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의 설화] ‘개나리’마을과 효자부부-‘꽃피는 효자동네 청일마을’

 

 

▲섶못 하서면사무에서 격포 방향으로 200여m에 개나리(청일)마을이 있다. 마을 들머리 돌비에는 ‘꽃피는 효자동네 청일마을’이라고 새겨져 있다.ⓒ부안21

하서면사무소 옆 서북쪽으로 조금 떨어진 곳에 ‘개나리’라는 마을이 있다. 이 마을을 개인날 이란 뜻으로 개나리라 하는데 효심이 지극한 어느 부부의 아름다운 이야기로 말미암아, 이 이름이 생겨났다는 전설이 전해 온다.

옛날 이 마을에 늙은 부모님을 모시고 사는 효심이 지극한 부부가 있었다. 살림살이는 어렵고 고달프나 늙은 부모님 모시는 즐거움과 하나 밖에 없는 외아들의 예쁘게 자라는 모습을 보는 것이 이들 부부에게는 큰 기쁨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 우연히 병을 얻은 아버지께서 눕더니 일어나지를 못하는 것이었다. 아들 내외의 근심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백방으로 약을 구하고 팔방으로 용하다는 의원을 모두 대어가면서 병수발을 하나 아무런 차도가 없고 오히려 병세는 점점 더 위중해 가기만 하였다. 장병에 효자 없다지만 이들 부부는 농사일도 전폐하고 밤낮 없이 아버지 병수발에 아무 경황도 없이 지내는데 어느 날 허수레한 스님 한분이 지나다가 하는 말이

“댁의 부친 병환에는 약이 없습니다. 어려운 약이 한 가지 있긴 하지만 이 약은 쓸 수가 없는 약이고…”

하면서 말끝을 흐려버리는 것이었다. 이들 부부에게는 귀가 번쩍 트이는 말이었다. 그래서 그 스님을 붙잡고

“아무리 비싸고 어려운 약이라도 아버지 병환에 효험만 있는 약이라면 구하여다 쓸 것이오니 가르쳐만 주십시오.”

하고 매달려 간청하였더니 스님이 주저하며 좀처럼 입을 열지 않더니 하는 말이

“정히 그러시다면 당신들의 효심이 하도 지극하므로 말씀드리지요 놀라지는 마시오. 당신의 외아들 있지 않습니까? 그 아이를 약으로 쓰면 나을 것이나 그 외에는 백약이 무효일 것이요.”

이렇게 말하고는 스님은 황황이 떠나버렸다. 이 말을 들은 부부는 한동안 정신이 멍멍하고 할말을 잊었으나 아버지의 병환이 경각에 있음을 생각하고

“자식이 귀하나 또 낳으면 될 것이니 어서 아버지를 살립시다.”

하고 뜻이 이루어져 서당에서 공부하고 돌아온 아들을 그날 밤에 죽여 약으로 썻더니 그 다음날부터 아버지의 병이 씻은 듯이 낳았다고 한다.

그 후 세월이 흘러 아버지가 죽었는데 출상하는 날 아침부터 비가 억수로 쏟아졌으나 상여가 나가는 곳만 빤하게 개어 비가 오지 않아 장사를 잘 모셨다 한다. 하느님에게까지 이들 부부의 효심이 사무처 이 마을을 개이게 하였다 하여 그 후부터 이 마을을 ‘개나리’ 즉 개인(晴) 날이(日)의 마을이란 뜻으로 ‘개나리’라 부르게 되었다는 것이다../제보자: 임찬중(林讚中, 남, 70세, 부안군 하서면 복룡리)/1990년 당시)/출처:전설지(1990.08.20. 전라북도 발행)


/부안21(2009·05·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