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이야기 제01호 부안단신

  대항리 합구 마을, 산촌생태마을로 지정 변산면 대항리 합구 마을이 전북도로부터 부안군 최초로 산촌생태마을로 지정되었다. 80가구 2백여 명이 모여 살고 있는 합구 마을은 올해 1년 동안 14억원의 지원금을 포함해 총 18억원을 들여 생활환경개선과 생산기반 조성사업을 통해 산촌녹색체험 등의 시설을 갖추게 된다. 산림청 주관으로 지난 1995년부터 조성되기 시작한 산촌생태마을은 2008년 현재 전국적으로 239개 마을에 조성되었거나 사업이 추진 중이다. 도내에는 대부분 시군에 총 23개 마을이 있다. 영화 ‘폭풍전야’ 부안에서 촬영 영화 ‘폭풍전야’의 첫 촬영이 4월 30일에 변산면 적벽강 뒤편 수산종묘배양장 부근에서 이루어졌다.이 …

행안면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행안산은 어디인가 행안면(幸安面)은 1914년 이전에는 없었던 지명이다. 일제의 병탄 이후인 1914년 행정구역 통폐합 때 염소방과 서도방, 남상방과 남하방의 4개 면방을 중심으로 행안면이 편성되었다. 이 행안면이란 지명은 행안산(幸安山)에서 온 이름이다. 그렇다면 행안산은 어디일까? 중종 25년(1530년)에 펴낸 『신증동국여지승람』 부안현 편의 산천(山川)조에 ‘행안산은 현 남쪽 10 리에 있다’고 기록되어 있었다. 1932년에 간행된 『부풍승람』에는 행안산이 현(縣)에서 남쪽으로 7리였고, 일명 시어산(侍御山)으로 불린다고 했다. 김정호가 1860년대에 펴낸 『대동지지』에는 행안산과 관련된 사건 하나가 기록되어 있는데, 바로 왜구의 침범이 그것이다. 고려 우왕 2년(1376)에 왜구가 곰소에 배를 …

낙엽속의 보물 노루귀

  간밤에 비가 내리더니 기온이 뚝 떨어졌다. 안변산으로 들어갔다. 인적이 거의 없는 계곡을 따라 변산바람꽃, 노루귀, 꿩의바람꽃 등이 지천으로 피고 지는 곳을 안다. 변산바람꽃은 이미 져버려 찾아보기 어려웠고 잎이 노루귀를 닮은 노루귀가 추위에 오들오들 떨고 있었다. 빽빽히 나있는 솜털은 추위를 이기기 위한 생존전략일까. 그마저 비에 다 젖어있다. <3월 16일 안변산 사자동에서> 백과사전에서 찾은 노루귀 산의 나무 밑에서 자란다. 뿌리줄기가 비스듬히 자라고 마디가 많으며 검은색의 잔뿌리가 사방으로 퍼져나간다. 잎은 뿌리에서 뭉쳐나고 긴 잎자루가 있으며 3개로 갈라진다. 갈라진 잎은 달걀 모양이고 끝이 …

‘자운영’이라고 했더니 ‘자우림’이라고 했다던가?

  어느 대학 교수가 학생들과 여행길에서 자운영을 보고 학생들이 무슨 꽃이냐고 묻기에 “자운영”이라고 알려 줬더니, 나중에 자기들끼리는 “자우림”이라고 하더라고 해서 웃은 적이 있다. “자우림”은 어느 보컬의 이름이다. 그럴 것이다. 요즈음 신세대들한테 자운영은 좀 낯선 이름일 것이다. 죽을둥 살둥 그 힘겨운 보리고개를 넘던 시절, 온 논에 자운영이 곱게 피는 봄이면, 보리모강지는 아직 뜨물도 차지 않았는데 양식은 떨어지고,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해서는 쑥이며, 자운영순 뜯어다 나물 해 먹고, 독새기 훑어다 푸때죽 쒀 먹으며 연명했던 시절이 있었다. 그런데 그 흔하던 자운영이 어째서 자취를 …

추억의 뚝새풀

  뚝새풀 학명은 ‘뚝새풀(벼과) Alopecurus aequalis var. amurensis’이지만 부안에서는 ‘독새기’라고 한다. 저지대의 습지나 논 등에서 자라는데, 예전의 봄 들판엔 온통 자운영, 독새기 천지였다. 그런데 하찮아 보이는 이 독새기가 얼마나 고마운 존재인지를 요즈음 아이들은 잘 모를 것이다. 허기진 배를 움켜쥐고 보릿고개를 넘던 시절, 이 독새기를 훑어다 푸때죽 쑤어 먹으며 보리모강지에 뜬물이 잡힐 때까지 연명했었다. 또한, 한방에서는 이 독새기의 뿌리를 제외한 식물체를 약재로 쓰는데, 전신 부증을 내리고, 어린아이의 수두와 복통설사에도 효과가 있으며, 종자는 찧어서 뱀에 물린데 바르기도 한다. 歸鄕詩抄 – 신석정 1 …

도롱뇽이 살아야 사람도 산다

    도롱뇽 (개구리강 도롱뇽목 도룡뇽과 Hynobius n. nebulosus) 어릴적…, 꽁꽁 얼어붙은 대지가 기지개를 켤 무렵, 마을 어른들이 몸에 좋다며 계곡의 물흐름이 완만한 지역이나, 물웅덩이에 흩어져 있는 도롱뇽 알을 한 입에 털어 넣는 것을 보았다. 그럴 때마다 궁금했던 것은, 도롱뇽은 도데체 어떻게 생겼을까? 도롱뇽 알은 많이 봐 왔어도 정작 도롱뇽을 보기란 쉽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도롱뇽은 유생 때에는 연못이나 물웅덩이에서 지내고, 자라서는 허파가 생겨 육지의 숲 속 습기가 많은 돌 밑이나 낙엽 밑에서 사는데, 주로 밤에만 활동하므로 사람의 눈에 …

키처럼 생겨서 ‘키조개’

  키조개(Atrina pectinata, 키조개과) 는 우리나라 연안에서 나는 조개류 중에서는 가장 크다. 큰 놈의 경우 30센티미터 이상까지도 자란다. 조가비의 빛깔은 회록갈색 또는 암황록색으로. 모양은 꼭지(각정, 殼頂)가 매우 좁고 아래로 점점 넓어진 삼각형이어서 마치 곡식을 까부르는 키를 닮았다. ‘키조개’라는 이름도 키처럼 생겨서 얻어진 이름이다. 부안이나 김제, 고창 지역에서는 ‘치조개’라고 부른다. 조가비는 얇고 겉면에 성장맥과 방사륵이 있다. 자웅이체의 난생으로 산란기는 7~8월이며, 발생하여 15~20일 동안은 부유생활을 하다가 곧 족사(足絲)를 내어 부착생활에 들어간다. 부착기간 1~2개월이 지나면 조간대에서 수심 300m까지의 진흙에 뾰족한 꼭지 부분을 박고 …

눈꿍의 숭어회 맛은 둘이 먹다 하나 죽어도 몰러…

  가을부터 이듬 해 봄까지 변산반도 연안에는 숭어떼가 몰려온다. 언젠가 바닷가 절벽 위에서 새까맣게 몰려있는 숭어 떼를 본 적이 있는데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이 이야기를 계화도 사는 한 친구에게 했더니 ‘잡지 그랬어요?’ 하는 것이었다. 맨 손으로 어떻게 잡는단 말인가? 숭어란 놈이 얼마나 의심이 많고 민첩한 놈인데…, 정약전은 그의 자산어보에서 숭어를 이렇게 기록하였다. ‘큰 놈은 길이가 5~6자 정도이며 몸이 둥글고 까맣다. 눈은 작고 노라며, 머리는 편편하고 배는 희다. 성질은 의심이 많고 화를 피하는 데에 민첩할 뿐 아니라 잘 헤엄치며 잘 뛴다. 사람의 …

계화도 ‘백합’의 운명

  백합은 하구역의 고운 모래펄갯벌에서 잘 자란다. 그러기에 전국 유일의 강다운 강인 만경, 동진강 하구역인 김제의 거전갯벌과 부안의 계화도갯벌에만 아직까지 생존해 있는 것이다. 그런데 그 두 강을 똥구멍 틀어막듯이 막기 시작하자 이 지역의 백합들은 몸부림치기 시작했고, 33킬로의 방조제 중 4.5킬로 정도만 남겨놓은 지금 백합은 멸문지화 직전에 놓여 있다. 작년(2002년), 계화도 주민들은 그래도 손을 놓을 수 없어 걧벌에 나가 ‘그리질’을 해보지만 매번 뱃삯도 못 건진 채 빈구럭으로 돌아와야 했다. 지금은 아예 갯벌에 나가지 않는 주민들이 늘고 있다. 그러자 백합의 고장인 부안시장에서도 …

[이용범 연작 시]지운 김철수7-고문한 자리에 고자리가 슬고…

    “조선 독립운동에 헌신적으로 노력했던 김철수는 1928년에 검거되어 8년 8개월 동안 형무소에 있다가 만기 출소한 뒤, 1940년 여름 다시 수감되어 해방될때까지 감옥생활을 했다. 항소하자는 권유를 뿌리친 것은 제국주의 일본의 법률을 인정할 수 없다는 뜻에서였다. 고문으로 실신하여 정신을 잃을 정도였지만 민족의 독립을 위한 자신의 신념을 굽히지 않았다. 또한 그는 국내와 일본, 만주, 중국, 소련 등에서 활동한 대표적인 사회주의자였으며, 민족의 독립이라는 대의명분 아래서는 민족운동가들과의 협조체계를 긴밀히 했었다..”(정재철의 ‘민족의 하나됨을 위한 고독한 삶’ 중에서) 지운 김철수 · 7 조선공산당 재건과 독립운동에 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