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 위한 ‘호박 덩굴손의 몸짓’

    식물이나 물체에 지탱하여 위로 자라는 식물을 덩굴식물, 혹은 만경식물(曼莖植物)이라고 한다. 덩굴식물은 줄기로 다른 식물을 감싸거나, 덩굴손을 만들어 덩굴손으로만 감싸면서 자라거나 또는 자기 스스로 잘 움직이지 않는 곁가지, 가시, 뿌리 또는 털 등의 흡기(吸器)를 만들어 다른 식물에 달라붙어 자란다. 덩굴손을 만드는 종류로는 호박, 수세미외, 청미래덩굴(부안에서는 ‘맹감’이라고 부른다), 으아리 등이 있다. 줄기로 감싸며 자라는 종류로는 칡, 등나무, 으름, 나팔꽃. 환삼덩굴 등이 있다. 부정근(不定根)이 낙지다리의 흡반처럼 되어 있어 나무나, 바위, 벽 등에 흡기로 달라붙어 자라는 종류로는 담쟁이덩굴, 송악 등이 있다. 이러한 …

변산에서만 볼 수 있는 ‘노랑붓꽃’

    옛 선비들이 쓰던 붓의 모양과 같은 꽃 몽우리 우리 한반도는 종자의 보고라고 한다. 약 6,000여종의 식물 종이 있다. 이처럼 식물 종이 다양한 이유는 우리나라 기후 등 환경이 돌연변이를 일으키기에 가장 적합하기 때문이라는 설이 설득력이 있다. 우리 땅은 남북으로 그리 길게 자리 잡은 것은 아니지만 다양한 식물군의 북한계가 있다. 감나무의 북한계는 황해도의 멸악산맥이다. 또한 대나무는 차령산맥이 북한계인데 이는 온대기후의 북한계와 일치한다. 이 대나무의 북한계는 동해안에서 강릉까지 북상하는데 이는 해류의 영향 때문이다. 차나무는 난대기후에서 자라는 식물이다. 그래서 남해안 일대에서 주로 …

이쁜 꽃 ‘변산바람꽃’

  변산의 봄전령 ‘변산바람꽃’ 2006년 2월 마지막 날, 전국에 눈이 내린다는 일기예보다. 벌써부터 마음이 설레인다. 그도 그럴 것이 지금쯤 변산 양지쪽 어디쯤에는 변산바람꽃이 피어있을 터, 눈을 이고 있는 변산바람꽃을 상상하자니 마음이 설레인다. 어쩌다 이놈이 ‘변산바람꽃’이라는 이름을 얻었나. 변산사람들에게는 더욱 귀엽고, 각별하게 정이 가는 꽃이다. 변산에서 발견되어 ‘변산바람꽃’이라는 이름으로 학계에 처음 보고 되었는데, 변산에서만 자생하는 줄 알았던 이 꽃은 알고 보니 다른 지역에서도 자생하고 있더라는 것이다. 그러니 변산사람들에게는 이 무슨 횡재란 말인가. 아닌 게 아니라 변산바람꽃은 내장산에도 피고, 변산반도 남쪽에서는 흔하게 …

미래는 종자전쟁 시대

    식물종자의 보고 ‘변산반도’ 98년 추석 때였다. 할머니 산소에 성묘를 하기 위해 석포에서 대소골로 넘어가는 가파른 고갯길을 비를 맞아가며 넘다가, 잠시 다리쉼을 하고 있는데 저 아래에 눈을 끄는 나무 한그루가 있었다. 다리를 일으키 뽀짝뽀짝 내려가 보았다. 꽝꽝나무였다. 중계에 있는 꽝꽝나무는 천연기념물 124호 아니던가. 우리 한반도는 종자의 보고라고 한다. 약 6,000여종의 식물 종이 있다. 이처럼 식물 종이 다양한 이유는 우리나라 기후 등 환경이 돌연변이를 일으키기에 가장 적합하기 때문이라는 설이 설득력이 있다. 우리 땅은 남북으로 그리 길게 자리잡은 것은 아니지만 다양한 …

감이 있는 가을풍경

  마을마다 골골마다를 붉게 물들이며 감이 익고 있다. 가을정취의 백미다. 예부터 감나무를 문무충절효(文武忠節孝)의 5절을 갖춘 나무라고 일컬었다. “잎이 넓어서 글씨 연습을 하기에 좋으므로 문(文)이 있고, 나무가 단단해 화살촉 재료로 쓰이므로 무(武)가 있고, 열매의 안팎 색깔이 똑같이 붉어서 충(忠)이 있으며, 서리가 내리는 늦가을까지 열매가 달려 있으므로 절(節)이 있고, 치아가 없는 늙은이도 홍시를 먹으므로 효(孝)가 있다.”는 것이다. 조홍시가(早紅柿歌) 盤中(반중) 早紅(조홍)감이 고아도 보이나다. 柚子(유자) 안이라도 품엄즉도 하다마난 품어 가 반기리 업슬새 글노 설워 하나이다. 위 시조는 조선 중엽 박인로(朴仁老 1561-1642)가 한음(漢陰) 이덕형(李德馨)으로부터 조홍시(早紅柿)를 …

가을을 장식하는 홍보석이어니…

  부안이 낳은 대시인 신석정은 1924년 ‘조선문단’을 통해 나온 시조시인 조운과도 알게 되었다. 전남 영광 출신인 그의 대표작으로는 ‘석류’가 유명하다. 투박한 나의 얼굴 두툼한 나의 입술 알알이 붉은 뜻은 내가 어이 이르리까. 보소라, 임아 보소라. 빠개 젖힌 이 가슴 <조운/석류> 석정은 이를 입신의 경지가 아니고는 얻어 볼 수 없는 작품이라고 극찬했다. 그러나 석정은 그의 시집 ‘촛불’에 나오는 추고삼제 속에서 후원에 따뜻한 햇볕 굽어보면 장꽝에 맨드레미 고옵게 빛나고 마슬 간 집 양지끝에 고양이 조름 졸 때 울 밑에 석류알이 소리없이 벌어졌네 …

맛이 좋아 ‘맛’

  계화도갯벌의 또 하나의 보물 ‘대맛조개’ 계화도 갯벌의 펄 속에는 많은 보물들이 숨어 있다. 그 중 단연 으뜸은 백합이다. 백합 다음을 꼽으라면…, 크고 맛이 좋아 예부터 인기가 좋은 ‘대맛조개 (Solen grandis, 죽합과)’를 꼽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대맛조개 잡기란 쉽지가 않다. 잡는 시기는 날씨가 추운 겨울에서 이듬해 봄까지가 적기인데, 그것도 물이 많이 쓰는 싸리 때라야 잡을 수 있다. 그렇다고 아무나 잡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고도의 기술이 요구된다. 대맛조개는 조간대 하부의 모래펄갯벌에서 구멍을 깊게 파고 사는데, 우선 펄 바닥에 뚫려 …

임하부인(林下夫人)

    부안 생태기행-변산 ‘으름’은 제가 절로 벌어졌다 “천하양골(天下陽骨) 변강쇠가 옹녀의 양각(兩脚) 번쩍 들고 옥문관(玉門關)을 굽어보며, “이상히도 생겼구나. 맹랑히도 생겼구나. 늙은 중의 입일는지 털은 돋고 이는 없다. 소나기를 맞았던지 언덕 깊게 패였구나. 도끼날을 맞았는지 금 바르게 터져 있다. 생수처(生水處)의 옥답(沃畓)인지 물이 항상 고여 있다. 무슨 말을 하려는지 옴질옴질 하고 있노. 천리행룡(千里行龍) 내려오다 주먹바위 신통하다. 만경창파 조개인지 혀를 삐쭘 빼였으며, 임실(任實) 곶감 먹었는지 곶감씨가 장물(臟物)이요, 만첩산중 으름인지 제가 절로 벌어졌다. 영계백숙 먹었는지 닭의 벼슬 비치였다. 파명당(破明堂)을 하였는지 더운 김이 그저 난다. …

‘위도상사화’와의 첫 만남

    세계에서 위도에서만 자라는 ‘위도상사화’ 한반도 중하부에 위치한 변산반도를 안고 있는 부안은 일부 난대식물의 북방한계선으로 식물자원의 보고다. 호랑가시나무, 미선나무, 꽝꽝나무, 후박나무 등이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고, 변산바람꽃, 그리고 세계적 희귀종인 노랑붓꽃…, 여기에 더하여 위도상사화가 있다. 지난 18일 위도에 다녀왔다. 위도상사화가 보고 싶어서였다. 육지에는 상사화가 만발한데 위도상사화는 혹 져버린 것은 아닐까? 그러나 기우였다. 파장금항에서 위도 소재지인 진리 가는 길섶 곳곳에는 위도상사화가 무리지어 하얗게 피어있었다. 반가웠다. 이제야 위도상사화와 첫 상면을 하게 된 것이다. 2003년 8월21일(격포-위도 해상시위) 파장금항-진리 거리행진 때 지천으로 피어있는 위도상사화를 …

“어! 나무에 쏘세지가 열렸네” – 부들

    부들을 보노라면 어릴 때 빈병이나 떨어진 고무신, 찌그러진 양은냄비와 바꿔먹던 ‘아이스께끼’가 생각난다.’ 팥을 갈아 넣었는지 어쨌는지는 모르겠으나, 어쨌든 팥 색깔 나는 물에다 나무젓가락을 꽂아 얼린 얼음과자인데 부들같이 생겼었다. 그런데 이 요물이 어찌나 맛이 있던지…, 이런 추억을 가지고 있는 내가 언젠가 방죽에 핀 부들을 보고 아이에게 물은 적이 있다. “저게 뭐같이 생겼니?” 아이는 “어! 나무에 쏘세지가 열렸네!” 하는 것이었다. 아! 그렇군. 요즘 갖가지 모양과 색깔의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자라는 아이들이 1960~70년대의 아이스께끼를 알 리가 없지. 생긴 거야 쏘세지가 훨씬 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