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의 설화] 보안 선돌과 장자못 설화-“중의 바랑 속에 두엄을 가득 넣어…”

 

▲전라북도 민속자료 제6호 보안입석(선돌)ⓒ부안21

보안면 상입석리 뒤 언덕에는 욕심 많은 사람을 징계한다는 교훈적인 전설이 전해오고 있는 높이 2.7m쯤 되는 돌(선돌, 立石)이 서 있다. 그러한 여유로 마을 이름도 입석리(立石里)이다.

지금부터 1100년여 년 전 신라 51대 진성여왕 무렵에 이 입석리에서 동쪽으로 4km쯤 되는 장자터 마을에 욕심 많고 인색한 큰 부자가 살았는데 너무나 나쁜 짓만 하여 많은 사람들로부터 미움을 받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허름하게 생긴 중이 찾아와서 시주를 청하는 염불을 하니 욕심꾸러기 그 부자 영감이 중의 바랑 속에 두엄을 가득 넣어 주었다. 고맙다고 염불을 외우며 돌아가는 중을 보고 마음씨 착한 이집 며느리가 쌀 한 말을 퍼가지고 시아버지 몰래 뒤쫓아 가서 시아버지의 잘못을 빌며 사과하니 중이 말하기를

“아무 말도 하지 말고 절대로 뒤도 돌아보지 말 것이며 나를 따라 오너라”

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집으로부터 십리쯤 따라가다가 하도 궁금하여 뒤를 돌아보니 천둥 번개가 치며 자기 집이 물바다가 되어 큰 방죽으로 변하여 버리는 것이었다. 너무도 엄청난 재앙에 넋이 나간 며느리는 한참 후에 정신을 차리고 하는 말이

“아까운 것이 많지만 그 중에서도 베 짜는 허리띠가 아까워 못 견디겠다.”

하고 혼자 씨부렁거렸다. 중이 듣고

“이 여자도 생명보다 물질을 더 좋아하는 욕심쟁이로구나”

하고 그 자리에 돌기둥(선돌)을 만들어 버렸다. 그리고 며느리 뒤를 따라오던 개도 돌로 만들어 버려 선돌에서 10m쯤 떨어진 곳에 지금도 개바위가 남아 있다.

어느 때부터인지 이 애달픈 사연이 담겨 있는 이 선돌이 영험이 있다하여 아들을 못낳는 여인들이 이 선돌에 치성을 드리고 있으며, 그 욕심쟁이 부자가 살았다는 장자터 마을 옆에는 지금도 장자못이라는 방죽이 있다고 한다.

/소재지:부안군 보안면 입석리/제보자:문관옥(文官玉, 남, 54세, 부안군 보안면 영수동)/1990년 당시)/출처:전설지(1990.08.20. 전라북도 발행)


/부안21(2009·1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