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동진대교가 있기 전에는
그 자리에 나루가 있어 배로 강을 건너야만 했다.
이곳은 부안군내에서도 대표적 나루로,
이 나룻터에는 뱃사공이 나룻배와 더불어 연중 대기하고 있다가
길손들을 건네주는 일을 해왔다.
그들은 세습하여 뱃사공 노릇을 하였는데
정기적, 항시적으로 이용하는 주민들이 거두어 주는 뱃새경과
외지인들에게서 받는 선임(船賃)으로 생활을 유지했다.
뱃새경은 이용하는 횟수에 관계없이
근처 주민들은 한 가구당 1년에 보리 1말,
또는 5되씩 2회에 걸쳐 부담해야 했다.
이렇듯 동진나루의 수입이 꽤 좋다보니
그 관할권을 놓고 부안의 원님과 김제의 원님 간에 송사가 벌어졌다.
동진강이 서로 자기네 강이라고 주장한 것이다.
전라 감사는 매우 난감했다.
부안과 김제의 경계를 흘러 서해로 빠지는 이 강을
무엇을 기준하여 관할권 판결을 내려야 할 것인가?
고민하고 있는데
부안 원님이 말하기를
“내 일찍이 김제에 서진(西津)이 있다는 말 못 들었고,
부안에 동진(東津) 있다는 말은 익히 들었습니다.
(未聞金堤西津, 聞於扶安東津)”
하고 말하니 김제 원님은 아무 말도 못하였다.
전라감사도
“그렇다 이제 생각하니 나도 김제에 서진이 있다는 말을 들은 일이 없구나”
하고 부안원님에게 승소 판결을 내려 주었다.
그 후로는 동진나루터 관할권 시비가 다시는 없었다고 한다.
최근들어 일본은 독도는 일본 국토라는 둥, 동해가 일본해라는 둥…
파상적인 공세를 취해오고 있다.
유로 2004 광장에 동해를 ‘일본해(MER DU JAPON)’로,
독도를 ‘다케시마’로 표기해 물의를 빚고 있다.
정부관계자는 옛날 부안 원님처럼
“未聞金堤西津, 聞於扶安東津”
지혜를 발휘하라…
글쓴이 : 허철희
작성일 : 2004년 07월 0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