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조개를 아시나요?

    ‘뻐글뻐글헌 것이 징그랗게도 많네 그려… 참말로 오져 죽겄네’ 호미로 뻘을 긁어 내려가노라면 주어 담기 바쁘게 연달아 누런 몸뚱이를 드러내는 조개를 보며 아낙들이 좋아라 하는 소리다. 해방조개 얘기다. 해방되던 해, 허기진 배를 움켜쥐고 아스라이 보릿고개를 넘어야할 판국인데 설상가상으로 부안에 흉년이 들었다. 그런데 다행하게도 갯벌에 조개가 섰던 것이다. 어른들은 그 해 이 조개로 허기를 면했다하여 ‘해방조개’라고 부른다고 했다. 그 후로 자취를 감췄던 해방조개가 1960년대 초에 변산반도 마포 하섬 앞에서 변산해수욕장에 이르는 갯벌에 다시 섰다. 어찌나 서식밀도가 높은지 뻘 반 조개 …

[이용범 연작 시]지운 김철수3 – “귀신이 되어 곡귀곡귀 독립하자는 거지요”

    김철수는 18세 때 아버지를 대신해서 정읍에 간 적이 있었다. 이곳에서 떡을 주어서 먹었는데, 이 떡은 합방을 기념하는 떡이라는 말을 뒤에 듣고 떡을 개워내려하였지만 토하지 못했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 두승산을 바라보면서 이 좋은 산천이 일본에게 넘어가는 것은 서로 싸우기만 하는 당파 때문이라며 일본의 침략을 막지 못한 것을 슬퍼하면서 눈물 흘렸다. 이 때, 앞으로 사는 동안 ‘내 사람’이나 ‘내 당파’를 만들지 않겠다고 결심 했다. 화호보통학교와 군산 금호학교에서 신학문을 공부하기 시작했고 일본으로 유학을 가서 와세다대학 정치과 전문부에 임학하였다. 1914년에는 친구 일곱 …

부안의 치소(治所)의 변천과 부안읍성(扶安邑城)

  전통사회에서 읍성(邑城)이라 함은 그 고을의 행정치소(行政治所)가 있는 곳을 말한다. 수렵의 시대에서 벗어나 일정한 지역을 중심으로 정착된 농경의 시대로 들어서면서 국가의 형태가 갖추어지고 점차 중앙정부의 통치력이 지방으로 미치게 되면서 지방의 고을을 다스리는 지방행정의 중심지가 형성되니, 어느 고을이나 거기에 성을 쌓아 통치의 권위와 위용을 세웠기 때문에 흔히 이를 읍성(邑城)이라 한 것이다. 부안을 다스렸던 행정의 치소(治所)는 조선조 이전에는 두 곳에 있었는데 그 하나는 백제시대의 개화현(皆火縣)에서 부령현(扶寧縣)으로 이어지는 시기에 고을의 치소가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지금의 행안면 역리(驛里), 송정리(松亭里) 근처였으며, 다른 한 곳은 백제시대의 …

지운 김철수 선생 19주기

김철수를 다시 생각한다 지운(遲耘)김철수(金錣洙 1893-1986)는 부안군 백산면 원천리에서 아버지 김영구와 어머니 신안 주씨 사이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소지주라는 말을 들을 정도의 재산이 있었고 원천리의 수로를 이용하여 쌀 위탁 판매업도하는 넉넉한 가정이었다. 독립운동에 몸을 내어놓다 이평면 말목에는 구례 군수를 지내다 군수직을 사직한 서택환이 서당을 열고 있었다. 김철수는 그를 통해서 한국의 선비 정신을 배우고 민족의식에 눈 뜨게된다. 서택환은, “우리나라가 다 망해간다. 너희들이 일어나 독립운동을 해야한다”고 가르쳤다. 일본유학시기에 사회주의에 접하고 독립운동의 한 방법으로 사회주의 사상을 택했다. 일본 유학생들과 함께 「열지동맹」「신아동맹단」을 조직하고 귀국해서는 최팔용․최혁․장덕수 등과 …

변산 작목사 이규보와 부사의방장

  이규보가 본 부사의방장과 변산찬가 앞장에서도 언급하였지만 자는 춘경(春卿), 호는 백운거사(白雲居士)인 이규보(李奎報 1168~1231)는 고려(元宗時代) 최충헌과 최우의 무신 정치 시대에 문신으로 평장사를 지냈으며 변산에는 벌목사(伐木使)로 부임하여 근무하면서 인연을 갖기 시작했다. 그는 이 시절에 부령 현령 이군 및 다른 손님 6, 7인과 원효방과 부사의방장(不思議方丈)을 다녀왔다. 그 후 위위시판사가 되었으나 1230년 팔관회 정란(政亂)에 휘말려 다시 부안 위도 상왕등도(蝟島上旺嶝島)에 유배되는 사연으로 변산과 다시 인연을 맺는다. 그 후 귀향에서 풀려나 (高宗1237년) 문하시랑 평장사로 관직을 물러나게 된다. 그가 남긴 저서로는 동국이상국집, 백운소설, 국선생전 등이 있다. 다음은 …

토담집 지을 양 졸속으로 진행한 지질조사

    2003년 6월 27일 “4개 후보지역(울진, 영덕, 고창, 영광)의 지자체 또는 상기 4개 지역 이외의 지자체 중 2003년 7월 15일까지 부지조사를 완료하고 방사성폐기물 관리시설 부지로 적합하다는 판정을 받은 지자체가 유치신청한 경우 우선 선정한다”는 내용의 변경공고를 내보낸 정부는 다급해졌다. 7월 15일 유치신청 마감 이전에 지질조사를 끝내야 했기 때문이었다. 현행법을 어겨가며 굴착작업에 착수하여 엿새 만에 구멍을 다섯 개 뚫어보고 닷새 동안 심사해서 위도가 핵폐기장 부지로 적합하다는 판정을 내리고 이를 부안군수에게 통보했다. 핵폐기장이 토담집 짓는 것인 양 초고속으로 판정을 내린 것이다. 수십년을 …

아직은 촛불을 끌 때가 아닙니다

    반핵전사 고 최경임 님 추모 3주기를 보내며 시인 신석정은 ‘아직은 촛불을 켤 때가 아닙니다’라는 시를 쓴 적이 있습니다. 1930년대의 시인지라 오래 전의 일입니다. 그러나 오늘 ‘아직은 촛불을 끌 때가 아닙니다’고 말하는 이가 있습니다. 부안읍 서외리에 사는 이상공 씨 이야기입니다. 그는 딱 3년 전의 9월4일에 잃은 아내 최경임 씨를 추모하는 촛불을 그 날 이후 밤마다 켜 왔습니다. 모두가 ‘그때 그 일’을 잊어버린 채 일상생활로 돌아가 있지만 ‘사랑하는 임’이기에 그는 오늘도 애닳게 잊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가 밤마다 켜는 촛불은 ‘사랑하는 …

일제시대 갑부, 위도 송부자 이야기

    식도출신 모씨 성님이 이렇게 전한다. 위도 식도엔 박경리의 <토지>보다도 더 드라마틱한 인생을 살다 간 송부자가 있다고… 백두산의 호랭이도 위도로 조고새끼를 잡으러 올 만큼 칠산바다 한중간에 떠있는 위도에 조고가 떼로 몰려 댕기던 시절. 식도엔 부안군 일대에서는 손가락으로 꼽힐 만큼 큰 부자가 살았다는데, 이름은…, 글쎄…, 그냥 송부자라 불러본다. 송부자네는 얼매나 돈이 많았던지, 갈퀴로 돈을 긁었고, 마당에 멍석을 깔고 그 위에 돈을 펼쳐 널어서 곰팡이를 말리기도 했다는데 어느 날이었다고 한다. 송부자가 항아리에 넣어 묻어 놓은 돈에 이끼가 돋고 곰팡이가 슬게 되었다지 …

국립공원의 맑은 물속에 우리의 마음을 비춰보자!

    수질개선안 마련 위해 수질측정망 운영 국립공원은 자연경관이 뛰어나며, 생태 및 문화적으로 보전가치가 높은 지역을 국가에서 지정하여 관리하는 곳이다. 또한 생물종다양성이 높아 훼손이 없는 자연상태의 보존을 최우선 원칙으로 하며 적극적인 생태계 보호 원칙이 적용되는 곳이기도 하다. 멸종위기종 등 희귀한 생물이 서식하는 곳, 흔히 볼 수 있는 나무 한그루도 군락을 이뤄 멋진 자연경관을 이루는 곳, 이 자체가 국립공원으로서 가지는 아주 작은 생태적 가치와 소중함들이다. 그러나 아직도 일부 국민들은 자연의 아름다움을 보고 느끼기 위하여 국립공원을 방문하면서도 국립공원의 생태적 가치를 간과하고 자연의 …

사라져가는 우리의 소중한 토종식물

    미선나무와 노랑붓꽃 멸종위기야생동·식물이란 개체수가 적어 멸종위기에 처한 생물종으로 환경부에서 221종(포유류 22, 조류 61, 양서파충류 6, 어류 18, 곤충 20, 무척추동물 29, 육상식물 64, 해조류 1)을 지정하여 관리하고 있으며, 이 중 전국토 면적의 6.6%인 국립공원에 산양, 광릉요광꽃 등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야생동·식물의 약 57% 정도가 서식하고 있어 국립공원은 멸종위기야생동·식물의 마지막 안식처라고 할 수 있다. 변산반도국립공원에는 멸종위기야생동·식물 Ⅱ급으로 지정된 미선나무와 노랑붓꽃이 서식하고 있다. 미선나무(Abeliophyllum distichum, 멸종위기Ⅱ급)는 전 세계를 통틀어 우리나라에서만 서식하는 한국특산식물로 변산반도국립공원을 자생할 수 있는 남방한계선으로 살아가고 있는 식물이다. 이러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