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변산 청림 삼거리에서 바디재 쪽으로 가다보면 노적마을 지나 마을이 하나 더 나오는데 이 마을이 바로 상서면 청림리 ‘거석’마을이다.
이름에서 느껴지듯이 이 마을은 돌과 관계가 있다. 이 마을에 들어서면 바디재 중턱에 우뚝 솟아 있는 거대하고도 우람한 남근처럼 생긴 바위가 눈에 들어온다. 부안의 모 향토사학자는 “바디재에는 세계에서 제일 큰 거석(巨石, 일명 남근석이라고도 일부 주민은 부르고 있음)이 우뚝 서 있다.”고 그의 변산여행안내 책자에 소개했는데, 그 바위가 정말 세계에서 제일 큰 거석인지는 모를 일이다.
어쨌든 어느 지역에나 남근바위가 있어 소개가 많이 됐는데, 거석 마을의 이 바위는 크기도 하지만 깎아서 세운 순창 지역의 남근석보다 훨씬 더 리얼하다.
그런데, 실제로 마을의 한 노인에게 물으니 남근처럼 생긴 이 바위를 여느 지역처럼 ‘무슨무슨 ㅈ바위’랄지 ‘무슨무슨 남근석’이라 부르지 않고, ‘비녀’바위라고 부른다고 했다. 이는 이 부근 지혈이 옥녀직금(玉女織錦) 혈(穴)이라 여성에 관한 이름이 많은데 고개이름은 ‘바디(베틀의 주요부품)재’, 산봉우리는 ‘옥녀봉’이다.
이 마을에는 힘센 여장사에 관한 이야기가 전해 내려오고 있다. 이 마을의 원래 이름은 ‘들독거리’인데, 한자로 풀이하다 보니 들”擧”자에 돌”石”자를 써서 “거석리”라고 부른다. 어쨌든 이 마을에 전해지고 있는 이야기는 이렇다.
“옛날에 ‘가마소’ 계곡에서 기골이 장대한 여아가 태어났다. 이 아이는 자라면서 힘이 세어 남자들도 꼼짝을 못하였는데, 어느 날 가마소 골짜기에 있는 큰 돌을 치마에 담아가지고 이 거석마을 앞까지 쉬지 않고 오더니, 돌을 내려놓고는 어디론가 자취를 감추어 버렸다. 그 후에 마을 청년들이 이 돌을 들어보려고 여럿이 힘을 합하여 보았으나 돌은 들을 수 없었고, 겨우 움직였을 뿐이었다고 한다. 그리하여 이 마을의 이름이 여장사가 돌을 들어다 놓았다 하여 ‘들독거리’, 즉 거석리(擧石里)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제보자:임찬중(임찬중, 남,70세, 부안군 하서면 복룡리, 1990년 당시)출처. 전설지, 1990년 전라북도 간
/부안21(2009·08·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