪽에는 벌써 복수초가 눈속에 피어 있었고, 부안에 10센티미터 폭설이 내리기 전 날인 3월 4일에 양지쪽 변산바람꽃은 벌써 피어 있었다. 그러나 변산바람꽃과의 만남은 아주 짧다. 피었는가 하면 …

신전에서 물고기를 잡다

  신전에서 물고기를 잡다(神箭打魚 ) 孰編山木包江渚 누가 산나무 엮어 강물 둘렀는가 潮退群鱗罄一漁 조수 빠지자 많은 물고기 한꺼번에 잡히네 却笑陶朱勞水畜 비웃노라 도주공의 물고기 기르는 수고를 坐敎滄海自驅魚 앉아 있으면 창해가 자연히 고기 몰아오네 위의 칠언절구는 선조 때 영의정을 지냈던 사암 박순이 동상 허진동의 ‘우반십경’에 부쳐 지은 시로, 그 당시 곰소만의 어살 풍경이 선하게 그려지는 작품이다. <역주> – 신전(神箭):목이 좋은 어살을 일컫는 말 – 도주공(陶朱公):춘추시대 월왕 구천의 신하 범려. 그는 벼슬을 그만 두고 도(陶) 땅에 가서 주공이라 변성명하고 큰 부자가 되었으므로 도주공이라 불렀다. …

월명암 사적기

  •소재지 : 전북 부안군 변산면 중계리 산 961-1 월명암은 노령산맥의 서쪽 끝, 변산반도 봉래산 법왕봉(法王峯) 중턱에 자리잡은 1300여년의 역사를 지닌 암자로서 신라 신문왕 11년(691년)에 부설거사가 창건하였다. 그 후 많은 세월의 풍마양세로 여러 번의 중수를 거쳐 오늘에 이르고 있다. 부설거사는 인도의 유마거사(維摩居士), 중국의 방거사(龐居士)와 더불어 세계 불교 3대 거사로서 흠모와 존숭을 받아 왔다. 그는 본래 신라의 서울인 경주에서 태어나 일찍이 불국사의 원정(圓淨)스님에게서 득도를 하고 영조, 영희 두 도반과 더불어 각처를 돌며 도를 닦다가 이 곳 변산에 와서 십 년동안 수도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