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롱뇽이 살아야 사람도 산다

 

 

도롱뇽
(개구리강 도롱뇽목 도룡뇽과 Hynobius n. nebulosus)

어릴적…, 꽁꽁 얼어붙은 대지가 기지개를 켤 무렵, 마을 어른들이 몸에 좋다며 계곡의 물흐름이 완만한 지역이나, 물웅덩이에 흩어져 있는 도롱뇽 알을 한 입에 털어 넣는 것을 보았다. 그럴 때마다 궁금했던 것은, 도롱뇽은 도데체 어떻게 생겼을까? 도롱뇽 알은 많이 봐 왔어도 정작 도롱뇽을 보기란 쉽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도롱뇽은 유생 때에는 연못이나 물웅덩이에서 지내고, 자라서는 허파가 생겨 육지의 숲 속 습기가 많은 돌 밑이나 낙엽 밑에서 사는데, 주로 밤에만 활동하므로 사람의 눈에 잘 띄지 않기 때문이다.

환경오염에 민감한 도롱뇽은 생물 지표 종으로 떠오르고 있다. 무분별한 개발로 인한 환경변화로 종 보존이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거기에 더하여, 보신주의자들은 아직도 호시탐탐 도롱뇽의 산란을 노리고 있다. 이맘때쯤이면 아예 양동이를 들고 다니며 도롱뇽 알을 보이는 족족 훑어가는 사람들이 있다고 한다, 도대체 도롱뇽 알이 몸 어디에 그리 좋은지 모를 일이다.

도롱뇽의 생존년원은 빙하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빙하시대에는 매우 번성하였으나 지구가 따뜻해짐에 따라 사는 곳이 좁아져 지금은 한국 일본 등, 주로 동아시아에 살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꼬치도레도롱뇽과 도롱뇽 2종이 있다. 그 중에 꼬치도레도롱뇽은 1993년 환경부 지정 특정 야생동물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다.

도로뇽의 몸 길이는 15cm 정도, 얼른 보아서는 도마뱀과 흡사하다. 3월경에 20∼60개의 알이 든 투명한 ‘순대’ 모양의 덩어리를 물웅덩이에 풀어 놓는다. 알에서 깬 유생은 물을 품고 크게 부풀어 있는 큰 덩어리를 뚫고 나와 아가미 호홉을 시작한다. 눈 밑에는 ‘균형기’라는 것이 있어 이것으로 균형을 잡으며 헤엄을 친다. 이때의 모습은 올챙이와 흡사하다. 자라면서 손과 발이 생기며, 아가미는 없어지고, 허파가 생기면 뭍으로 올라와 살게 되는데 개구리와는 달리 꼬리는 없어지지 않는다.

옛날 사람들은 농사짓는데 이 도롱뇽을 통해 그 해의 기상을 예측했다고 한다. 그 해 비가 많이 올 것 같으면, 알을 돌이나 나뭇가지에 튼튼하게 붙여 낳고, 가뭄이 들 것 같으면 물 속에 그냥 낳는 습성이 있다고 한다. 그래서 옛날 사람들은 도롱뇽 알이 바위나 나무에 붙어 있으면, 큰 장마를 대비해서 논둑을 튼튼히 하고, 물속에 알이 있으면, 가뭄에 대비해서 물막이 공사를 했다고 한다.


글쓴이 : 허철희
작성일 : 2003년 03월 0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