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녀(巨女) ‘개양할미’가 사는 집

  부안 격포리 죽막동 수성당 깎아지른 절벽 위에 집 한 채가 있다. 변산반도의 끝자락인 변산면 격포리 죽막동 적벽강 용두암(사자바위). 여해신(女海神) 개양할미를 모신 당집 수성당(지방유형문화재 제58호)이 자리한 곳이다. 전설에 의하면 수성당 할머니인 개양할미는 아득한 옛날에 수성당 옆 ‘여울골’에서 나와 서해바다를 열었다. 그리고 수심을 재고 풍랑을 다스려 지나는 선박의 안전을 도모하고, 어부들로 하여금 풍어의 깃발을 올리게 했다고 한다. 이러한 개양할미를 물의 성인으로 여겨 수성(水聖)이라 부르고, 여울골 위 절벽 위에 수성당을 짓고 모셔왔다. 개양할미와 개양할미의 딸 여덟을 모신 곳이라 하여 구랑사(九娘祠)라 부르기도 한다. …

장자못 설화 담긴 ‘선돌‘-보안입석

  보안면 상입석리(윗 선돌) 마을 뒤의 언덕에는 사방 한 칸 정도의 우진각 지붕의 비각이 있다. 가까이 가서 보면 비각이 아니라 선돌 보호각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선돌은 전라북도 민속자료 제6호 ‘보안입석’으로 지정, 보호되고 있다. 그래서 마을이름도 선돌(立石)이다. 화강암으로 만들어진 이 선돌은 높이가 2.6m, 가로 75㎝에 두께 59㎝로 매우 육중하다. 약간 비스듬히 자른 듯 해 보이며, 윗부분이 약간 넓다. 앞면에는 불상형태의 무속탱화가 음각되어 있는데 조각한 수법으로 보아 근래에 한 것으로 보인다. 이 선돌이 언제 세워졌는지는 알 수 없으나 선사시대에 부족간의 …

부안의 또 하나의 귀하신 꽃-위도상사화

  한반도 중하부에 위치한 변산반도를 안고 있는 부안은 일부 난대식물의 북방한계선이자 북방계 식물의 남방한계선으로 식물자원의 보고다. 호랑가시나무, 미선나무, 꽝꽝나무, 후박나무 등이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고, 변산바람꽃, 그리고 세계적 희귀종인 노랑붓꽃…, 여기에 더하여 부안 토종 위도상사화가 있다. 우리나라에는 백양산에서 처음 발견한 한국 특산식물 백양꽃(Lycoris koreana Nakai), 분홍상사화(Lycoris erythroflora), 개상사화(Lycoris aurea herb), 석산(Lycoris radiata herb), 위도상사화(Lycoris flavescens M. Kim et S. Lee. var. uydoensis M. Kim) 등 약 5종의 상사화가 자생하고 있는데, 이중에서 위도상사화는 육지에서 자라는 상사화와는 다른 종으로 위도에서만 발견되고 있는 한국 …

[서문안당산제] “올해에도 마을의 모든 일을 잘 보살펴 주옵소서”

  마을지킴이 신을 섬기는 민간신앙(7) 서문안당산제는 1978년까지 지내고는 끊겼다. 이 해의 음력 정월 초하루 밤에 향교꼴의 산신제(山神祭)도 향교 옆 삼메산(三山) 중턱에서 마지막으로 지내고는 끊겼는데 필자가 두 곳의 당산제의에 모두 참여하고 그 축문을 자료로 수거하여 지금도 보관하고 있다. 서문안당제의 제일이 음력 정월 초하루 밤이므로 모든 제의의 준비는 섣달그믐까지 이루어지는데 그 준비는 당산지역의 주변 정화로부터 시작된다. 당제일 3일 전부터 솟대신간과 돌장승들의 주변을 깨끗이 청소하고 그 주변에 정황토(淨黃土)를 뿌려 정결한 성역임을 표시하며, 당산의 신간주에는 왼새끼에 백지 한 장씩을 끼워 감아 놓고, 길 양쪽에 …

밤하늘에 터지는 불꽃인가?-자귀나무

  한여름으로 접어드는 요즈음 따가운 햇살 속에서 자귀나무 꽃이 고운 자태를 뽐내고 있다. 비단실 같은 꽃수술을 활짝 편 모습이 밤하늘에서 터지는 불꽃같기도 하고, 더위를 식히려고 펴 든 부채 같기도 하다. 그런데 이렇게 고운 자귀나무 꽃 사진 찍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개화시기가 대개 장마와 겹치게 되는데, 꽃잎이 비에 젖은 채 오므라져 있고, 햇볕이 드나 싶어 살펴보면 꽃은 어느새 시들어 있거나 지난 밤 비바람에 시달린 탓인지 심하게 헝클어져 있다. 자귀나무는 콩과에 속하는 낙엽활엽 소교목으로 우리나라 황해도 이남에 분포하며 크게 자라는 경우 …

비전향장기수 허영철 일대기 “역사는 한 번도 나를 비껴가지 않았다”

  “9월 28일, 남대문에 미 탱크가 들어와서 육탄전이 벌어졌다는 소식이 돌았다. 퇴각한 미군이 다시 상륙해서 서울을 향해 진격해 온다는 정보도 받았고, 중앙청에 태극기가 올라갔다는 소식도 들었다. 지도부에서는 이제 그만 서울을 빠져나와 의정부까지 나오라고 한다. 시내 건물들은 적막하리만큼 고요하고 달빛에 그림자를 드리우는데, 그 뒤에 몸을 숨기면서 서울 거리를 빠져나갔다. 나는 그때 달이 휘영청 밝았던 밤. 서울을 빠져나오던 비감한 심정을 잊을 수 없다. 우리나라 수도가 수십 년간 일본의 통치를 받다가 이제 겨우 해방이 되었는데, 일제 대신 미국에 점령된다고 생각하니까 마음이 비통하기 그지없었다.” …

부안향교 석전제

    9일 오전 10시, 부안향교에서는 성현에 대한 제가 올려졌다. 부안향교에서는 매년 음력 2월과 8월의 첫”丁”일에 공자를 비롯한 여러 성현에 대한 제사를 지내고 있는데 이를 석전제(釋奠祭)라고 한다. 내일(3월 20일)이 바로 음력 2월 첫 “丁”일(丁亥)로 釋奠祭일이다. 전라북도 문화재자료 제93호 부안향교의 창건연대는 확실치 않다. 태종 14년(1414)에 세워졌다고 하나 고증할만한 문헌은 없다. 지금의 대성전은 1597년 정유재란 때 왜적에 의하여 불타 없어지고, 선조 33년(1600)에 다시 지은 것이라고 부안군지에 기록되어 있으며, 그 당시 인물인 진사 화곡(火谷) 김명(金銘)이 지은 상량문이 전해지고 있다. 대성전은 정면이 3칸이며 측면이 …

칠산바다 조구야 조구야

  부안의 역사문화 기행-위도띠뱃굿 닻케라(예) 노저라(예) 돛 달어라(예) 돈 벌러 가세 돈 벌러 가세 칠산바다로 돈 벌러 가세 칠산바다 들어오는 조기 우리배 마장에 다 떠 실었단다 우리배 사공님 신수 좋아 오만칠천냥 단물에 벌었네 뱀제네 마누라 술동이 이고 발판머리서 춤을 춘다네 오동추야 달 밝은 밤에 정든님 생각이 절로 난다 노자 노자 젋어 노자 늙고 병들면 못노나니 그드럼 거리고 놀아나 보자 어기여차 닻 둘러 매고 연평바다로 돈벌러 가잔다 돈 실러가자 돈 실러가자 연평바다로 돈 실러가자 오동추야 달밝은 밤에 아남팟 네물에 불꼬리 떳다 …

‘앵두나무 우물가에~“

  ‘앵두나무 우물가에 동네처녀 바람났네~“라는 노래가 있다. 어릴적 이 노래를 부르며 동네 고샅을 쏘다닌 기억이 난다. 그래서인지 우물하면 앵두가 생각나고, 앵두하면 븕고, 맑으며, 촉촉이 젖어있는 처녀의 입술이 연상된다. 앵두나무는 건조한 곳을 싫어하고 비교적 습한 곳을 좋아해서 동네 우물가에 한두 그루 심어져 있기 마련이고, 우물가는 항상 동네 아녀자들이 모여서 이야기꽃을 피우는 곳이었으니 이곳에서 동네처녀들이 노래의 가사처럼 바람나서 ‘물동이 호미자루 내던지고, 말만 들은 서울로 누굴 찾아서, 단봇짐을 싸자‘고 모의하지 않았을까? 앵두는 “꾀꼬리가 먹으며 생김새는 복숭아와 비슷하다.”는 뜻의 앵도(櫻桃)가 변한 말이다. 누렇게 익은 …

새만금재앙, 기(杞)나라 사람들의 근심일까?

새만금갯벌 지킴이와 매향신앙(埋香信仰)<2> 저 갯벌은 천년후에도 갯벌이어야 한다 새만금 간척사업으로 죽어 가는 서해안의 갯벌이 되살아나기를 염원하여 갯벌에 향목을 묻고 거기에 매향비를 세우는 뜻은 자연이, 바다가, 갯벌의 농발게가, 살아야 사람이 살며 어머니의 큰 가슴에 상처를 주지 않아야 안온한 보금자리요. 미륵정토(彌勒淨土)에 드는 길이기 때문이다. 자연과 사람은 일체라고들 말 한다. 자연이 망가지면 사람도 망가지고 자연이 깨끗하고 풍성하면 사람 또한 건강하고 넉넉하게 살아갈 수 있다고도 말한다.. 도교(道敎)에서는 사람은 땅을 배우고 땅은 하늘을 배우며 하늘은 도(道)를 따르고 도는 자연을 따르며 자연은 허(虛)에서 나온다고 하니 자연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