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몽동정군의 전함을 건조한 검모포진

  이제 여몽(麗蒙)의 동정연합군(東征聯合軍)이 제1차 일본 침공을 하였을 때 약 3만 여명의 연합군을 수송한 전함 9백여 척을 변산(邊山)과 천관산(天冠山)에서 건조하였다는 《고려사(高麗史)》의 기록을 중심으로 좀 더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보기로 한다. 여몽연합군의 정확한 숫자는 확실하지 않다. 《고려사》의 충렬왕(忠烈王) 즉위년 10월초와 김방경전(金方慶傳)에는 몽고군이 2만5천명에 고려군이 8천명으로 기록되어 있으나 일본인 학자 이케우찌(池內宏)의 심도 있는 연구서(元寇의 新硏究)에 의하면 몽고군 2만 명에 고려군이 5천 3백 명으로 나타나 있다. 《고려사(高麗史)》 제27권 원종(元宗․15년․1274년) 조에 의하면 다음과 같다. 「갑술(甲戌) 15년 봄, 정월에 원나라 총관(摠管) 찰홀(察忽)을 보내어 전함 3백척의 조선을 …

사위사랑은 장모-‘사위질빵’ ‘할미질빵’

    ‘시집살이 개집살이‘ “성님 성님 사춘 성님/시집살이 어떻던가/아이고 얘야 말도 마라/시집살이 개집살이/앞밭에다 고추심고 /뒷밭에다 당초 심어/고추 당초 맵다 해도/시집살이 보다 더 매울소냐/나뭇잎이 푸르다 해도/시어머니 보다 더 푸르랴/호랭이가 무섭다 해도 /시아버지 보다 무서우랴/열새 베 무명치매 /눈물 젖어서 다 썩었다” 김형주의 “부안지방 구전민요-민초들의 옛 노래” 중 ‘시집살이 노래’다. 예나 지금이나 고부갈등은 심하다. 위의 시집살이 노래 말 중에 ‘시집살이 개집살이’란 말이 있듯이 이 땅의 며느리들은 사람 이하의 대접을 받으며 살았던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시어머니의 고약한 성정과 며느리의 설움은 노래로만 전해 내려오는 것이 …

내소사 고려동종의 용뉴

  우렁찬 종소리의 근원, 범종의 용 용은 장식 위치에 따라 그 의미가 달라지기도 한다. 범종을 메달기 위한 목적으로 종 위쪽에 만들어 놓은 장치를 종뉴라 하는데, 대부분 용의 형상을 취하고 있어 용뉴라고도 한다. 그런데 종 위에 앉아 있는 용을 특별히 포뢰(蒲牢)라고 한다. 예로부터 전해오는 용생구자설(龍生九子說)에 의하면 포뢰는 용의 또 다른 화현(化現)이다. 포뢰는 바다에 사는 경어(鯨魚 ; 고래)를 가장 무서워하여 그를 만나면 크게 비명을 지른다고 한다. 종은 그 소리가 크고 우렁차야 한다. 옛사람들은 포뢰 모양을 만들어 종 위에 앉히고 경어 모양의 당(撞)으로 …

[영남엔 곽재우, 호남엔 김홍원] 영욕으로 점철된 김홍원의 일생

  치적에 대한 엇갈린 평가 그러나 김홍원의 관리로서의 삶이 그렇게 영광스러운 면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후에 그는 위의 평판과 전혀 상반되는 평가를 받기도 하였으며 이를 근거로 사헌부 관원들은 그를 관직에서 파면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 한 예를 살펴보자. 그는 선조 39년(1606) 8월에 원주목사로 임명되었다. 그런데 1년이 지난 같은 왕 40년(1607) 7월에 사헌부에서는 그를 파면시켜야 한다고 주장하며 다음과 같은 내용의 계를 올렸다. 원주는 관동의 큰 고을로 목사가 조방장까지 겸하고 잇기 때문에 직임이 몹시 중대합니다. 따라서 진실로 적임자가 임명되지 않으면 (이 지역을) …

개암사 대웅보전은 법당인가, 용궁인가?

  개암사 법당(대웅보전)은 용궁이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을 것이다. 다른 절의 법당에 비해 유난히 용이 많기 때문이다. 내 기억으로는(혹 틀렸을지 모르니 다음에는 정확히 세어서 메모해 두리라), 천정 사방에 한 마리씩 네 마리, 동서 보에 한 마리씩 두 마리 천정 중앙에서 석가모니불을 호위하는 다섯 마리의 용이 있고, 또, 닫집 안에 다섯 마리의 용이 석가모니불을 호위하고 있다. 그렇다면 법당 안에만 열여섯 마리의 용이 있고, 법당 밖 용두까지 합하면 도합 열여덟 마리의 용이 이 법당을 수호하고 있다. 불국정토로 인도하는 사찰의 수호신-용 사찰에서 가장 흔히 …

절집 기둥이 싸리나무…?

  작지만 쓰임 다양한 싸리나무 옛날 어떤 이가 과거에 장원급제하여 금의환향하는 길이었다. 그런데 마을 고갯마루에 이르자 갑자기 말에서 내리더니 숲 속으로 들어가 싸리나무에 넙죽 절을 하더라는 것이다. 까닭인즉 싸리나무 회초리가 아니었다면 어찌 오늘의 영광이 있었겠는가 하는 것이다. 싸리나무의 쓰임이 어찌 서당훈장님의 회초리뿐이었겠는가? 광주리, 채반, 삼태기, 바작, 병아리 가두어 기르는 둥우리, 빗자루 등 각종 생활도구에서부터 초가의 울타리로, 어살의 울타리로…(지금은 어살에 그물을 두르지만 나일론 그물이 보편화되기 전에는 대나무나 싸리나무를 엮어 둘렀다.) 그뿐만이 아니다. 싸리나무는 단단한데다 곧게 자라기 때문에 화살대로, 또 나무속에 습기가 …

변산에서 여몽 동정연합군 전함을 만들다-수군의 요충지 검모포진(黔毛浦鎭)

  보안현(保安縣)의 검모포진영 지난 1999년 3월 20일 밤 8시 10분에 방영한 KBS1 텔레비전은 그 중후한 역사 스페셜 프로에서 『해상왕국 고려의 전함』이란 주제를 가지고 이 방면의 전문적인 연구자, 역사학자와 고증의 자료들을 동원하여 다양하고도 구체적이며 과학적인 고증으로 재현 하면서 우리나라가 통일신라 말기 장보고(張保皐) 이후 고려시대까지 한반도를 중심으로 서남해상권을 지배한 해상의 왕국이었음을 입증하여 보여 주었다. 그러면서 1274년(충선왕:1년) 10월초에 몽고(蒙古;후에 元나라)가 일본을 정벌하기 위하여 여몽 동정연합군(麗蒙東征聯合軍)을 편성하고 3만여 명이 900여 척의 수송 전함으로 일본 규슈(九州)의 하카타에 상륙하여 크게 무찔렀으나 일본인들이 이른바 가미카제(神風)라 하는 태풍을 …

산 산에 요강 엎어지는 소리

  빨갛게 불타는 산딸기 옛날에 한 부부가 대를 이을 자식이 없다가 늙으막에 아들을 얻게 되었다. 그러나 병약해서 좋다고 하는 약은 모두 구해 먹여도 별 효험을 보지 못했다. 그러던 중 우연한 기회에 한 스님이 병약한 아들에게 산딸기를 먹여보라고 권했다. 부부는 열심히 산딸기를 따다 먹였더니 놀랍게도 아들은 병도 없어지고 몸도 튼튼해졌다. 그 아들이 얼마나 건강하고 정력이 좋았던지 오줌발이 너무 세서 요강이 엎어지고 말았다. 바로 산딸기가 양기를 강하게 했던 것이다. 그래서 산딸기의 이름이 ‘산딸기가 요강을 엎었다’고 해서 ‘엎칠 복(覆)’자, ‘항아리 분(盆)’자를 써서 ‘복분자(覆盆子)’라고 …

칠산바다 수호신 ‘개양할미’

  칠산바다 수호신 ‘개양할미’ 변산반도는 노령산맥이 서해를 향해 달리다가 우뚝 멈춰 선 형국으로 서해상에 깊숙이 돌출되어 있다. 이곳 변산반도 서쪽 맨 끝지점(변산면 격포리 죽막동) 해안가 높은 절벽 위에는 지방유형문화재 제58호 수성당이 있다. 이 당집은 女海神 개양할미를 모신 곳이다. 개양할미를 서해를 관장하는 聖人으로 여겨, 水聖을 모신 堂집이라고 부르게 된 게 아닌가 한다. 전설에 의하면 개양할미는 딸 여덟을 낳아 칠산바다 각지에 시집보내고 막내딸만 데리고 살았다하여 수성당을 구랑사(九娘祠)라고도 불렀다 한다. 그리고 개양할미는 키가 매우 커서 굽나막신을 신고 서해를 걸어 다니면서 수심을 재고, 풍랑을 …

개암사 대웅보전 ‘귀면’

  사악한 무리를 경계하는 벽사의 화신 사찰 법당의 안팎에서 흔히 다리도 없고 팔도 없고 몸뚱이도 없는, 오직 얼굴만 보이는 물상을 만나볼 수 있다. 주로 법당 전면 문짝의 궁창이나 처마 밑, 기둥머리, 창방, 평방, 불단 등에 장식되며 그림이나 목각(木刻)의 형태로 되어 있다. 이 물상을 좀더 자세히 살펴보면, 눈은 반구형으로 돌출되었고 코는 중앙에서 넓은 자리를 차지하며 높이 솟아 콧구멍이 드러나 있다. 귀와 수염, 머리카락을 갖추고 있으며 눈 위쪽 좌우에는 큰 뿔이 솟아 있다. 입을 크게 벌려 커다란 치아를 드러내고 있으며 특히 아래위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