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도상사화’와의 첫 만남

 

▲2005.08.18 위도 진리에서ⓒ부안21

 

세계에서 위도에서만 자라는 ‘위도상사화’

한반도 중하부에 위치한 변산반도를 안고 있는 부안은 일부 난대식물의 북방한계선으로 식물자원의 보고다. 호랑가시나무, 미선나무, 꽝꽝나무, 후박나무 등이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고, 변산바람꽃, 그리고 세계적 희귀종인 노랑붓꽃…, 여기에 더하여 위도상사화가 있다.

지난 18일 위도에 다녀왔다. 위도상사화가 보고 싶어서였다. 육지에는 상사화가 만발한데 위도상사화는 혹 져버린 것은 아닐까? 그러나 기우였다. 파장금항에서 위도 소재지인 진리 가는 길섶 곳곳에는 위도상사화가 무리지어 하얗게 피어있었다. 반가웠다. 이제야 위도상사화와 첫 상면을 하게 된 것이다. 2003년 8월21일(격포-위도 해상시위) 파장금항-진리 거리행진 때 지천으로 피어있는 위도상사화를 보고도 워낙 경황이 없어 사진기를 들이대지도 못했었다.

위도면사무소에 물어 찾아간 곳은 위도면사무소에서 위쪽으로 걸어서 5분거리에 있는 노래방 옆 팽나무 아래…, 그곳 수백년 묵은 팽나무 그늘에는 위도상사화 꽃밭이 가꿔져 있었다. 위도상사화 꽃밭을 만들어놓은 김성무 씨는 “꽃이 하도 예뻐서 밭을 갈거나 도로공사를 할 때 발견된 알뿌리들을 옮겨다 꽃밭을 만들었다.”고 했다.

우리나라에는 약 5종의 상사화가 자생하고 있는데, 이중에서 위도상사화는 육지에서 자라는 상사화와는 다른 종이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위도에서만 자라는 특산식물로 지난 1985년부터 섬 답사를 해온 전북대 김무열 교수(식물분류학)에 의해 발견되어 ‘위도상사화(Lycoris flavescens M. Kim et S. Lee. var. uydoensis M. Kim) ’라는 고유학명을 얻었다.

염색체수는 2n=19 로 붉노랑상사화와 같으나 꽃색이 상아빛 흰색으로 연노랑색의 꽃을 피우는 붉노랑상사화와 구별이 된다. 위도상사화는 붉노랑상사화보다 소화경은 짧으나 화경과 화통 길이는 길고 화피 열편은 폭이 넓고 길이가 길어 전반적으로 꽃의 크기가 큰 것이 특징이다.

꽃은 8월 중순부터 9월 초까지 민가주변 밭둑이나 산지 곳곳에 무리를 지어 피는데, 위도사람들은 예전에는 이 꽃이 귀한 꽃인 줄 모르고 꽃대가 올라오면 잘라다 말려 나물해 먹었다고 한다. 한방에서는 인후염과 편도선 질환에 사용한다고 하는데 여러 종류의 alkaloid가 들어있다고 한다.

   

   

 


글 사진/허철희
(글쓴날 2005·08·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