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구경하기 힘들다는 ‘대꽃’-부안예술회관에 피었어요

  평생에 구경하기 힘들다는 대꽃이 피었다. 부안예술회관 화단에 옮겨 심어 놓은 왕대나무에 꽃이 핀 것이다. 사진에서 보듯이 벼나 보리의 꽃과 비슷하며 엷은 녹색을 띠고 있다. 나무도 아닌 것이 풀도 아닌 것이… 나모도 아닌 거시 플도 아닌 거시 곳기는 뉘 시기며 속은 어이 뷔연는다. 뎌러코 사시예 프르니 그를 됴햐 하노라. 나무도 아닌 것이 풀도 아닌 것이 곧기는 누가 시켰으며 속은 어이하여 비어 있는가. 저렇게 사계절에 푸르니 그것을 좋아하노라. 고산 윤선도의 오우가(五友歌) 중 절개를 상징하는 대나무를 찬양한 노래다. 외떡잎식물 벼목 화본과에 속하는 …

호랑이를 닮은 ‘범게’

  부안시장 어물전에 가면 가끔 범게를 볼 수 있다. 어부들이 쳐놓은 그물에 걸려든 것이다. 게장을 담가 먹으면 맛있다며 권하지만 이 게가 얼마나 귀한 게인지는 그들이 알 리가 없다. 범게는 지구상에서 유일하게 우리나라 서해에서만 산다. 그런데 해양환경의 변화와 남획으로 인해 개체수가 날로 줄고 있어 보호대책이 시급하다. 생김도 범상치가 않다. 얼핏보아 호랑이를 연상케할 만큼 위엄스러우면서도 화려하다. 그러나 성질은 온순한 편이다. 몸은 큰 것의 너비가 10cm 정도의 둥근 모양이다. 몸 가장자리에 가시처럼 예리한 돌기가 머리 쪽에 7개, 몸 가장자리를 따라 6개가 나있다. 집게발은 …

“사월, 꽃들이 아우성칩니다”-산자고(山慈姑)

  완연한 봄이다. 봄꽃들이 서로 먼저 피려고 아우성을 치고 있다. 복수초, 변산바람꽃은 졌고, 노루귀, 꿩의바람꽃은 만개이다. 그 뒤를 이어 산자고, 개별꽃, 제비꽃, 현호색, 양지꽃 등이 앞을 다투며 피고 있고, 구슬봉이. 홀아비꽃대, 반디지치, 노랑붓꽃 등은 꽃피울 채비를 하고 있다. 그 중에서 산자고는 노루귀, 꿩의바람꽃, 개별꽃, 현호색 등과는 달리 깊은 산에 들어가지 않아도 쉽게 만날 수 있다. 숲가장자리 양지바른 밭둑에서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릴 적 한약방집 친구가 있었다. 한의원이신 친구 아버지는 우리들에게 가끔 밭둑이나 야산 등지에서 약이 되는 식물들을 채집해 오라 …

봄숲에서 느끼는 순백純白의 미-꿩의바람꽃

  변산에 변산바람꽃이 질 무렵이면 꿩의바람꽃이 핀다. 꽃 중에는 하얀꽃이 많지만 꿩의바람꽃처럼 순백미純白美를 자아내는 꽃은 드물다. 꽃잎은 물론 수술까지도 온통 하얗다. 바람꽃에는 유명한 전설이 있다. 그리스의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로부터 사랑을 듬뿍 받은 미소년 아도니스가 질투에 눈이 먼 페르세포네 여왕에 의해 죽임을 당하자 아도니스의 선혈 위에 꽃이 피어났는데 그 이름이 ‘아네모네(Anemone)’라고 한다. ‘아네모네’는 그리스말로 ‘바람’을 뜻하는 ‘아네모스(anemos)’에서 유래된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바람꽃은 ‘사랑의 괴로움’ ‘’덧없는 사랑’이라는 슬픈 꽃말을 가지고 있다. 바람꽃은 북방계식물로서 북반구에 약 90종이 분포하고, 우리나라에는 바람꽃, 홀아비바람꽃, 너도바람꽃, 꿩의바람꽃, …

변산의 봄전령 삼총사 “복수초, 변산바람꽃, 노루귀가 피었어요”

  입춘 지나서도 계속 한파가 몰아닥쳐 대지를 꽁꽁 얼려놓는다. 그런 이유로 일기예보에서도 올 봄 꽃소식은 다른 해보다 한 열흘 늦어질 것이라고 한다. 그래도…, 변산 어디 쯤에 복수초가 얼굴을 내밀고 있지나 않을까. 궁금해 견딜 수 없다. 마음은 당장 산으로 달려가고 싶지만 정월대보름 행사들이 겹쳐 있어 그럴 수도 없고… 보름을 지내자마자(22일) 산으로 달려갔다. 줄포만을 낀 변산의 양지쪽 기슭, 그곳엔 벌써 복수초가 만개해 있었다. 노루귀도…, 노루귀가 피었다면 변산바람꽃도 피었을 텐데…, 그런 예감은 적중했다. 23일 달려가 본 그곳에는 변산바람꽃이 벌써 피어 그날 갑자기 불어 …

“동지섣달 꽃 본 듯이…” – 동백꽃

  엄동설한…, 동지섣달에 꽃을 볼 수 있다니…, 반갑기 그지없는 일이다. 동백꽃 이야기다. 다른 나무들은 활동을 멈추고 겨울나기에 여염이 없는데 동백은 눈 속에서 붉디붉은 꽃망울을 터뜨리기 시작한다. 차나무과의 상록활엽교목인 동백나무는 따뜻한 남쪽지방에서 주로 자생하나 해안을 타고 동쪽으로는 울릉도까지, 서쪽으로는 고창 선운사에서 큰 숲을 이루고 변산반도를 거쳐 대청도까지 북상해 분포하는데 변산의 양지쪽 동백들은 벌써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이렇게 한 겨울에 꽃을 피우기 때문에 동백冬柏나무를 겨울나무, 또는 한사寒士라고도 한다. 가난한 선비에 비유한듯하다. 아닌 게 아니라 벌, 나비도 없는 한 겨울에 꽃을 피웠는데 어떻게 …

‘부안종개’를 지켜라-부안종개 등 320종 ‘국외반출 승인대상 생물자원’ 지정

      환경부는 부안특산종 부안종개 등 ‘국외반출 승인대상 생물자원’320종을 추가로 지정했다고 29일 밝혔다. 환경부는 2001년이후 지난해까지 모두 528종의 국외반출 승인대상 생물자원을 지정했으며, 이번에도 기 지정했던 생물종의 절반이 넘는 320종을 대거 신규로 지정했다. 새로 지정된 생물종에는 부안종개, 산천어, 모래무지 등 어류 40종, 매미나방, 진주멋쟁이딱정벌레 등 곤충류 180종, 물여뀌, 세복수초 등 식물류 100종이 포함됐다. 이들 생물종은 한반도 고유종, 생태적 가치, 경제적 가치, 학술·사회적 의미가 종합적으로 고려돼 지정되었다. 부안종개의 경우 분포지가 변산의 백천내로 제한된데다 개체수 또한 적은 희귀종이다. 이번에 추가로 지정된 생물종은 …

새해를 축복하는 서설瑞雪이기를… 호랑가시나무

  부안에 많은 눈이 내렸다. 눈폭탄이 아니라 새해를 축복하는 서설瑞雪이기를 바란다. 하얀 눈 속의 붉은 호랑가시나무 열매가 더욱 매혹적이다. 호랑가시나무는 변산을 대표하는 식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감탕나무과에 속하는 이 나무는 따뜻한 지방에서만 자라는 난대성 조엽상록수인데 변산반도까지 북상해 분포한다. 이 식물의 북방한계선이 바로 변산반도인 까닭에 변산면 도청리 모항에 군락을 이루고 있는 호랑가시나무는 1962년에 천연기념물 제122호로 지정, 보호되고 있다. 호랑가시나무는 키가 2∼3m까지 자라며 겉 가지가 많다. 잎의 길이는 3∼5cm정도이며 타원형 육각형으로 매끈하니 광택이 난다. 각점에는 가시가 나있는데 이는 잎 끝이 자연스럽게 둘둘 …

초겨울 숲, 새들의 성찬 ‘노박덩굴’

  어느새, 갑자기 조락해 버린 초겨울 숲엔 생명활동이라고는 없어 보인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 앙상한 가지 끝에 매달려 있는 열매들을 새들이 그냥 놓아둘 리 없다. 그 중에서 유난히도 화려한 노박덩굴 열매가 온갖 새들을 불러들여 성찬을 베풀고 있다. 노박덩굴은 이름그대로 노박덩굴과에 속하는 덩굴나무이다. 그러나 머루나 다래나무처럼 주변의 다른 나무를 칭칭 감고 오르지 않는 탓에 자칫 덩굴나무인지를 잊게 된다. 산기슭 양지바른 곳이면 어디서나 흔하게 볼 수 있는 노박덩굴은 다 자라봐야 사람 키를 조금 넘길 정도로 다른 나무들에 비해 작게 자란다. 꽃은 유백색으로 5~6월에 …

깊어가는 가을, ‘투구꽃’과의 만남

  깊어가는 가을, 투구꽃이 눈길을 끈다. 매혹의 보랏빛, 전사들의 투구처럼 생긴 독특한 자태로 취나물, 구절초, 산국 등 국화과 식물 일색인 늦가을 숲을 압도한다. 투구꽃은 미나리아재비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로 깊은 산에서 자란다. 문헌에는 속리산 이북에 자란다고 기록되어 있지만 변산에서도 흔하게 볼 수 있는 꽃이다. 키는 약 1m쯤 자라는데 덩굴식물도 아닌 것이 비스듬히 자란다. 잎은 단풍잎 모양으로 3~5갈래로 잎자루 근처까지 깊게 갈라지며 갈라진 조각 가장자리에는 톱니가 있다. 꽃은 비스듬히 누운 가지 위에 무리지어 핀다. 시기는 조락의 기운이 감도는 9월 말경부터 피기 시작하여 10월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