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堂神이 신령하여… 기도가 있으면 반드시 응답하니…

 

 

띠뱃놀이 고문서 ‘원당중수기’ 서문 공개

중요무형문화재 제82-다호 위도띠뱃놀이 전승지인 부안군 위도면 대리 서진석(75세)씨 집안엔 ‘원당중수기(願堂重修記)’에 해당 되는 고문서가 전해 온다.

이 고문서는 서진석씨 집안에 가보로 전해 오는 수십종의 고문서 가운데 하나로 대리마을 원당을 중수하기 위해 가까이는 위도와 부안을 포함한 전북 지역의 관계자들이, 멀리는 충남, 전남, 황해도 지역 등지의 관계자들이 금품을 희사한 내역을 담고 있는 필사 기록물이다.

이 중수기는 지난해 국립문화재연구소가 추진한 ‘중요무형문화재 영상기록물’ 제작 과정에서 일부 번역됐는데, 제작진의 의뢰로 김모교수가 번역했다.

▲자료제공 서주원ⓒ부안21

 

서문의 번역 내용은 다음과 같고, 문서를 작성한 해인 ‘庚子’는 1900년을 지칭한다.

睠夫大猪項願堂 處在大洋峻峰之上 靈異之氣 特萃於此 而人皆尊瞻崇護者 而惟堂神是靈矣 於齋□有禱必應 而沿八路大□…□會于此 輒先□護 皆得其冥佑 而財殖泰旺焉 香幣之祝 孰不以誠 而但設堂已久 風雨滲漏 惟修葺是急 而第其財力不敷 心上經營 苦無良方 惟願各處大小船僉座中 特念共濟之義 各出一臂之力 隨宜傾助 俾爲斯堂改觀之地 千萬幸甚
庚子 三月 日

돌아보건대, 무릇 대저항리의 원당은 큰 바다의 험준한 봉우리 위에 위치하여 신령스럽고 기이한 기운이 특별히 이곳으로 모여들어, 사람들이 모두 우러르고 숭배합니다. 堂神이 신령하여 □…□기도가 있으면 반드시 응답하니, 8도 沿路에 있는 큰 □…□들이 이곳으로 모여들어 □…□, 모두들 그(堂神의) 그윽한 가호를 받아서 재물이 크게 번성하였습니다. 향과 예물을 올려 축원하기를 누가 정성껏하지 않겠습니까? 다만 원당을 세운지가 이미 오래되어 비바람이 새고 스며들어 보수하여 고치는 것이 시급한데, 財力이 넉넉하지 못하여 마음 속의 경영한 바를 괴롭게도 (실현할) 좋은 방도가 없습니다. 원컨대 각처의 크고 작은 배 여러분들께서 특별히 함께 구제할 의리를 생각하시어, 각각 조그마한 도움이라도 내어서 마땅함에 따라 도와주시어, 이 원당을 일신할 수 있게 한다면 매우 다행이겠습니다.

경자년 3월 일

蝟島都執綱 이인범(手決)
化主 김기서, 서익겸, 이석겸, 신득삼, 백윤서, 백자천, 김치경, 김태서


/서주원
2008·0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