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의 설화] 왜몰치倭歿峙와 팔장사八壯士-임진왜란 때 왜군 몰살시킨 ‘여덟장사’

 

▲하서면 백련초등학교 정문 앞 고개, 이 고개에는 임진왜란 때 왜군을 몰살시켰다는 설화가 전해내려오고 있다.ⓒ부안21

지금은 도로가 넓게 확장되고 포장까지 되어 길이 많이 달라졌지만 하서 백련초등학교 정문 앞이 옛날엔 야트막한 고개였고, 이 고개가 임진왜란 때 왜군이 몰살당했다는 전설이 있는 왜몰치倭歿峙 고개다.

조선 중엽에 이 근동에 힘이 세고 몸이 날랜 여덟 청년이 있었다. 이들은 뜻이 크고 힘도 세었으나 당시의 사회제도가 천민들에겐 벼슬길이 막혀있는 때라 울분을 새기면서 여덟 청년이 자주 만나 형제의 의誼를 맺었다.

이들은 날마다 만나서 산야를 헤매며 무술을 닦고 나무를 한 짐씩 하여다 이 고개마루에 돌성을 쌓고 그 안에 나무를 쌓아 두는 것이었다. 사람들은 이 건달 같은 팔장사八壯士를 비웃었다. 멀쩡한 놈들이 하는 일 없이 싸돌아 다니며 쓸데없이 돌성을 쌓으며 나무는 무엇에 쓰려고 쌓아두는지 모르겠다며 미친놈들이라고 손가락질을 하였다.

남이 비웃거나 말거나 이들 팔장사는 세상을 두루 편력하고 세상 인심을 살피고 돌아오더니 두문불출하고 있었다. 그러더니 얼마 후에 난리가 났다. 왜놈들이 부안에도 밀어닥쳐 사람들이 갈팡질팡 어찌할 바를 모를 때 이들 팔장사들이 앞에 나서서 수백 명의 왜군을 이곳 나무를 쌓은 성안으로 유인하여 큰 불을 지르고 돌성을 헐어 공격하여 몰사를 시켰다는 것이다. 이 격렬한 싸움에서 팔장사도 최후까지 싸우다 죽었다.

그제야 이들을 비웃었던 마을 사람들이 그들의 장한 뜻을 알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죽은 팔장사의 시신을 수습하여 그들이 뜻을 모아 쌓았던 돌성과 나무성이 있었던 이 고개마루 밑에 가지런히 묻어주고 봄가을로 제사를 지내주었다고 하며 왜군을 몰살시킨 고개란 뜻으로 흔히 ‘왜몰치倭歿峙’라 부르고 있으며 더러는 팔장의 제사를 지내는 고개라는 뜻으로 ‘젯등’이라 하기도 한다../제보자: 임찬중(林讚中) (남, 70세, 부안군 하서면 복룡리/1990년 당시)출처:전설지(1990.08.20. 전라북도 발행)


/부안21(2009·04·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