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산의 봄전령 삼총사 “복수초, 변산바람꽃, 노루귀가 피었어요”

 

입춘 지나서도 계속 한파가 몰아닥쳐 대지를 꽁꽁 얼려놓는다. 그런 이유로 일기예보에서도 올 봄 꽃소식은 다른 해보다 한 열흘 늦어질 것이라고 한다. 그래도…, 변산 어디 쯤에 복수초가 얼굴을 내밀고 있지나 않을까. 궁금해 견딜 수 없다. 마음은 당장 산으로 달려가고 싶지만 정월대보름 행사들이 겹쳐 있어 그럴 수도 없고… 보름을 지내자마자(22일) 산으로 달려갔다. 줄포만을 낀 변산의 양지쪽 기슭, 그곳엔 벌써 복수초가 만개해 있었다. 노루귀도…, 노루귀가 피었다면 변산바람꽃도 피었을 텐데…, 그런 예감은 적중했다. 23일 달려가 본 그곳에는 변산바람꽃이 벌써 피어 그날 갑자기 불어 닥친 바람에 여린 몸을 맡긴 채 파르르 떨고 있었다. 이런 모습 때문에 ‘바람꽃’이라는 이름을 얻은 듯하다.

 






복수초

Adonis amurensis
미나리아재비과의 여러해살이풀

복수초는 미나리아재비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로, 위에서 언급했듯이 변산에서는 입춘 지나 꽃을 피워 제일 먼저 변산의 봄소식을 알리는 꽃이다. 복福자에 목숨壽자를 쓰는 복수초는 이렇듯 눈 속에서 꽃을 피운다 하여 ‘얼음새꽃’, 해가 바뀌고 제일 먼저 꽃을 피운다고 하여 원일초(元日草), 또, 꽃잎이 아침에 열렸다가 저녁에 닫히는 생태적 특성이 연꽃과 닮아 설연(雪蓮)이라고도 불린다.

 


노루귀
Hepatica asiatica Nakai
미나리아재비과의 여러해살이풀

변산에 지천으로 자란다. 꽃은 2월 말~4월 초에 잎보다 먼저 긴 꽃대 위에 1개씩 붙어 핀다. 꽃 지름은 약 1.5cm 정도이다. 총포는 3개로 녹색이고 흰 털이 빽빽이 난다. 변산에서는 흰색, 연한 분홍색, 분홍색, 자주색의 꽃이 발견된다.



변산바람꽃
Eranthis byunsanensis B. Sun
미나리아재비과의 여러해살이풀

변산바람꽃은 미나리아재비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절분초라고도 부른다. 이름으로 봐서는 변산에서만 자생하는 식물이려니 하지만 제주도 한라산과 남해안 일대에도 자생하고 지리산, 내장산, 마이산, 설악산 등지에 자생한다.

전북대학교 선병륜(宣炳崙) 교수에 의해 변산반도에서 채집되어 한국 특산종으로 발표되었기 때문에, 학명도 발견지인 변산과 그의 이름이 그대로 채택되었다. 이름이 ‘변산바람꽃’이다 보니 부안사람들에게는 각별하게 정이 가는 꽃이다.

복수초와 함께 눈속에서 꽃을 피워 제일 먼저 변산의 봄을 알리는 변산바람꽃은 햇볕이 잘 드는 습윤한 지역에서 잘 자라는데, 변산의 곳곳에 넓게 분포한다.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및 보호야생식물이다.


/허철희(2008·0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