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 18일 변산을 찾았다.
꽃샘추위가 아무리 기승을 부려도 오는 봄을 막지는 못하나 보다.
복수초, 변산바람꽃은 이미 다 졌고
노루귀, 꿩의바람꽃, 현호색, 산수유, 생강나무, 목련, 매화 등이
서로 먼저 피려고 아우성을 치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작년 한 해 부안사람들은 계절을 잊고들 살았다.
뙤약볕에 달구어진 아스팔트 위에서
모기에 뜯기며 핵싸움 시작한 것 같은데
언제 나락은 익었는지…, 단풍은 얼마나 곱게 물들었는지…,
가로수의 낙엽이 거리에 딩구는가 했더니
두꺼운 옷으로 몸을 칭칭 감아야만 하는 세한이었고
저들의 야만적인 핵몰이에 몸도 마음도 꽁꽁 얼어야만했다.
그러나
참여 72%, 반대 92%로 뜻을 분명히 했다.
부안의 봄을 막지 마라!
생강나무라는 이름은 가지를 꺾으면 생강냄새가 난다고 하여 얻었다고 한다. 이른 봄 진달래나 개나리보다도 훨씬 먼저 꽃을 피워 봄을 알린다. 꽃 모양은 멀리서는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산수유와 닮았다. 생강나무 열매는 둥글고 지름이 7~8mm되게 자라며 9월에 검게 익는데, 동백나무처럼 기름을 짜서 여인들의 머릿기름이나 전기가 없던 시절에는 어둠을 밝히는 등불용 기름으로도 사용했다고 한다. 차나무가 귀한 북쪽지방에서는 생강나무의 어린잎이 참새 혓바닥만큼 자랐을 때 따서 말렸다가 차로 마신다고 한다. 또한 잎을 따 말려서 튀각도 만들어 먹고 나물로도 먹는데 독특한 향이 나름대로 풍미가 있다고 한다.
산수유는 층층나무과(四照花科)에 속하는 낙엽고목의 열매로 3월말부터 4월초 잎이 나오기 전인 2월 중순이면 꽃이 피기 시작해 4월초까지 노란꽃이 피어 있다. 꽃은 물론 향기도 그윽해 관상수로 많이 심어왔다. 가을이 되면 산수유나무에는 가지마다 빨갛게 열매가 열린다. 이 열매의 씨를 빼내 햇볕에 말린 것이 건피 산수유다.
대개 습기가 있는 산속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로 이른 봄 다른 꽃보다 앞서서 피고 일찍 진다. 꽃의 모양이 너무도 아름다워 양귀비라는 이름이 붙여지기도 했다. 이 풀은 작고 일찍 피어 사람의 관심을 그리 끌지 못하지만 중요한 약재로 쓰여왔는데, 특히 부인혈(婦人血)을 원활하게 하는 데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한다. 또한 모르핀에 견줄 정도로 강력한 진통작용이 있어 현대적으로 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약재라고 한다.
변산반도는 난대성 식물의 북방한계선이자 한대성 식물의 남방한계선이다. 그래서 변산에는 희귀한 식물이 많다. 꿩의바람꽃은 중부 이북의 숲속에서 자라는 다년초인데 변산에서도 자생한다.
글쓴이 : 허철희
작성일 : 2004년 03월 2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