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로불에 구워먹던 보디조개

 

화로불에 밤이나 고구마를 구워먹었다면 모를까,
조개를 구워 먹었다면 의아해들 할 것이다.

그러나 의아해 할 게 없다.
원래 조개류는 구워 먹어야 제맛이다.
양념을 할 필요도 없고, 간을 맞추지 않아도 된다.

아궁이 불이나 화로불에
조개의 꼭지부분을 넘어지지 않게 잘 꽂아두고 한참 있으면
‘피이~’ 소리를 내며 조가비가 쫙 벌어지는데,
이때 화로불에 떨어지는 조가비 속의 국물로 인해
살은 온통 재를 뒤집어쓰기 마련이다.
은박지가 흔한 요즈음이야 은박지에 싸서 구우면 그럴 리가 없겠지만…
그래도 재 닦아내며 먹는 이 조개 맛은 일품이다.

이런 구이용 조개는 뭣보다도 살에 뻘히 없어야 한다.
뻘이 없는 조개류로는 백합, 가무락조개, 피조개, 굴
보디조개(현지명, 살조개) 등이 있는데.
그 중에서 변산의 하섬에 흔했던 보디조개는
어려서 제일 많이 구워 먹었던 조개 중의 하나이다.

살조개
(Protothaca jeodoensis, 백합과)

조간대 중·하부 혼합갯벌에 산다.
몸의 크기는 높이 5 cm 정도, 길이는 6 cm 정도이다.
껍데기는 바지락처럼 세로로 난 골과 성장선이 교차하며
갈색에 짙은 밤색의 반점들이 불규칙하게 나 있는데
개체별로 그 무늬는 각기 다르다.
부안에서는 ‘보디조개’라고 부른다.
(부안 하섬)


글쓴이 : 허철희
작성일 : 2003년 03월 1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