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을 수놓는 ‘하얀 연꽃’ 아이들

‘하얀 연꽃’ 같은 아이들과

“안녕하세요? 백련초등학교에서 왔습니다.”
이렇게 인사를 드리면 언제고 다시 돌아오는 질문이 있다. ‘하얀 연꽃’[白蓮]이라는 이름의 백련초등학교인가?(‘백련’이라는 이름은 하얀 연꽃이 피어났다고 해서 지어졌다는 설이 있으나 이보다는 불교의 아름다운 이름에서 기인한 것이라고 한다.) 아닌 게 아니라 정말 백련초등학교에 오면 학교 현관문 앞에 연못이 있고 6~7월이면 이곳엔 뽀얀 속살을 드러낸 하얀 연꽃과 새색시 볼 마냥 빨간 연꽃이 자리 잡고 있다. 연잎으로 뒤덮인 연못 속에 고개를 내민 연꽃과 소금쟁이, 금붕어 등을 벗 삼아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기에 참 좋은 곳, 백련초등학교!
백련초등학교는 1947년에 개교해 현재 정식 인가학급은 5학급(특수 1학급 포함), 전교생은 21명이다. 한때 300명이 넘었던 학교였지만 아이들 수가 줄고 또 부안 의상봉에 위치한 공군 제8351부대 학구 아이들의 수가 점차 줄어듦에 따라 지금의 21명이 되었다. 이제는 친구들의 눈만 봐도 마음을 알아맞히는 21명의 아이들과 함께 백련초 이야기를 만들어가고 있다.

 

아이들의 마음 밭을 다듬어가는 도예활동

백련초등학교하면 수식어처럼 함께 따라오는 것이 있다. 바로 ‘도예체험을 할 수 있는 학교’다. 부안은 고려자기의 본고장으로 특히 부안 유천리 일대는 전남 강진과 함께 고려자기의 생산지로 유명하다. 백련초등학교에 들어오면 학교 옆에는 도예방이 자리 잡고 있는데 부안 도자기의 역사를 백련초등학교 도예방에서 이어가고 있어서 뿌듯하기만 하다. 2002년에 신축된 도예방은 도예실습실 뿐만 아니라 1차 소성(초벌구이)과 2차 소성(재벌구이)을 각각 맡아서 할 수 있는 가마가 2개나 있고, 도예전시실을 별도로 갖추고 있다.
이곳에서는 타 학교 도예 체험은 물론 본교 아이들의 ‘방과후학교’ 운영과 창의적 체험 활동의 하나인 동아리 활동이 이루어진다. 아이들은 방과후학교 시간과 동아리 활동 시간에 흙을 만지면서 작품을 만들기도 하지만 가슴을 터놓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며 힐링의 시간을 가진다. 어찌 보면 답답하고 힘겨운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 아이들이 매주 손으로 직접 흙을 만질 수 있다는 것은 참 감사한 일이다. 흙을 반죽해 지렁이처럼 길게 만드는 가래 성형 후 꽈리를 틀 듯 흙줄을 쌓아올리는 코딩기법으로 컵을 만들고 흙판을 이용한 판상작업으로 벽걸이 도판도 만들고 전기 물레를 이용해 멋진 찻잔을 만들기도 한다. 이뿐만 아니라 협동작품도 욕심을 내어 보는데 3~4명이 한 조를 이루어 계획을 세운 후 두 달 동안 첨성대를 만들어가는 경우도 있다. 이렇게 백련초등학교 아이들은 쉽게 그리고 자연스럽게 흙과 함께 하는 과정이 있다. 그리고 그 가운데 아이들의 마음 밭은 자연스럽게 다듬어져간다.
도예 활동은 단순히 방과후학교 과정이나 동아리 활동에서 끝나지 않는다. 백련초등학교는 그동안 도예 작품을 가지고 도예전시회를 여러 차례 가졌으며 또 공모전에도 도전했다. ‘제8회 푸른 꿈 맑은 생각 표현전(2014)’에서는 공예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하는 영예도 안았다. ‘엄마 품 어항’이라는 제목의 작품이었는데 엄마 품처럼 따뜻한 마음을 표현한 이 작품에서 아이들의 생각을 읽을 수 있었다. ‘제10회 푸른 꿈 맑은 생각 표현전(2016)’에서도 도예 작품으로 특선과 입선을 하였다. 이렇듯 도예 활동을 하며 만든 작품들은 일상 작업에서 끝나지 않고 아이들의 생각의 깊이를 담은 창작물이 되어 아이들에게 끝없는 도전과 기쁨을 안겨주고 있다. 또한 내년에는 아이들이 만든 작품으로 불우이웃 돕기에도 참여할 생각이다. 아이들이 아이디어를 내고 이 아이디어로 탄생한 작품들을 만들고 구워 판매해 직접 사회에 기부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이렇게 전통예술 속에 미래의 희망을 디자인하고 있다.
도예방에서는 또 다른 특별한 활동이 이루어진다. 바로 평생학습 프로그램인 학부모 및 지역주민들의 동아리 활동이다. 월 1회 이루어지는 동아리 활동 장소인 도예방은 학부모와 지역주민들의 만남의 장소 역할을 하기도 한다. 찻잔 세트, 수저통, 접시 등 생활에 필요한 생활자기부터 전시용까지 다양한 만들기를 하며 함께 정보도 나누고 의견도 교환하는 소중한 시간이 되기도 한다. 요즘에는 맞벌이 가정이 많아서 학부모님들이 많이 참석하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었지만 백련의 도예는 이렇게 시간을 담아 이어져가고 있다.

 

나눔과 배려로 함께 하는 아름다운 동행

백련초등학교는 2012년부터 작고 아름다운 학교로 지정되어 운영되고 있으며, 해양교육시범학교 운영(2009~2010), 전국 100대 교육과정 우수학교 선정(2011), 학력 향상형 창의 경영학교 운영(2012~2014), 학교군 구성 운영사업 중심학교(2012~2014) 등 내실 있는 교육과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리고 현재는 2014년 어울림학교 운영 사업에 공모 · 선정되어 어울림학교 운영(2015~2017)을 하고 있다.
어울림학교 운영은 크게 ‘작은학교 협력형’, ‘마을학교 협력형’, ‘테마형’, ‘공동 통학구형’으로 운영되는데 백련초등학교(중심학교)는 장신초등학교(협력학교)와 함께 ‘작은학교 협력형’ 어울림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작은학교 협력형’ 어울림학교는 농어촌 작은 학교 간 공동 교육과정을 운영하며 소규모 학교의 단점을 보완하고 새로운 또래집단 형성으로 교육 과정의 다양화와 교육 수요자의 만족도를 향상시켜 찾아오는 농어촌 학교 만들기에 목적을 두고 있다.
2014년 12월 어울림학교 공동 교육과정 운영을 위해 백련초등학교와 장신초등학교는 4~5번의 만남을 가졌다. 각자의 학교 나름대로 교육 철학을 가지면서 2015년 두 학교의 공동 교육과정을 세우기 위함이었다. 이를 위해 두 학교의 교사들은 먼저 중심에 아이들을 두고 ‘나눔과 배려로 함께 하는 아름다운 동행’을 주제로 함께 성장해나갈 수 있는 교육 과정을 협의하였다. 여러 차례의 고민과 협의 끝에 협력학습 활동, 통합 학교행사 활동, 수업지원 활동, 학부모 평생학습 프로그램의 4가지 활동을 공동 교육 과정 운영의 큰 틀로 잡았고 이 활동들은어울림주간을 정해 실현해 나가기로 하였다. 어울림주간은 1주일 정도 진행되며 1년에 총 4번, 학기당 2번 운영하기로 하였다. 4번의 어울림주간에는 주간의 특색을 담아 동행1. 창조 어울림주간/ 동행2. 한마음 어울림주간/ 동행3. 도전 어울림주간/ 동행4. 존중 어울림주간으로 주간 이름을 만들었다. 동행1. 창조 어울림주간은 4월 과학축제가 있으므로 ‘창조’를 테마로, 동행 2. 한마음 어울림 주간은 체육대회 등이 들어가 ‘한마음’으로, 동행3. 도전 어울림주간은 독서행사인 저자와의 만남이 있어 나도 작가처럼 ‘도전’해 보는 기회로, 동행4. 존중 어울림주간은 장애인식개선 등 편견을 버리고 서로를 위하는 ‘존중’을 테마로 넣어 각 주간마다 특색을 담아 공동 교육과정을 세운 것이다.
첫 번째 창조 어울림주간은 4월에 이루어지는데 주간이 시작되기 전에 아이들의 어색함을 풀고 함께 어울려보는 시간을 가지고자 먼저 3월에 두 학교 아이들이 만나 협동놀이를 실시하였다. 다움 놀이터 김병철 센터장님을 모시고 협동놀이를 하며 함께하면 그 어떤 것도 두렵지 않고, 우리의 작은 힘이 모여 하나의 커다란 힘이 될 수 있음을 몸으로 체험했다. 이렇게 먼저 얼굴을 보며 지난 겨울 방학을 보내고 난 뒤 서로의 안부를 물으며 한 발 먼저 다가서는 시간을 가진 후 동행 1. 창조 어울림주간을 맞이하였다.

 

어울림을 위한 협력

어울림주간을 통해 녹여지는 협력학습 활동, 통합 학교행사 활동, 수업지원 활동, 학부모 평생학습 프로그램이 담긴 공동 교육과정 운영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먼저 협력학습 활동에는 교과협력 학습과 어울림 동아리 활동이 있다. 교과협력 학습은 두 학교의 동 학년이 학습군을 조직하여 팀티칭 협력 수업을 한다. 아이들 수가 적어서 놀이 수업이 힘든 단원, 협동해서 해결해 나가야 하는 수업, 다양한 사고와 발표로 서로의 생각을 존중해 주며 만들어가는 토론 수업 등 함께 교과협력 학습을 하며 아이들은 성장해 간다. 창의적 체험 활동의 어울림동아리 역시 두 학교 학생이 함께 동아리 활동을 하고 있다. 2016년에는 도예, 만화, 탁구, 요리 산책, 로봇프로그래밍, 페이퍼 크래프트 6개의 동아리 활동을 하고 있다. 이런 다양한 동아리 활동을 하며 아이들은 취미, 특기를 신장시키고 협동적 학습 능력을 키우고 있다.

 

어울림 그 자체의 시간을 가진다

다음 통합 학교행사 활동은 4월 과학 축제, 현장체험 학습, 어울림 한마당, 안전체험 학습, 야영, 생태체험 학습, 독서 행사 등을 함께 한다. 동행1. 창조 어울림주간에 이루어지는 과학축제는 4월 과학의 달 행사가 함께 겸해진다. 2016년도 과학축제는 저학년과 고학년으로 나눈 13개의 수준별 부스 체험과 운동장에서 드론 날리기, 잠깐 쉬어가며 즐기는 엑스박스 체험 등으로 진행하였으며 아이들은 그야말로 과학축제를 즐겼다. 항상 끝날 때면 시간이 부족한 아쉬움과 함께 양손에는 아이들이 만든 체험 결과물로 두 손이 무겁다.
아이들이 손꼽아 기다리는 현장 체험은 이번 해에는 특별하게 진행했다. 의례적으로 학기당 2번씩 이루어지는 현장학습이 아니라 학년군으로 묶어 성취 기준에 근거해 교과와 연계한 현장학습을 시행한 것이다. 재미와 즐거움만을 위한 단순 체험이 아니라 성취 기준에 근거해 교과와 연계한 주제통합 현장학습은 과목 간의 벽을 없애고 학생들이 같은 주제를 다양한 방식으로 사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이에 따른 만족도도 높았다.
독서 행사는 저자와의 만남으로 이루어진다. 2015년에는 동화작가 권혁도 선생님과 함께 ‘세밀화로 보는 곤충세계’를 주제로 이루어졌는데 권혁도 선생님이 책을 쓰시는 과정과 함께 직접 곤충을 살펴보고 세밀화를 그려보는 활동을 하였다. 특히 세밀화 그리는 작업을 도예와 연결시켜 작품을 완성하였는데 평소 도예를 했었던 터라 수준급의 작품도 눈에 많이 띄었다. 그리고 아이들의 숨은 재능을 엿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다. 2016년에는 동화작가 고대영 선생님과의 만남으로 이루어졌다. 작품 속 ‘지원’이와 ‘병관’이가 우리 아이들과 비슷한 나이이고 생활 속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일들을 친근하게 풀어내며 이루어진 작가 고대영 선생님과의 만남은 또 하나의 추억과 함께 작가의 길을 생각해 볼 수 있는 진로 체험도 되는 시간이었다.
야영 또한 아이들에게는 잊지 못할 선물이다. 2015년에는 석포야영장에서 뒤뜰야영을 했는데 직접 밥을 해먹고 텐트도 쳤다. 밤에 실시된 담력 테스트는 아이들에게 긴장과 짜릿함을 동시에 줄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지금도 아이들이 이야기하곤 한다. 야영활동은 조별 메뉴선정에서부터 조원들 역할분담까지 아이들 스스로 계획을 세우고 서로의 의사를 존중해주며 실천해가는 모습에서 몸과 마음이 함께 성장해감을 느낄 수 있었다. 2016년도에는 부안청소년수련원에서 야영 활동을 진행하였다. 다양한 프로그램과 공동생활을 통하여 협동심과 인내심, 그리고 우애와 우정을 두텁게 하는 기회였다.
이 외에도 부안스포츠파크에서 어울림 체육대회를 함께 진행한다. 두 학교의 학부모님들이 한자리에 모여 아이들을 응원하고 함께 경기를 하며 그야말로 어울림 그 자체의 시간을 가졌다.

 

내실 있는 교육과정을 위해

이와 함께 교사들의 수업지원 활동을 함께 하고 있다. 수업지원 활동에는 교직원 한마음 워크숍, 독서토론 동아리, 공동연구 및 연수가 있다.
교직원 한마음 워크숍은 3월초, 그리고 11월말에 이루어진다. 3월에는 어울림학교 공동 교육과정 운영이 진행되기 전 교장선생님을 포함한 전 교직원이 모여 지난해 겨울에 함께 작업했던 1년의 공동 교육과정 일정을 살펴보고 내실 있는 교육 과정을 위한 협의의 시간을 가진다. 전체적인 교육 과정의 큰 틀과 함께 수정, 보완해야 할 점은 없는지 살펴보고 여러 가지 행사진행시 준비해야 할 상황이나 미리 알아야 하는 점 등 광범위한 협의의 과정을 거치는 것이다. 그리고 11월 말에는 공동 교육과정 일정이 마무리 되는 시점에서 학생, 학부모, 교사의 피드백 시간을 가진다. 내년 교육 과정을 세울 때 중요한 자료 역할을 하는 셈인데 1년여의 협력학습 활동, 통합 학교행사 활동, 수업지원 활동, 학부모 평생학습 프로그램을 꼼꼼히 살펴보고 내년 교육 과정에는 어떻게 반영해야 하는지 심도의 협의 과정을 거치는 것이다.
두 학교의 선생님들은 공동연구와 연수의 시간도 함께 갖는다. 공동연구는 교과협력 학습이 있기 전 두 학교 동 학년 선생님들이 모여 함께 수업에 대해서 의논한다. 팀티칭으로 이루어지는 수업인 만큼 교과협력 학습이 있기 전 두 학교의 동 학년 선생님들은 미리 만나 수업할 단원, 내용, 활동에 대해 공동연구를 하는 것이다.
독서토론 동아리 활동 역시 교사들이 아이들을 중심에 두고 고민하는 시간이다. 작년에는 ‘유령에게 말 걸기’(김진경 외), ‘담론’(신영복)을 가지고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다. 발제 형식으로 각 장마다 토론 주제를 가지고 교육 철학을 논하는 시간이었다. 올해는 진로 쪽에 중점을 두어 교사동아리를 운영하고 있다. 아이들이 하고 싶어 하는 것, 아이들이 되고 싶어 하는 것, 아이들의 강점과 약점 등 우리 아이들의 진로고민을 함께 풀어가고 있다.

 

마음속 깊게 자리 잡는 학교 사랑

더불어 연수 또한 교사들의 협의의 과정을 거쳐서 진행된다. 교육 과정을 실현해 나가는데 필요한 연수나 관심 있는 분야의 연수들을 발굴해 함께 알아가는 과정으로 진행된다. 2016년도에는 우리 고장에 관한 연수로 진행되었다. 1학기에는 전북대학교 자연과학대학 생명과학과 식물계통학실험실 연구원이신 최현숙 선생님을 모시고 부안 개암사에서 ‘식물이야기’ 연수를 진행하였다. 부안 개암사에 가서 그곳에 서식하는 식물과 특징들을 살펴보며 부안의 자연 생태를 알아보았다.
2학기에는 특별한 연수를 진행했다. 학교가 몸담고 있는 하서 지역에 대해 알고 싶어 하는 선생님들의 열망으로 부안역사문화연구소 정재철 선생님을 모시고 ‘내 고장 하서지역에 얽힌 이야기’를 알아보았다. 연수 일정은 백련초등학교를 설립한 분들을 알아보고 등용리 성당을 들렀고 고희장군 기념관을 가본 후 의복리와 돈지 일원, 야방모퉁이를 돌아 다시 학교에 도착하는 것으로 진행되었다.
하서(下西)라는 지명은 상서(上西)와 같은 방면지명(坊面地名)으로 오랜 세월 변함없이 유지해 오고 있는 생명력이 강한 땅이름이다. 부안의 치소(治所)로부터 서쪽으로 통하는 큰길의 아래쪽에 있다 하여 하서(下西)라 하였으며, 조선시대 하서방(下西坊)을 중심으로 1914년에 하서면으로 되었다고 한다. 선사시대부터 살기 좋은 고장이어서 생거부안(生居扶安)이라 하면 어염시초(魚鹽柴草)가 넉넉했던 이 고장, 특히 청호(淸湖) 지역을 중심으로 일컫는 말이라고 한다. 백련초등학교 설립 배경에 대해서도 설명을 들을 수 있었는데 백련초등학교가 개교하기 전 이 지역 아이들은 10~15km 떨어진 상서국민학교까지 다녔다고 한다. 이를 딱하게 여긴 홍광표 선생님께서 학교를 세울 수 있도록 도와주셨고 오늘의 백련초등학교가 있게 되었다. 학교 입구에 세워진 홍광표 선생님을 기린 비석이 이를 입증하고 있다.
애환과 재미를 곁들인 정재철 강사 선생님의 이러한 설명을 들으니 김춘수 시인의 ‘꽃’이라는 시처럼, ‘백련초등학교’ 다시 불러보니 우리에게 꽃이 된 학교이자, 우리의 빛깔과 향기에 알맞은 잊혀지지 않는 눈짓이 된 학교가 됐다. 이 연수는 백련초등학교에 근무하고 근무기한이 끝나면 떠나버리는 학교가 아닌, 마음속 깊게 자리 잡고 있는 학교에 대한 사랑이 반영된 연수라 하겠다.
마지막으로 학부모 도예동아리 활동이다. 학부모 도예동아리 활동은 평생학습 프로그램으로 앞에서 언급했듯이 백련초, 장신초 학부모님과 지역주민들이 함께 참여하고 있다. 학교가 평생교육 실천의 장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도예 활동을 하며 자녀에 대한 이해도 높아졌다.
이렇게 어울림학교 운영 사업은 형식적으로 운영되는 게 아니라 이러한 고민과 함께 행복한 교육공동체를 위해 한 걸음 한 걸음 동행하는 과정에 있다.

 

희망을 수놓으며 행복을 만들어가는

학기말이 되면 학생과 학부모님 그리고 교사에게 주어지는 중요한 질문들이 있다. 한 해를 돌아보며 다음 해를 위한 학교 교육과정, 즉 교육철학 세우기에 필요한 질문들이다. 올해 백련초등학교의 교육과정 초석을 다지는 질문 중에 ‘아이들이 백련초등학교를 다니면서 어떤 사람으로 성장하여 행복한 삶을 살기 원하십니까?’라는 질문이 있었다. 그리고 이에 대한 답변들은 다음과 같았다.

‘지혜롭고 믿음직스러운 사람’, ‘밝고 건강한 삶을 사는 사람’, ‘남을 배려할 줄 알고 기본 바탕의 학습 능력이 자리 잡힌 사람’, ‘서로 부족한 점을 도와 배려심을 키워가며 자신감을 갖고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사람’, ‘건강하게 성장하여 꿈을 이루며 사는 행복한 사람’, ‘전교생이 적은 학교지만 친언니, 친오빠처럼 친밀하고 서로 협동하며 이기적이지 않고 곧고 바른 삶을 사는 사람’, ‘매사에 긍정적이며 진취적이고, 주위 사람들과 잘 어울릴 수 있는 사람’, ‘함께 성장하는 기쁨을 아는 사람, ‘자기가 맡은 일에 충실하고 자기 주도적으로 자신의 삶을 책임질 수 있는 사람’, ‘자아를 성취할 수 있는 직업을 가지고 꿈을 위해 성실히 노력하는 인성이 바른 사람’ 등

아이들이 이런 사람으로 자랐으면 하는 답변들 속에는 아이들의 ‘행복’을 바라는 간절한 마음이 녹아있다. 아이들이 행복해야 학부모가 행복하고 이 과정에서 교사 또한 행복과 보람을 느끼는 것은 당연한 것이 아니겠는가? 빨강, 주황, 노랑, 초록, 파랑, 남색, 보라, 색은 다르지만 모두 모여 무지개를 이루듯 저마다의 색깔을 가지고 성장해가고 있는 백련초 아이들과 아름다운 무지개가 뜰 수 있도록 함께 하고 있는 학부모님들과 선생님들이 있는 백련초등학교! 생각만 해도 저절로 웃음이 지어지고 가슴이 따뜻해지는 그런 곳이 우리 학교이기를 바라며 오늘도 백련초는 희망을 수놓으며 행복을 만들어가고 있다.

 

/이형렬(백련초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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