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밭시암

      사람이 사는 땅이나 사물에는 이름이 있다. 사람이 땅에서 생활하기 시작하면서 그 땅의 지형이나 지물을 다른 곳, 다른 물체와 그 개념을 구분하기 위하여 이름을 붙였다. 이는 사회적 계약인 동시에 언어기호인 것이다. 글쓴이 : 허철희 작성일 : 2003년 05월 13일

우반십경(愚磻十景)

    우반동에 들어서며… 우반동이 속해 있는 보안면은 부안군의 남서부 곰소만에 인접하여 위치하며, 동쪽은 정읍시 고부면, 남쪽과 서쪽은 줄포면과 진서면, 그리고 북쪽은 상서면과 주산면에 접해 있는데 면적은 41.9㎢이다. 이곳의 산들은 노령산맥이 서해를 향해 달려서 우뚝 멈춰 선 형국으로 먼저 옥녀봉을 만들고, 계속 나아가 변산반도를 이루게 된다. 우반동은 호남 명산의 하나인 변산의 한줄기를 감싼 채 마을을 형성하고 있어서 한눈에 그 형세를 짐작할 수 있다. 우반동을 감싸고 있는 산으로는, 북서쪽은 해발432.7m인 옥녀봉이 있으며, 이 산은 감불마을 위쪽에 있는 삼예봉(390m)에 연결되어 있다. 이 …

가을을 장식하는 홍보석이어니…

  부안이 낳은 대시인 신석정은 1924년 ‘조선문단’을 통해 나온 시조시인 조운과도 알게 되었다. 전남 영광 출신인 그의 대표작으로는 ‘석류’가 유명하다. 투박한 나의 얼굴 두툼한 나의 입술 알알이 붉은 뜻은 내가 어이 이르리까. 보소라, 임아 보소라. 빠개 젖힌 이 가슴 <조운/석류> 석정은 이를 입신의 경지가 아니고는 얻어 볼 수 없는 작품이라고 극찬했다. 그러나 석정은 그의 시집 ‘촛불’에 나오는 추고삼제 속에서 후원에 따뜻한 햇볕 굽어보면 장꽝에 맨드레미 고옵게 빛나고 마슬 간 집 양지끝에 고양이 조름 졸 때 울 밑에 석류알이 소리없이 벌어졌네 …

부안의 봉수대(烽燧臺)

    봉수대의 기원과 기능 봉수(烽燧)라 함은 횃불(烽)과 연기(燧)로써 급한 소식을 전했던 전통시대의 통신제도를 말한다. 높은 산에 올라가서 낮에는 연기로, 밤에는 불빛으로 신호하는 방식인데. 우역(郵驛)의 역참제도(驛站制度)와 더불어 전근대적인 국가에서는 가장 중요한 국방의 군사적인 국방 전보기능(傳報機能)의 하나였다. 이와 같은 봉수의 조직망은 전국을 다섯 횃불선(五炬)으로 하여 제도적으로 조직화 하였는데 조선조 말엽 근대적인 통신시설인 전신전화(電信電話)가 설치되면서 1894년 전국의 봉수대 불이 꺼지고 폐지되어 지금은 그 자취만이 옛 무화의 유적으로 남아 있다.. 우리 부안에는 제5거선(第五炬線)의 연안봉수(沿岸烽燧)가 변산면 격포(格浦)의 월고리(月古里) 봉수대, 대항리(大項里)의 정방산(占方山) 봉수대, 그리고 계화면 …

맛이 좋아 ‘맛’

  계화도갯벌의 또 하나의 보물 ‘대맛조개’ 계화도 갯벌의 펄 속에는 많은 보물들이 숨어 있다. 그 중 단연 으뜸은 백합이다. 백합 다음을 꼽으라면…, 크고 맛이 좋아 예부터 인기가 좋은 ‘대맛조개 (Solen grandis, 죽합과)’를 꼽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대맛조개 잡기란 쉽지가 않다. 잡는 시기는 날씨가 추운 겨울에서 이듬해 봄까지가 적기인데, 그것도 물이 많이 쓰는 싸리 때라야 잡을 수 있다. 그렇다고 아무나 잡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고도의 기술이 요구된다. 대맛조개는 조간대 하부의 모래펄갯벌에서 구멍을 깊게 파고 사는데, 우선 펄 바닥에 뚫려 …

검모모각(黔毛暮角)

    저 당산나무는 수군들의 호각소리를 들었겠지… ‘변산의 얼’이라는 책에 부안의 노거수 3그루가 소개되어 있기에 찾아 나선 적이 있다. 내소사 마당과 운호리에 있는 당산나무는 그동안 많이 봐 온 터라 무심하게 사진만 찍고 말았는데, 구진 마을 뒷산에 있는 거대한 당산나무를 처음 보는 순간의 느낌은 달랐다. 산 중턱에 떡 버티고 서서 곰소만을 굽어보고 있는 그 위용에 완전히 압도당하고 말았던 것이다. 오죽하면 오줌을 싸려고 바지 지퍼로 손이 가다가 ‘이크크! 신령스런 나무 밑에 오줌 싸다 벼락 맞을라~’는 생각에 행동을 멈추고 말았다. 구진은 40~50여 가호의 …

가짜 이매창 시비

    부안사람들에게 성황산 서림공원은 어머니의 품처럼이나 아늑하고 넉넉한 휴식공간이다. 그런가하면 조선조 이래 부안의 역사와 문화가 집약적으로 배어 있어 이곳을 찾는 이들에게 정서를 한층 더 풍요롭게 하여 주는 문화공간이기도 하다. 이곳 서림공원에는 부안이 낳은 조선 중기의 여류시인 이매창의 시비가 두 기 세워져 있다. 한 기는 1974년 4월 27일에 매창기념사업회(회장 金泰秀)에 의하여 서림정(西林亭) 옆 금대(琴台) 아래에 세워졌는데, 이매창의 대표 시라 할 수 있는 <이화우(梨花雨) 흩날일 제>를 새겨 세운 시비이고, 또 한 기는 1997년 7월 1일에 부안군에서(군수 강수원) 세운 것으로 처음 세운 …

계화도봉수대(界火島烽燧臺)

  -위치: 계화면 계화리 산 119 ( E 126。38′,N 35。47′) -재료: 석축 -시대: 삼국시대 부안에서 14호 군도를 따라 창북리에 이르면 확트인 넓은 벌판 너머로 산뭉치 하나가 섬처럼 떠있다. 이 산뭉치가 계화도 계화산(246.3m,봉화산이라고도 한다.)이고, 이 드넓은 들판이 “계화미”로 유명한 계화도간척지평야이다. 계화도는 원래 문자 그대로 섬이었다. 1963년 제1차경제개발 5개년 사업의 하나로 간척공사가 시작되어, 계화도와 육지를 연결하는 제1호 계화도-문포간 방조제 9,254m, 제2호 계화도-돈지간 방조제 3,556m를 순수 우리 기술진으로 막아 광활한 평야를 만들어 내었다. 이후 인구가 늘어나서 1976년 10월 2일에는 행안면에서 분리되어 계화출장소가 개소되었고, …

임하부인(林下夫人)

    부안 생태기행-변산 ‘으름’은 제가 절로 벌어졌다 “천하양골(天下陽骨) 변강쇠가 옹녀의 양각(兩脚) 번쩍 들고 옥문관(玉門關)을 굽어보며, “이상히도 생겼구나. 맹랑히도 생겼구나. 늙은 중의 입일는지 털은 돋고 이는 없다. 소나기를 맞았던지 언덕 깊게 패였구나. 도끼날을 맞았는지 금 바르게 터져 있다. 생수처(生水處)의 옥답(沃畓)인지 물이 항상 고여 있다. 무슨 말을 하려는지 옴질옴질 하고 있노. 천리행룡(千里行龍) 내려오다 주먹바위 신통하다. 만경창파 조개인지 혀를 삐쭘 빼였으며, 임실(任實) 곶감 먹었는지 곶감씨가 장물(臟物)이요, 만첩산중 으름인지 제가 절로 벌어졌다. 영계백숙 먹었는지 닭의 벼슬 비치였다. 파명당(破明堂)을 하였는지 더운 김이 그저 난다. …

세곡을 갈무리 했던 사창(社倉)

   <고려사(高麗史)>제79권 조운(漕運) 조에 의하면 고려 국초에 보안현(保安縣)에 안흥창(安興倉)을 두었다고 하였다. 안흥창은 각 지방의 세곡을 거두어 국가에서 저장 관리하는 조운창(漕運倉)의 하나였다. 보안현에 있었다는 안흥창은 제안포(濟安浦)에 있다고 하였으며, 제안포는 전에는 무포(無浦)라 하였고<濟安浦: 前號無浦 保安郡安興倉在焉> 보안군에 안흥창이 있다 하였는데 지금의 보안면 남포리(南浦里) 근처였을 것으로 추측이 된다. 남포리 근처에는 지금도 옛날 사창(社倉)이 있었던 곳이라는 사창(社倉)이라는 지명이 있으며, 이 사창은 조선조 시대에 부안지방의 다섯 곳에 있었던 사창 중의 하나였다. 《고려사》에는 또 부안지방의 포(浦)에 관한 지명 세 곳도 보이는데 검모포(黔毛浦)와 여섭포(勵涉浦), 제안포(濟安浦)가 그것이다. 검모포에는 수군(水軍)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