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안리 ‘쌍조석간 당산’

 

▲궁안리 ‘쌍조석간 당산'(전라북도 민속자료 제17호)

부안에 멋쟁이 할머니 당산이 있다.
계화면 궁안리 대벌 마을을 지키는 쌍조석간 당산이
바로 그 멋쟁이 할머니 당산이다.

그렇다면 이 할머니 당산이 왜 멋쟁이란 말인가?

영조 25년(1749)에 세운 이 당산은
높이 3.6m, 밑둘레 2.4m의 거대한 화강석 기둥 위에
한 쌍의 새를 앉혔는데, 그 모습이 매우 특이하고 멋있다.

또, 할머니 당산 곁에는 보조신인 할아버지 당산이 서 있는데,
이 할아버지 당산은 3년마다 마을 뒤 구지산에서 큰 소나무를 베어다 세운다.
할머니 당산은 3년마다 새 할아버지를 짝으로 맞아드리는 셈이다.
그러니 멋쟁이일 수밖에…

이곳 당산제 또한 다른 마을의 당산제에 비해 매우 특이하다.
제사를 마친 후,
당산신의 만족도를 점치는 놀이로 ‘베다라기’라는 놀이를 하는데
무명베 한 필을 동장(洞長)과 화주가 한가닥씩 잡고 잡아당겨
동장이 잡은 손목 근처에서 끊어지면
당산이 할머니 당산이 제사를 만족스럽게 여기는 증표이므로
그해에는 마을에 좋은 일만 있을 것이라는 것이다.

이 ‘베다라기’한 무명베로는 다음날 아침에 당산 할머니 ‘머리얹기’를 한다.
돌기둥 꼭대기에 앉아있는 한쌍의 새를 예쁘게 감아주는 것이다.
이 베다라기와 머리얹기는 다른 마을의 당산제에서 행해지는
줄다리기와 당산 옷입히기의 변형된 놀이형태로 여겨진다

이 마을은 부안군 서도면의 지역으로서
계화도 간척공사가 완공되기 전인 1977년까지만 해도
어업, 염업, 농업을 겸업하여 온 어촌이었다.
조선 말엽에 용동궁(?)에서 뚝을 쌓고
개간한 궁답 안쪽이 되므로 궁안(宮安)이라 불렀다고 하며,
1914년 행정 구역 폐합에 따라 삼간리 일부와
일도면의 구지산, 용화동, 화동의 각 일부와
염소면의 대벌리 일부 지역을 병합하여 궁안리라 칭하였고,
행안면에 속했다.

그 후 계화도간척으로 인구가 늘어나자
1986년 행정구역을 다시 개정했는데,
계화도, 동진면의 양산리, 창북리, 하서면의 의복리,
행안면에 속했던 이 지역 궁안리 일부를 떼어서 계화면을 만들었다.


글쓴이 : 허철희
작성일 : 2003년 02월 2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