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전역에 ‘옥녀봉’이라는 이름을 가진 산들이 참 많다. 변산에도 세 곳에나 옥녀봉이 있다. 남옥녀봉(바디재), 북옥녀봉(어수대 북쪽, 하서와 상서의 경계), 서옥녀봉(변산면, 운호리와 마포리의 경계)이다.
삼국유사에 “진표율사는 선계암에서 옥녀봉을 지나 마천대 부사의방장에 도착하였다.”고 하는 기록이 보인다. 여기서의 옥녀봉은 바디재에서 오르는 남옥녀봉을 지칭한 것이리라.
남옥녀봉은 그리 높지는 않지만 봉 바로 아래에 줄포. 보안. 변산팔경 중의 1경인 ‘웅연조대’, 고창 방장산과 마주하니 산 아래가 모두 들(野)이며 해안으로서 전망이 일망무재이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경은 모두 시원하며 무엇 하나 눈을 거슬리는 장애물이 없어 더욱 좋은 곳으로 발아래 펼쳐지는 옥전과 옥야 줄포만을 지나는 한가로운 흰구름과 그림 같은 고기배, 서북쪽의 기암괴석 만학천봉 너머의 의상봉, 그 너머의 푸르고 흰 창파의 장관에 취하여 본다.
옥녀봉(玉女峰)
호암(虎巖)굴에 합장(合掌)한 후
반도명산(半島名山) 옥녀봉(玉女峰)
옥녀 상봉(玉女上峯) 올라서서
역력히 굽어보니
호남 벌은 옥야천리(沃野千里)
남동으로 옥전천리(沃田千里)
서북은 해안천리(海岸千里)
고군산열도(古群山列島)지척이네
邊山 玉女峰에서
小松 金吉重
/김길중
(글쓴날 : 2005·1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