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어가는 가을, 불타는 ‘붉나무’

    소금 열리는 나무 ‘붉나무’ 만산이 홍엽으로 물들어가고 있다. 어디 단풍나무만 가을 산을 붉게 물들이던가. 단풍나무 못지않게 붉고 곱게 온 산을 물들이는 ‘붉나무’도 있다. 그래서 나무 이름도 ‘붉나무’라 이름 지었다고 한다. 어느 지방에선가는 불타듯 붉어 ‘불나무’라 부른다고도 한다. 붉나무(Rhus chinensis)는 옻나무과에 속하는 낙엽 소교목으로 약 7~8미터 정도 자란다. 세심하게 관찰하지 않으면 개옻나무와 구분하기 힘들 정도로 똑같이 생겼다. 그러나 자세히 관찰하면 붉나무는 잎줄기에 날개가 있고 잎가장자리에 톱니가 있으나 개옻나무는 날개와 톱니가 없다. 그리고 붉나무 꽃은 황백색이지만 개옻나무는 황록색이다. 소금 열리는 …

깊어가는 가을, ‘꽃향유’의 향연

  변산에서 찾은 ‘꽃향유’ 그동안 나름대로 변산을 누비며 들꽃들을 사진기에 담아왔지만 좀처럼 눈에 띄지 않는 꽃들이 있다. 변산에는 아예 자생하지 않는 것인지, 아니면 내 눈에 띄지 않는 것인지…, 변산에서 내가 찾지 못한 꽃들을 다 열거할 수는 없지만 기억나는 대로 몇을 꼽자면 얼레지, 꽃향유, 마삭꽃, 처녀치마, 노랑물봉선 등이다. 그런데 꽃향유를 엊그제 찾았다. 꽃향유는 서울근교에서는 흔하게 봐온 꽃이다. 문헌에 전국 전역 뿐 아니라 만주에까지 자생한다고 기록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변산 어딘가에도 분명히 있을 텐데.., 그동안 다 뒤지고 다녀도 좀처럼 눈에 띄질 않았던 …

시궁창에 피는 ‘녹색희망’-고마리

  찬 기운이 들자 며느리밑씻개, 여뀌, 메밀, 고마리 등 언뜻 보아서는 그 꽃이 그 꽃 같은 여뀌 무리에 속하는 식물들이 꽃을 피우느라 아우성이다. 그도 그럴 것이다. 머지않아 동장군이 밀어닥칠 테니 결실을 서둘러야할 것이다. 그 중에서 고마리는 쌍떡잎식물 마디풀목 마디풀과의 덩굴성 한해살이풀로 연못이나 냇가, 길가의 도랑 등 물기가 있는 곳이면 장소 가리지 않고 무성하게 자란다. 잎은 어긋나고 잎자루가 있으나, 윗부분의 것에는 잎자루가 없다. 잎 모양은 가운데가 잘록하고 잎 끝은 뾰족한 게 로마군 방패 같기도 하고 어찌 보면 창검 같기도 하다. 잎의 …

사위사랑은 장모-‘사위질빵’ ‘할미질빵’

    ‘시집살이 개집살이‘ “성님 성님 사춘 성님/시집살이 어떻던가/아이고 얘야 말도 마라/시집살이 개집살이/앞밭에다 고추심고 /뒷밭에다 당초 심어/고추 당초 맵다 해도/시집살이 보다 더 매울소냐/나뭇잎이 푸르다 해도/시어머니 보다 더 푸르랴/호랭이가 무섭다 해도 /시아버지 보다 무서우랴/열새 베 무명치매 /눈물 젖어서 다 썩었다” 김형주의 “부안지방 구전민요-민초들의 옛 노래” 중 ‘시집살이 노래’다. 예나 지금이나 고부갈등은 심하다. 위의 시집살이 노래 말 중에 ‘시집살이 개집살이’란 말이 있듯이 이 땅의 며느리들은 사람 이하의 대접을 받으며 살았던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시어머니의 고약한 성정과 며느리의 설움은 노래로만 전해 내려오는 것이 …

절집 기둥이 싸리나무…?

  작지만 쓰임 다양한 싸리나무 옛날 어떤 이가 과거에 장원급제하여 금의환향하는 길이었다. 그런데 마을 고갯마루에 이르자 갑자기 말에서 내리더니 숲 속으로 들어가 싸리나무에 넙죽 절을 하더라는 것이다. 까닭인즉 싸리나무 회초리가 아니었다면 어찌 오늘의 영광이 있었겠는가 하는 것이다. 싸리나무의 쓰임이 어찌 서당훈장님의 회초리뿐이었겠는가? 광주리, 채반, 삼태기, 바작, 병아리 가두어 기르는 둥우리, 빗자루 등 각종 생활도구에서부터 초가의 울타리로, 어살의 울타리로…(지금은 어살에 그물을 두르지만 나일론 그물이 보편화되기 전에는 대나무나 싸리나무를 엮어 둘렀다.) 그뿐만이 아니다. 싸리나무는 단단한데다 곧게 자라기 때문에 화살대로, 또 나무속에 습기가 …

산 산에 요강 엎어지는 소리

  빨갛게 불타는 산딸기 옛날에 한 부부가 대를 이을 자식이 없다가 늙으막에 아들을 얻게 되었다. 그러나 병약해서 좋다고 하는 약은 모두 구해 먹여도 별 효험을 보지 못했다. 그러던 중 우연한 기회에 한 스님이 병약한 아들에게 산딸기를 먹여보라고 권했다. 부부는 열심히 산딸기를 따다 먹였더니 놀랍게도 아들은 병도 없어지고 몸도 튼튼해졌다. 그 아들이 얼마나 건강하고 정력이 좋았던지 오줌발이 너무 세서 요강이 엎어지고 말았다. 바로 산딸기가 양기를 강하게 했던 것이다. 그래서 산딸기의 이름이 ‘산딸기가 요강을 엎었다’고 해서 ‘엎칠 복(覆)’자, ‘항아리 분(盆)’자를 써서 ‘복분자(覆盆子)’라고 …

열매가 산딸기 닮아 얻은 이름 ‘산딸나무’

    초록바다에 뜬 하얀 별…? 여름으로 접어든 요즈음, 벌써 짙어진 녹음 사이사이에 활짝 핀 산딸나무 꽃이 싱그럽다. 언뜻 보면 바람개비 같기도 하고, 하얀 종이에 쓴 편지를 곱게 접어놓은 것 같기도 하고. 그런가하면 초록바다에 뜬 하얀 별 같기도 하다. 다른 꽃들은 대부분 꽃잎이 5장 달리는데 산딸나무는 4장 달려 있다. 사실은 꽃잎이 아니라 꽃잎처럼 생긴 흰색 포가 꽃차례 바로 밑에 십(十)자 형태로 달려 꽃차례 전체가 마치 한 송이 꽃처럼 보인다. 어쨌든 이 꽃잎은 처음에는 연초록으로 피어 완전히 피면 새하얗게 변하고, 질 …

생존 위한 ‘호박 덩굴손의 몸짓’

    식물이나 물체에 지탱하여 위로 자라는 식물을 덩굴식물, 혹은 만경식물(曼莖植物)이라고 한다. 덩굴식물은 줄기로 다른 식물을 감싸거나, 덩굴손을 만들어 덩굴손으로만 감싸면서 자라거나 또는 자기 스스로 잘 움직이지 않는 곁가지, 가시, 뿌리 또는 털 등의 흡기(吸器)를 만들어 다른 식물에 달라붙어 자란다. 덩굴손을 만드는 종류로는 호박, 수세미외, 청미래덩굴(부안에서는 ‘맹감’이라고 부른다), 으아리 등이 있다. 줄기로 감싸며 자라는 종류로는 칡, 등나무, 으름, 나팔꽃. 환삼덩굴 등이 있다. 부정근(不定根)이 낙지다리의 흡반처럼 되어 있어 나무나, 바위, 벽 등에 흡기로 달라붙어 자라는 종류로는 담쟁이덩굴, 송악 등이 있다. 이러한 …

변산에서만 볼 수 있는 ‘노랑붓꽃’

    옛 선비들이 쓰던 붓의 모양과 같은 꽃 몽우리 우리 한반도는 종자의 보고라고 한다. 약 6,000여종의 식물 종이 있다. 이처럼 식물 종이 다양한 이유는 우리나라 기후 등 환경이 돌연변이를 일으키기에 가장 적합하기 때문이라는 설이 설득력이 있다. 우리 땅은 남북으로 그리 길게 자리 잡은 것은 아니지만 다양한 식물군의 북한계가 있다. 감나무의 북한계는 황해도의 멸악산맥이다. 또한 대나무는 차령산맥이 북한계인데 이는 온대기후의 북한계와 일치한다. 이 대나무의 북한계는 동해안에서 강릉까지 북상하는데 이는 해류의 영향 때문이다. 차나무는 난대기후에서 자라는 식물이다. 그래서 남해안 일대에서 주로 …

이쁜 꽃 ‘변산바람꽃’

  변산의 봄전령 ‘변산바람꽃’ 2006년 2월 마지막 날, 전국에 눈이 내린다는 일기예보다. 벌써부터 마음이 설레인다. 그도 그럴 것이 지금쯤 변산 양지쪽 어디쯤에는 변산바람꽃이 피어있을 터, 눈을 이고 있는 변산바람꽃을 상상하자니 마음이 설레인다. 어쩌다 이놈이 ‘변산바람꽃’이라는 이름을 얻었나. 변산사람들에게는 더욱 귀엽고, 각별하게 정이 가는 꽃이다. 변산에서 발견되어 ‘변산바람꽃’이라는 이름으로 학계에 처음 보고 되었는데, 변산에서만 자생하는 줄 알았던 이 꽃은 알고 보니 다른 지역에서도 자생하고 있더라는 것이다. 그러니 변산사람들에게는 이 무슨 횡재란 말인가. 아닌 게 아니라 변산바람꽃은 내장산에도 피고, 변산반도 남쪽에서는 흔하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