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고향 상서와
어린 날의 아지랑이

  상서는 어머니 같은 느낌 누구나 하나쯤은 애창곡이 있을 것이다. 필자의 애창곡은 ‘고향무정’이다. “구름도 울고 넘는 울고 넘는 저 산 아래~”로 시작되는 이 노래를 부를 때마다 내 고향 상서 우슬재 너머 청림리 노적마을이 떠오른다. 아니 떠 올리기 위해 이 노래를 부르는지도 모른다. 누구나 태어난 고향은 있기 마련이다. 그러나 그 고향이 주는 이미지는 조금씩은 다르겠지만 자기를 낳아준 어머니 같은 느낌은 비슷하리라 생각된다. 내 고향 상서는 내게 어머니 같은 느낌을 주는 곳이다. 그 곳에 어머니의 땀내가 배어있고 발자취가 남아 있으며 나의 아련한 …

예동농장, 그 지극한 삶

아! 나는 그렇게 시골에 왔다. 부안군 주산면 백석리 예동(禮洞). 이곳에서 양계농장을 시작한 지 올해로 만 9년이 되었다. 햇수로는 10년! 10년이 이렇게 짧은 시간이었나 싶을 정도로 지나간 기억이 선명하다. 바로 엊그제처럼 말이다. 사실 나는 시골을 무척 싫어했다. 평생 논농사, 밭농사로 고생하셨던 친정 부모님을 보면서 ‘이렇게까지 고생하며 농사일을 해야 하나, 다른 일을 하면 저 고생의 반만 해도 먹고 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생각으로 부모님을 답답하게 생각했었다. 결혼하면 절대 시골에서 살지 말아야지, 절대 농사는 짓지 말아야지 하면서. 남편은 6남매의 외아들인데 시부모님의 …

상서 길에서 만나는 ‘소리’

상서는 ‘소리’로 다가들곤 어둠이 빨리 오는 만큼 그리움도 서둘러 내리지. 찾아올 사람이 있으나 아무도 기다리지 않기로 하면서, 기다림이 없는 길 위로 흔들리는 몇 냉이꽃을 응시하면서, 가는 길마다 그토록 깊은 그리움으로 오는 어둠을 열어 상서로 접어드는 길. 내게 상서는 ‘소리’로 다가들곤 해. 얼마 안 되는 메타세콰이어 늘어선 가로수길 지나면 들리는 소리. 무슨 소리라고 딱히 규정할 수는 없어. 소 울음소리 같기도 하고, 벌떼가 윙윙대는 소리 같기도, 혹은 까마귀가 떼 지어 나는 소리, 둥둥둥 울리는 북소리 같기도 하거든. 그것이 어떤 소리이건 동그란 원음을 …

변산 산길에서

빛바랜 사진으로나 볼 수 있던 시작은 언제나 가볍고 즐거운 마음이어야 합니다. 오늘 또 제가 살아가는 부안을 걷습니다. “아주 멀리까지 가 보고 싶어. 그곳에선 누구를 만날 수 있을지. 아주 높이까지 오르고 싶어. 얼마나 더 먼 곳을 바라볼 수 있을지~ 언덕을 넘어 숲길을 헤치고 가벼운 발걸음 닿는 대로~” 「출발」이란 노래 가사를 읊조리며 변산 산길 속으로 들어갑니다. 변산은 잘 알려진 대로 큰 산인 주봉이 없이 그만그만한 봉우리들이 모여 있습니다. 그런 만큼 산줄기 따라 골짜기가 잘 발달돼 풍광이 수려하고 식물 생태도 다양합니다. 그런데 변산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