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문화 형성을 위해 함께 노력하는 국립공원-국립공원에서 지역사회 협력의 의의

 

▲내소사 보종각, 탐방객들에게 부안의 역사와 문화를 설명하고 있다.

 

 

오늘날 한국사회에서 경제발전과 더불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의 중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으며, 공공기관의 경우에도 지역사회의 일원으로서 가져야 책임의 의미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사기업에서는 윤리경영과 함께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라는 명제하에 이미 수십 년 전부터 지역사회 협력 및 사회공헌활동을 해 오고 있었다. 이러한 시대의 흐름에 맞춰 공공기관 또한 10여 년 전부터 지역사회 협력 아이템을 발굴하고, 각기 특성에 맞는 지역사회 협력 사업이 시작되었다.

지역사회를 뜻하는 영어 단어인 community는 cum과 munus(또는 munere)에서 유래되었다. cum은 ‘함께’ 또는 ‘서로 간에’라는 말이고, munus는 ‘선물’, munere는 ‘주다’라는 의미이다. 따라서 community는 서로 간에 (선물을) 주고받는 것이라는 의미이며, 현대에 와서는 지역사회, 공동체의 의미로 쓰이고 있다.

28개의 자연마을지구와 2개의 집단시설지구가 있는 변산반도국립공원도 지역과 함께하는 국립공원으로 변모하기 위한 커뮤니티 모델 모색이 요구되고 있다. 하지만 국립공원은 국립공원의 구역을 뜻하는 지역으로서 한정적 의미를 지니기도 하고 자치단체에 속해있는 지역사회 일원으로서 광의적 의미를 함께 갖고 있어 두 사회간 조화와 협력방안을 모색하는 다양한 방법적 시도가 필요하다.

국립공원은 그간 보전지향적 정책으로 인해 공원내 무분별한 이용 및 개발이 제한되면서 타 공공기관에 비해 지역사회내 갈등이 심한 상태였다. 이로 인해 서로간의 불신이 커지고 있던 상태에서 불과 수 년 전까지만 해도 농촌 일손돕기, 명절 불우이웃돕기 등과 같은 소극적인 community 활동에서 community의 본래 의미를 살려 서로 win-win할 수 있는 공동 협력사업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2006년부터 지역사회의 이해와 우호적 관계를 도모하고자 지역주민 주거환경개선, 불우청소년 1:1지원, 지역학교 및 병원 등을 대상으로 하는 찾아가는 국립공원교실 등 지역사회협력활동이 활성화되기 시작했다.
2008년에는 지금까지 비예산사업으로 시행되어온 지역사회 협력업무를 예산사업으로 시행하게 되어 ‘마을 노인정 건강지원프로그램’을 도입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건강지원프로그램 도입으로 올해 10개 마을회관에 혈압계, 혈당계, 안마기 등 6종의 의료보조기구를 지원하고, 부안군 보건소와 함께 이동보건클리닉을 운영하게 되었다.

지역주민과 함께하는 사업으로서는 2007년부터 격포지구 상가 주민들과 함께 ‘차 나눔’ 행사를 기획하게 되었다. 차 나눔 행사는 국립공원과 주민 간 공동의 고객인 탐방객을 대상으로 커피, 녹차 등을 제공함으로서 국립공원은 신규 탐방서비스 제공과 탐방 만족도 향상을 꾀하고 주민은 상가 홍보를 통해 소득을 증대시킴으로서 상호 이익을 얻는 사업이다. 또한 추석 명절 전 주민이 자발적으로 참여하여 변산반도국립공원사무소와 공동으로 추진한 ‘무연고 묘지 벌초 작업’은 지역사회 협력모델로서 상당한 의미를 갖는다.

이러한 활동들은 지역사회의 틀 안에서 생겨난 국립공원이 배타적 존재가 아닌 이타적 존재로서 자리를 잡아가는 일련의 과정들로 공원관리 이해당사자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지역사회가 공원관리의 동반자를 넘어 공원관리의 주체가 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함이다.

아직은 미약하지만 이러한 작은 사업들 하나하나가 성공적인 지역사회협력활동으로 전개된다면 국립공원이 생태계 보전 목적 달성을 위해 홀로 존재하는 I자형 조직이 아니라, 새로운 community 문화 형성을 위해 지역사회와 함께 노력하는 T자형 조직으로 나아가기 위한 초석이 될 것이다.


/변산반도국립공원사무소 자원보전팀 이승호
(기사작성 2008·1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