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축복하는 서설瑞雪이기를… 호랑가시나무

 

부안에 많은 눈이 내렸다. 눈폭탄이 아니라 새해를 축복하는 서설瑞雪이기를 바란다.

하얀 눈 속의 붉은 호랑가시나무 열매가 더욱 매혹적이다. 호랑가시나무는 변산을 대표하는 식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감탕나무과에 속하는 이 나무는 따뜻한 지방에서만 자라는 난대성 조엽상록수인데 변산반도까지 북상해 분포한다. 이 식물의 북방한계선이 바로 변산반도인 까닭에 변산면 도청리 모항에 군락을 이루고 있는 호랑가시나무는 1962년에 천연기념물 제122호로 지정, 보호되고 있다.


호랑가시나무는 키가 2∼3m까지 자라며 겉 가지가 많다. 잎의 길이는 3∼5cm정도이며 타원형 육각형으로 매끈하니 광택이 난다. 각점에는 가시가 나있는데 이는 잎 끝이 자연스럽게 둘둘 말려져 있어 그렇게 느껴질 뿐이다. 어쨌든 이 날카롭고 강한 잎의 색채와 가시가 무섭게 생겨 ‘호랑범 발톱’이라고도 하며, 호랑이가 이 나뭇잎으로 등을 긁는다하여 ‘호랑이등긁기 나무’라고도 한다.

꽃은 4~5월에 황녹색으로 작게 피고 향기가 있다. 그리고 직경 5∼6mm 정도 크기의 푸른 열매를 맺어 9~10월에 붉게 익는데 은행나무처럼 자웅이주(암수가 따로 있는 나무)의 나무이기 때문에 암그루와 수그루가 만나기 전에는 열매를 맺지 못한다.


/허철희(2008·0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