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갛게 불타는 산딸기
옛날에 한 부부가 대를 이을 자식이 없다가 늙으막에 아들을 얻게 되었다. 그러나 병약해서 좋다고 하는 약은 모두 구해 먹여도 별 효험을 보지 못했다. 그러던 중 우연한 기회에 한 스님이 병약한 아들에게 산딸기를 먹여보라고 권했다. 부부는 열심히 산딸기를 따다 먹였더니 놀랍게도 아들은 병도 없어지고 몸도 튼튼해졌다.
그 아들이 얼마나 건강하고 정력이 좋았던지 오줌발이 너무 세서 요강이 엎어지고 말았다. 바로 산딸기가 양기를 강하게 했던 것이다. 그래서 산딸기의 이름이 ‘산딸기가 요강을 엎었다’고 해서 ‘엎칠 복(覆)’자, ‘항아리 분(盆)’자를 써서 ‘복분자(覆盆子)’라고 불리어지게 되었다고 한다.
이러한 점을 광고 크리에이터가 놓칠 리 없다. 이런 CF가 있다. 차승원이 오줌을 눈다. 오줌발이 어찌나 센지 변기가 깨진다. 차승원은 “제가 어제 밤에 복분자술을 마셨습니다.”며 능청을 떤다. 상업주의 과장광고의 극치다.
이렇듯 산딸기는 예부터 정력제로 유명하다. 동의보감에도 복분자는 “남자의 정력이 모자라고 여자가 임신되지 않는 것을 치료한다. 또한 남자의 음위증을 낫게 하고 눈을 밝게 하며 기운을 도와 몸을 가볍게 한다.”는 기록이 있다.
산딸기나무는 장미과에 속하는 낙엽 관목으로 야트막한 산 어디에서나 흔하게 자란다. 산딸기나무는 크게 자란다고 해야 어른 키를 넘지 못하고 대개는 허리춤 정도로 낮게 자란다.
뿌리는 길게 옆으로 뻗으며, 밑에서 싹이 돋아 커다란 군집으로 발달하고, 줄기 전체에 가시가 드문드문 난다. 잎은 어긋나고 넓은 달걀 모양이며 길이 4∼10cm, 나비 3.5∼8cm이다. 끝은 뾰족하고 밑은 심장 모양이며 가장자리가 3∼5개로 갈라지지만, 열매가 달리는 가지에서는 갈라지지 않거나 3개로 갈라진다. 잎자루는 길이 2∼5cm이고 뒷면에 잔가시가 난다.
꽃은 5~6월에 흰색으로 피고 가지 끝에 산방꽃차례로 달린다. 꽃받침조각은 바소꼴(피침형)이고 꽃잎은 타원형이다. 열매는 집합과로서 둥글고 7∼8월에 짙은 붉은빛으로 익는다. 요즈음 산길을 걷노라면 지천으로 빨갛게 불타고 있는 산딸기 따 먹는 재미가 쏠쏠하다.
산딸기나무 외에도 딸기나무 무리에는 복분자딸기, 곰딸기, 멍석딸기, 줄딸기 등 20여종이 있다. 박상진 교수(경북대임산공학과)에 의하면 “이들은 종(種)이 다른 별개의 나무로서 모양새의 차이를 보면, 산딸기는 줄기가 붉은 갈색이며 거의 곧추서고 잎은 보통 셋으로 갈라져서 한 잎자루에 한 개의 잎이 달린다. 반면에 복분자딸기는 줄기가 마치 밀가루를 발라놓은 것처럼 하얗고 덩굴이며 잎은 한 잎자루에 3-5개가 달린다. 열매가 익으면 까맣게 되는 것이 특징이다. 줄딸기는 복분자딸기 비슷하나 줄기의 하얀색이 덜하고 잎도 훨씬 산딸기보다 작다. 곰딸기는 줄기에 가느다란 가시가곰의 다리처럼 털북숭이로 붙어있다. 멍석딸기는 멍석을 깔아놓는 것처럼 땅바닥을 기어 자라므로 쉽게 구분할 수 있다.“고 한다.
/허철희(글쓴날 2006·07·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