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변산반도국립공원 지정 20주년을 맞이했습니다. 1988년 6월 11일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자연환경보전정책을 수행하기가 매우 어려웠던 현실을 개선하고자 하는 국가적 염원에 맞추어 국립공원관리공단 설립에 즈음하여 도립공원으로 지정되어 있었던 변산반도를 국립공원으로 승격시켰던 것입니다.
이후 20년 동안 변산반도국립공원을 관리하기 위하여 많은 발전과 변화가 있었습니다. 70년대의 지역개발위주의 기반시설조성에서 한단계 발전하여 훼손된 생태계를 보호하기 위하여 보전과 개발을 조화롭게 추진하는 단계를 거쳐, 이제는 무분별한 개발보다는 국립공원의 가치를 지키고 높이기 위한 ‘엄정한 자연보전과 지속가능한 이용’ 중심의 보전지향적 국립공원관리를 현장에서 실천하게 된 것입니다.
변산반도국립공원은 전국 20개 국립공원 중 면적은 12번째이나 공원내 자연마을지구 면적으로는 4번째로서 28개의 자연마을지구가 지정되어 있어 공원 곳곳에 주민들이 거주하고 있습니다. 공원 인접지역에서는 새만금사업으로 광대한 토지가 조성되고 있으며, 2003년 국립공원에서 제척된 변산해수욕장 개발이 추진되고 있어 국립공원 개발에 대한 압력이 가중되고 있으나 한편으로는 자연환경 보호 및 자연공원 보전을 주장하는 사회단체들의 목소리도 점점 높아지는 추세입니다.
공원관리청은 보전을 위주로 한 제한적 이용을 추구하는 반면에 지자체와 지역주민은 개발을 통한 지역경제활성화 추구하고, 공원내 토지소유주들은 공원구역 해제를 요구하는 등 지자체와 지역주민들 사이에는 공원관리청이 지역발전을 가로막는 규제청이라는 인식이 팽배합니다. 이러한 여건들이 공원관리를 어렵게 하는 주요 요인입니다. 하지만 국립공원관리 패러다임은 관광·위락을 위한 개발에서 탐방·휴양을 위한 보전으로 전환되어 가고 있으며, 이러한 사회경제적 여건변화는 국립공원관리에 있어서도 발전적인 변화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변산반도국립공원관리도 미래를 위한 새로운 과제에 직면하게 되었습니다. 먼저 자연생태계 보전·복원입니다. 2007년 멸종위기식물이자 천연기념물인 미선나무 보호를 위해 기초자료를 확보하고 서식지외 보전기관인 천리포수목원과 업무협약을 체결하여 복원을 위한 전문성을 강화하였습니다. 2008년부터는 미선나무군락지를 1공원 1복원사업 대상으로 선정하고 서식지 조사 및 위협요인 파악 등 단계적인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또한 생태적·문화적·사회적으로 변산반도국립공원을 대표하는 동식물인 변산바람꽃과 부안종개를 ‘깃대종’으로 선정함으로써 그동안 경관 중심의 가치로서만 높이 평가되던 국립공원을 생물종 중심으로 인식을 전환해 나가고 있습니다.
둘째, 유원지가 아니라 자연을 배우고 건전하게 휴식하는 공간으로서의 국립공원 탐방문화 정착입니다. 이를 위하여 변산반도국립공원사무소에서는 9개의 해설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특히 2008년에는 「생태관광 프로그램」인 “산과 바다가 함께하는 아름다운 동행”을 시범운영 하면서 위락·등산형 탐방행태를「고품격 생태탐방문화」로 전환 유도하고 잘 보전된 자연환경에 국민이 쉽게 접근·향유할 수 있도록 추진하고 있습니다.
셋째, 탐방안내 및 정보제공의 편의성 증진입니다. 현재 공원 입구지역에는 탐방객에게 탐방정보 제공, 안내기능 수행 등을 위한 탐방지원센터가 3개소가 개소되어 있으며, 탐방객이 필요로 하는 탐방서비스를 제공하는 서비스 거점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내·외부에 대한 기능개선, 전문적인 안내요원 배치를 완료하였습니다. 향후 탐방지원센터는 자연관찰로와 함께 국립공원 탐방에 필요한 정보 습득, 주변 관광지 정보, 다양한 직접 탐방서비스(구급약 제공, 유모차 대여 등)를 받을 수 있는 공간으로 발전시켜 나갈 것입니다.
이밖에도 탐방행태 변화에 따른 시설물 기능 제고, 공원내 사유지 매수, 용도지구 조정, 지역주민과의 관계유지, 소수인력에 의한 공원관리에 따른 물리적 한계 등 많은 과제가 있습니다. 또한 탐방객 증가와 이로 인한 관리소요의 증가로 인하여 국립공원의 자연자원에 대한 훼손 위협이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으며, 자연자원 훼손을 방지하고 탐방객의 탐방 만족도를 유지할 수 있는 탐방객 관리방안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는 국립공원의 보전과 지속가능한 이용을 위한 국가적인 계획과 운영, 지역사회와의 협력적 네트워크를 통해서 점진적으로 해결해 나갈 것입니다.
변화하고 있는 사회적 상황은 21세기 생물종다양성의 핵심지역이자 국가를 대표하는 수려한 자연과 역사·문화자원을 지니고 있으며 온전히 후손에게 물려주어야 할 소중한 보물인 국립공원을 관리할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실천방안 마련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변산반도국립공원도 그간 서툴고 미숙했던 점이 있었다면, 이제 성년의 모습으로 더욱 성숙하고 듬직한 모습으로 거듭나도록 세심한 노력과 정성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변산반도국립공원사무소 공원행정팀장 김효진
(글쓴날 : 2008·1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