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담집 지을 양 졸속으로 진행한 지질조사

 

▲위도 치도리 핵폐기장 부지 일대 지표지질조사 개념도. 임천개발 김경홍 대표는 4곳의 시추공 중에서 지질공을 40m 팠다. 이 일대는 지하수층이 분포되어 있어 위도에서는 유일하게 논농사를 짓는 곳이다. 왼쪽에 지하수 관정이 보인다.ⓒ부안21

 

2003년 6월 27일 “4개 후보지역(울진, 영덕, 고창, 영광)의 지자체 또는 상기 4개 지역 이외의 지자체 중 2003년 7월 15일까지 부지조사를 완료하고 방사성폐기물 관리시설 부지로 적합하다는 판정을 받은 지자체가 유치신청한 경우 우선 선정한다”는 내용의 변경공고를 내보낸 정부는 다급해졌다. 7월 15일 유치신청 마감 이전에 지질조사를 끝내야 했기 때문이었다.

현행법을 어겨가며 굴착작업에 착수하여 엿새 만에 구멍을 다섯 개 뚫어보고 닷새 동안 심사해서 위도가 핵폐기장 부지로 적합하다는 판정을 내리고 이를 부안군수에게 통보했다. 핵폐기장이 토담집 짓는 것인 양 초고속으로 판정을 내린 것이다. 수십년을 지질조사를 한 미국에서도 아직도 적지를 찾지 못하고 있는데 한국은 가는 곳마다 핵폐기장 적지인가. 지질조사는 핵폐기장 건설에 참여하는 대우건설의 계열사인 대우엔지니어링이 맡아서 했다.

산업자원부는 8월 3일 핵폐기물처리장으로 선정된 위도에 대한 평가결과 및 부지선정위원회 명단을 전격 공개했다. 부지선정위는 한국원자력연구소장인 장인순 위원장을 비롯, 강병규 행자부 자치 행정국장, 김신종 산자부 에너지산업국장, 문현구 한양대 교수, 박시룡 서울경제신 문 논설위원, 변상경 한국해양연구원 원장, 오석보 원자력문화재단 전무, 이중재 한 국수력원자력㈜ 사업본부장, 이창건 전력기술기준위원회 회장, 이태섭 한국지질자원 연구원 원장, 장승필 서울대(토목) 교수, 장호완 서울대(지질학) 교수, 조청원 과학기술부 원자력 국장, 황주호 경희대(원자핵공학) 교수 등 14명으로 구성됐다. 이들 대부분이 정부측 인사들이거나 핵발전 이해당사자들인 것으로 밝혀져 부지정위원회 구성과 평가결과의 객관성과 공정성에 의구심이 제기되었다.

 

반핵국민행동 독자적 지질조사, ‘산자부 위도 부지 적합판정’ 뒤집어

‘반핵국민행동’은 2003년 8월 27일 오후 1시 30분 안국동에 있는 느티나무 카페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8월 4일부터 26일까지 부안핵폐기장 지질 안전성에 대해 벌인 위도 현지조사 결과를 발표하였다.

이 자리에서 조사단의 일원으로 활동한 시민환경연구소의 이인현 연구위원은 보고문에서 “위도의 활성단층 존재 여부는 확인이 안되었을 뿐 없다는 증거가 없는데 부지선정위원회와 산자부는 활성단층이 없다고 확언하고 있다”며, “위도 역시 활성단층으로 의심할 만한 증거가 있는 곳이 있으므로 정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혀 위도가 핵폐기장으로 적합하다는 산자부와 부지선정위원회의 주장을 뒤집었다.

 

“위도 활성단층 존재 여부 정밀 재조사 필요”

산자부는 위도를 핵폐기장으로 확정하면서 “부지선정위원회의 최종 결과를 발표한 내용을 보면 ‘△위도는 지질조사 및 해양지구물리탐사 결과에 의하면 대규모 암체가 잘 발달되어 있고 주 암종인 응회암이 매우 치밀하며, △과학기술부 중저준위방사성폐기물 및 사용후 핵연료중간저장시설의 위치기준상의 결격사유인 활성단층 등이 없는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원전수거물관리시설의 부지로서 우수하게 평가되었다”고 하였다.

그러나 조사단은 보고서에서 “위도가 핵폐기장 부지로 우수하다고 평가할 수 있게 한 대우엔지니어링의 ‘후보부지 1차검토보고서’를 검토하고 위도 현지를 답사한 결과 활성단층이 없다는 사실도, 핵폐기장 부지의 암질이 양호하다는 사실도 확인할 수 없었다”며 “의심이 가는 부분이 다수 발견되어 추가조사를 더 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 보고서는 “신시도가 활성단층이라고 판단한 기준을 위도에 적용한다면 역시 활성단층으로 의심되는 데이터가 다수 발견되며, 이미 1991년 한국자원연구소에서 수행한 조사에서 위도는 이미 ‘단층 내지 절리가 빈번하고 퇴적암류의 특성상 육중한(massive)한 암체가 분포하지 않으며 셰일, 사암, 콩글로머레이트 등이 복합암체를 이루고 있으므로 균질한 동일암체를 기대하기 어려워 부적격 도서로 판정이 났는데 10년 만에 다시 양호해지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2003년 8월 27일, 부안핵폐기장 지질안전성 조사 문제점에 관한 기자회견. 이 자리에서 조사단의 일원으로 활동한 시민환경연구소의 이인현 연구위원은 “위도에 활성단층으로 의심할 만한 증거가 있는 곳이 있으므로 정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부안21

산자부의 ‘어설픈’ 부지 지질과 지하수위 조사

또한 산자부가 시추한 5개의 시추공도 해당부지의 지질과 지하수위를 파악하기 어려운 곳에 시행되었음이 밝혀졌다. 시추공은 치도리 일대에 양수시험 확인용으로 4공을 뚫었으며 (3개공은 40m, 1개공은 60m), 암체확인용으로 소리 인근에 시추공 하나를 150.4m) 뚫었는데 치도리에 시추한 4개공은 깊이가 얕아 지하수위를 확인하기 어려우며 더구나 고준위 핵폐기장 안전성을 위한 암반의 균질한 특성, 규모, 투수성 등 전반적인 상황도 확인할 수 없으며, 소리에 시추한 1개공도 실질적인 해당부지도 아닐 뿐더러 해당부지의 암반 특성을 시추공 하나로 판단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한편 “산자부의 예비조사 보고서에서는 소규모 단층이 제한적으로 발달되었고 80cm 변위 1개 단층만을 밝히고 있으나, 겉보기 이동거리만 2.5m.에 달하는 단층도 발견했으며, 정부는 파쇄대 폭이 수cm 이하인 것들이 간혹 관찰될 뿐 뚜렷한 파쇄대를 수반하지 않는다고 했으나 단층파쇄대인 것으로 추정되는 1m가 넘는 파쇄대를 발견하였다”고 밝혔다.

민간조사단이 확인한 단층의 방향은 대우엔지니어링의 보고서에서 제시된 북동, 북북동, 동서 방향의 3가지 선구조와 일치하는 것으로 광역적으로 볼 때 국내에서 비교적 큰 지진이 일어나는 홍성지역의 북북동 방향의 단층이 신시도를 포함한 고군산군도와 위도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은 점도 지적되었다.

 

▲위도핵폐기장 부지 시추작업에 참여한 임천개발 김경홍 대표가 위도가 핵폐기장 부지로 적합하지 않음을 설명하고 있다. ⓒ부안21
▲ 치도리 관정. 수량측정결과 하루 400톤 이상이 물이 나온다.
ⓒ부안21

반핵국민행동, “끼워맞추기식 적합판정, 핵폐기장 확정 취소해야”

한편 정부의 조사에서는 위도에서는 특별히 보호해야할 동식물이 없어 생태적으로도 A등급을 받았는데 최근 한 언론의 보도에 의하면 위도에 수달이 안정적으로 서식하고 있고 아열대북방한계인 청띠제비나비가 번식하고 있으며 위도에만 있는 위도상사화 등이 있는 것이 확인돼 정부의 위도적합 판정은 끼워맞추기식으로 급조한 것이라는 의혹도 더욱 굳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반핵국민행동은 “위도 핵폐기장이 결격사유가 없고 적합하다는 산자부의 주장이 거짓임이 밝혀진 만큼 부안핵폐기장 확정 행위는 취소돼야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시추 참여업체의 폭로

필자는 2003년 10월 1일 대우엔지니어링의 용역을 받아 시추에 참여했던 시추업자 김경홍씨(48)를 부안에서 만났다. 그는 산자부가 핵폐기장 지표지질조사를 위해 6월 28일부터 1주일간 위도 치도리 일대에서 벌인 시추작업에 참여했으며, 지표지질조사 작업 용역을 받은 대우엔지니어링 측으로부터 “40m만 파라”는 주문을 받았다고 폭로했다.

그는 인터뷰에서 96년 생활용수 개발을 위해 치도리에 관정을 뚫었는데 50m를 뚫자 거대한 파쇄대가 나타나면서 하루 430톤의 지하수가 쏟아졌다고 말했다. 또 위도 전체가 암반의 균열이 심한 연암층으로 “이번에 시추한 시료를 보면 파쇄대가 얼마나 심한지 알 수 있다”며 96년도에 관정을 뚫을 때에도 200미터를 파들어가자 해수가 나왔다고 밝혔다.

▲치도리 시추 지점에서 직선거리로 1.5km 떨어져 있는 소리의 제5 시추공ⓒ부안21

광업진흥공사 시추부에서 10년 넘게 일한 경력이 있다는 그는 이번 시추작업은 파쇄대가 없는 곳에서 시추를 벌였으며 파쇄대가 있는 곳을 잡아 20개 구멍만 시추하면 그 가운데 활성단층이 분명히 나올 것으로 확신한다고 주장했다.

쌀알 만한 크기의 사용 후 핵연료인 플루토늄은 수 십 만명을 폐암환자로 만들 수 있다고 한다. 이러한 고준위 핵폐기물을 저장한다는 핵폐기장 후보지를 일주일간 구멍 5개를 파보고 5일 동안 검토해서 후보지로 확정 지은 것부터 이해가 되지 않는다.

산자부의 부지선정위원회의 발표에 따르면 지질구조상태의 안정성에 A, 지질분포상태에 B, 지하수의 영향 B, 지표수의 영향에 A를 주고 있다. 그러나 <반핵국민행동>의 현지조사 결과에 따르면 “신시도에 활성단층이 있다고 한 것과 같은 기준으로 위도에 대한 대우엔지니어링의 예비조사 보고서의 해양물리탐사 결과를 보면 위도 역시 활성단층으로 의심할 만한 징후가 있는 곳이 있다”는 것이다. 시추업자 김경홍씨(48)의 증언은 충격적이었다.

 

50m 이하엔 지하수 “40m만 파라”

“96년도에 농업기반공사에서 위도에 생활용수 개발을 위해 관정을 뚫은 적이 있습니다. 그 때 제가 참여했습니다. 그 때 50미터 전까지는 지하수가 없었고 먼지만 풀풀 났습니다. 50미터에서 80미터 구간에 엄청난 파쇄대가 있었고, 저희들이 암반을 뚫는 날이 25밀리인데 10센티에서 15센티 20센티까지 2톤 가량 암반자체가 무너져가지고 올라왔어요. 그리고 수량이 7일간 측정을 해봤는데 하루 430톤 정도 나왔어요. 그리고 거기서 300미터 떨어진 곳에 천공을 했는데 깊이 200미터 이상 파니까 해수가 500톤 이상 나왔어요.”

파쇄대란 단층활동으로 인해 단층면에 인접한 부분의 암석이 바스러져 있는 상태가 단층면을 따라 띠를 이룬 것을 말한다. 이처럼 암석이 바스러진 띠를 따라 지하수맥이 흐르는 것이다. 산자부의 예비조사 보고서에는 “파쇄대의 폭이 수cm 이하인 것들이 간혹 관찰될 뿐 대부분 뚜렷한 파쇄대를 수반하지 않는다”고 하였다.

“제가 볼 적에는 파쇄대가 아주 심하고 암반의 강도가 거의 없었습니다. 암반이 부서져가지고 나옵니다. 암반을 그대로 뽑아올리는데 암반에 균열이 굉장히 심한 채 올라오는 겁니다.”

땅을 파보지 않아도 위도 곳곳에서 균열이 심한 암석의 지층이 지표에 노출되어 있음을 볼 수 있다. 위도 여객터미널 옆에도 1미터가 넘는 파쇄대가 기이한 동굴처럼 패여 관광객의 눈길을 끌고 있다. 위도 일주도로를 내면서 난 절개지 곳곳에서도 이러한 파쇄대와 단층이 확인되었다. 이러한 연약한 퇴적암층의 균열이 심한 암반을 뚫고 풍란이 자라고 있는 모습이 위도 곳곳에서 눈에 띈다.

 

▲위도 여객선터미널 옆에 드러나 있는 대규모 파쇄대ⓒ부안21
▲위도 일주 도로 절개지에 드러난 암반구조ⓒ부안21

위도 전체 균열이 심한 연악한 암반

위도에 지픈금이 있다. 깊은금이 구개음화 되어 ‘지픈금’이라고 부른다. 이름 그대로 위도에서는 제일 저지대로 지하수층이 분포해 있어 사시사철 물이 마르지 않는 깊은 곳이다. 이 지픈금으로 흐르는 골짜기 중상류에 핵폐기장 후보지가 있다. 위도에서 유일하게 이곳에서만 논농사를 짓고 있는데 이곳 논 가운데에는 하루 430톤 정도 나오는 김씨가 뚫은 관정이 있다. 또한 이곳의 지하수는 위도 지역민들의 생활용수이기도 하다.

산자부에서는 이 주변에 4개공을 시추했다. 김씨의 증언을 들어보자.

“제가 여러 곳에서 관정을 뚫어봤지만 파쇄대를 찾는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전체적으로 봤을 적에 15%정도 밖에 되지 않습니다. 노지에 나타난 암석을 살펴 나타난 단층의 각도를 보고 땅 속을 헤아려 시추를 합니다. 옆으로 비스듬히 시추를 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파들어가다 파쇄대를 만나면 물이 터지는 겁니다. 그런데 이번에 판 곳은 파쇄대가 없는 쪽으로 사이트를 잡았더라구요. 파쇄대가 있는 쪽에서 20공 정도 잡아버리면 활성단층이 5개가 있을지 몇 개가 있을지 몰라요. 위도의 정확한 지질을 알려면 이번에 위도 치도리 핵폐기장 부지에 판 시료가 있습니다. 시료를 정확히 검토를 하면 암반층이 파쇄대가 얼마나 심한지 알 수 있습니다.”

산자부는 나머지 1개공을 부지에서 1.5km쯤 떨어진 소리의 한 암반층에 구멍을 뚫었다.

“제가 소리에 뚫었다는 구멍을 보기 위해 가봤더니 그 암반은 콘크리트 부은 것처럼 균열이 없는 거여요. 소리에는 150미터 뚫었다 하는 데 제가 볼 적에는 그만큼 뚫을 시간도 없었어요.“

정상적인 지질조사라면 단층이 있을 만한 곳을 찾아 시추를 해야 안전을 담보할 수 있을 것이다.

 

한수원 천공깊이 허위보고 드러나

2003년 8월 26일 민주당 ‘위도 방사성 폐기물 관리시설 조사특위(위원장 최명헌)’는 핵폐기장 후보지 선정과 추진과정의 문제점 등에 대한 진상조사를 벌이기 위해 위도를 방문하였다. 한수원 사장이 선정부지에 도착에 국회의원들에게 보고하면서 부지천공을 각 270m 천공 하였다고 보고하자 위도지킴이 서대석(52) 대표가 전체 천공길이가 270m라 하여 웃음이 터져 나오기도 하였다.

김씨에 의하면 한수원에서 국회의원들에게 나눠준 자료에는 270미터 판 것으로 되어 있다. ‘270미터 4개공’ 이렇게 써서 모두 200미터 이상 뚫은 것으로 되어 있다는 것이다.

“270미터 판 것은 사기이고 실질적으로는 40미터씩 팠다. 미터 수 검사를 해보면 안다. 그러자 여러 의원들이 ‘그럼 미터수 검사를 해보자’ 하면서 이거 사기 아니냐고 하니까 그제서야 도합 합쳐서 270미터라고 하면서 ‘미터 수 검사는 할 필요가 없다’ 라고 말했어요.”

한편 서대석씨는 이 일로 인해 산자부에 의해 고발당해 부안경찰서에 출두하기도 했다.

1997년 초 대만과 북한이 핵폐기물 이전·처리계약을 체결했다. 대만이 자국내 핵폐기물 수용용량이 포화에 이르자 북한에 핵폐기물을 수출하려 했던 것이다. 이에 우리 정부, 국회, 사화단체, 어린 학생들 까지도 핵폐기물의 위험성과 핵폐기물 수출의 비도덕성을 규탄·성토했다. 국내 환경단체들과 그린피스는 활동가를 대만으로 급파하여 강도 높은 항의시위를 벌이는 등 핵폐기물 북한 수출을 봉쇄했다. 이렇듯 국제사회의 따가운 비난이 쏟아지자 대만은 결국 수출 계획을 포기했다.

그때 정부는,

“△북한에 이전되는 핵폐기물은 종류상 원자력발전소에서 나오는 저준위 핵폐기물로 폐필터와 작업복, 장갑, 공구류 등 소모품이 대부분이지만 방사능이 누출될 경우 피해가 엄청나다. △ 저준위 핵폐기물 처분관리는 최소한 수백 년 간 지속·유지되기 때문에 통일 후 한반도 전체에 문제가 된다. △ 지정학적으로도 한반도는 핵폐기물 처분장으로 부적절하다. △ 핵폐기물의 해상운송 도중 해상사고가 발생, 핵폐기물이 인근해역을 오염시키면 여파는 수백 년 간 지속된다.”는 이유를 들어 대만 핵폐기물 북한 반입을 적극 반대했던 것이다.

이제 정부는 국민의 눈을 교묘히 속여 가며 저준위 중준위를 포함한 고준위 핵폐기물 처리장을 위도에 지으려고 강권을 동원해 밀어붙이고 있다. 이에 부안군민이 하나가 되어 맞서고 있다. 정부는 위도에 대한 지표지질조사부터 투명하고 정확하게 해야 할 것이다.

 

 

“위도 해수 침투 심한 곳”
전북대 박희열 교수 논문서 밝혀

핵폐기장 주변의 지하수에 유입된 방사성 및 유해 핵종들은 풍화대에 접촉하여 수로내 광물 표면층에 침전되거나 파쇄대 충진물질과 교환반응을 일으킬 수 있어 파쇄대를 따라 형성되는 지하수맥은 방사능 오염 전파의 주된 역할을 담당한다. 더구나 해수가 침투해 있으면 그 영향은 해양으로 번져 더욱 심각한 사태를 낳을 것이다.

위도가 핵폐기장 부지로 선정된 가운데 위도와 변산반도는 해수 침투에 의한 지하수 오염이 심각한 상태임이 98년도 전북대학교 박희열(자원공학) 교수의 논문에 이미 밝혀져 주목을 끌고 있다.

▲수성당 여울골, 파장금항 매표소 부근의 파쇄대와 수성당 여울굴 파쇄대가 맞보고 있다. 이는 두 지점을 잇는 단층이 해저에 존재한다는 증거이다.ⓒ부안21

<국내 화강암질 및 해수침투지역의 지하수 오염에 대한 환경지구화학적 연구>라는 논문에서 박희열 교수는.

“변산반도의 지질은 화강암질이 변산반도 북쪽 일부에 있고 대부분은 화강암질을 포함한 격포리층, 응회암질이 차지하는데 위도는 이 격포리층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격포리층은 호소에서 퇴적된 300m 이상 두께의 규산염 암석 조각 및 화산암 조각 퇴적층으로 구성된다.”

고 밝혔다. 이 논문은 변산반도 지하수 시료 28개와 위도면에서 9개의 시료 등 총 37개의 시료를 바탕으로 분석하였는데 염소(Cl)이온 함량이 화강암지역에 비해 너무 높고 부안지역의 지하수층에 고농도의 염소이온이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은 이 지역 지하수에 상당량의 해수가 혼입되어 있다는 것이다.

특히 위도지역 해수 시료에서는 지배적인 양이온은 나트륨(Na)이고 지배적인 음이온은 염소(Cl)이며 이 두 이온의 함량이 전체의 85%를 차지한다고 밝혔다. 이는 위도 전역에서 해수침투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시추업자의 증언을 뒷받침하는 것이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의혹을 묻어둔 감사원

김경홍씨의 폭로가 인터넷 신문 <참소리>, <프레시안> 등에 의해 널리 알려지자 감사원은 “부안 핵폐기장 유치와 선정 과정에 대해서 연내 감사를 실시하는 것을 검토해 보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프레시안>의 보도이다.

이번 김경홍 대표의 주장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산자부가 부지 선정의 근거로 이용한 대우엔지니어링의 지질 조사는 지난 8월 민간 조사단의 문제제기에 이어 또 한 차례 그 공정성을 의심받게 되었다. 더 큰 문제는 이런 의혹들이 한두 가지가 아니라는 것이다. 지난 두 달이 넘는 기간 동안 제기된 의혹만 해도 다섯 가지가 넘는다. ‘현금 직접 보상’, ‘해상운송 위험 은폐’, ‘졸속 부지 선정’, ‘부지 선정 위원들의 편파성’, ‘KAIST 용역 보고서 은폐ㆍ조작’ 등 하나하나가 사실로 판명될 경우 부지 선정의 근간을 흔들 만한 것들이다. 이런 사정을 감안해 감사원도 조만간 감사 의지를 밝혔다. 7일 감사원에 대한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한나라당 최연희 의원이 “핵폐기물처리장 유치 과정의 감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하자, 황병기 사무총장은 “부안 핵폐기장 유치와 선정 과정에 대해서 연내 감사를 실시하는 것을 검토해 보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감사에 착수했다는 소식은 들려오지 않았다.

/허정균
2005·09·23 0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