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사(가사)(김봉기)

 

• 종 목 :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제34호
• 분 류 : 무형유산 / 전통연행/ 음악/ 민속음악
• 지정(등록)일 : 2006.06.30
• 소 재 지 : 전북 부안군
• 관리자(관리단체) : 부안군

 

우리나라의 성악(聲樂) 중 정가(正歌)는 가곡(歌曲)·가사(歌詞)·시조(時調)를 통칭하여 사용되는데, 그 중 가사는 조선조 중엽 이후부터 불려오던 장편 가사의 성악곡으로 가사(歌詞)와 가사(歌辭)라는 2가지 명칭이 있으며, 조선 전기에 지어진 100행 내외의 것을 가사(歌詞)라 하고, 조선 후기에 지어진 장편의 것을 가사(歌辭)라 하여 그 둘을 구별하자는 견해도 있으나 오늘날에는 문학장르 명칭으로 가사(歌辭)라는 용어가 보편적으로 사용된다.

가사는 현재 12곡이 전하고 있어 이를 12가사라 부른다. 12곡은 수양산가(首陽山歌)」·「처사가(處士歌)」·「백구사(白鷗詞)」·「죽지사(竹枝詞)」·「춘면곡(春眠曲)」·「상사별곡(相思別曲)」·「어부사(漁父詞)」·「행군악(行軍樂)」·「황계사(黃鷄詞)」·「권주가(勸酒歌)」·「양양가(襄陽歌)」·「매화타령(梅花打令)」등으로, 이 중 「어부사」만이 농암(聾巖) 이현보(李賢輔)가 개작한 것이고 나머지 11편은 모두 작자·연대 미상이다.

12가사의 특징은 전통적인 가사보다 길이가 짧으며, 시조와 같이 음계는 대개 계면조(界面調)로 이루어지며 향제(鄕制)에 속한다. 단조로운 가락의 반복이 많으며, 「상사별곡」·「처사가」·「양양가」만이 5박자 리듬이고 나머지는 모두 굿거리장단의 변형인 4분의 6박자의 도드리장단에 속한다는 데 있다. 반주 없이 혼자 부르는 것이 원칙이지만, 피리, 해금, 대금, 장구 등으로 반주를 해도 무방하다. 가사의 반주법은 ‘수성(隨聲)가락’이라 하여 노래가락에 따라 반주한다.

현재 전하는 12가사는 하규일(河圭一, (1867~1937)) ·임기준(林基俊(1868~1940))에 의하여 그 유음(遺音)이 전창(傳唱)되었으며, 1971년에 이주환(李珠煥), 1975년에 정경태(鄭坰台)와 이양교 (李良敎)가 중요무형문화재 제41호 가사예능보유자로 지정되었다.

이들 명인들 중 석암(石菴) 정경태(鄭坰台, 1916∼2003) 명인은 부안 주산 출신으로 조선 선비의 기개와 풍류가 흐르는 ‘백구사(白鷗詞)’ 등 12가사를 잇고, 또 시조(詩調)를 생활 노래로 보급해 국악의 생활화에 기여한 국악계의 걸출한 인물이다.

그는 16살 때부터 오성현, 김춘경, 이도삼, 오윤명, 임재희 등에게 시조를, 또 24살 무렵엔 두봉 이병명인에게 가곡과 가사 전 바탕을, 전추산 명인의 단소 영산회상을 모두 채보하면서 배웠고, 임석윤 명인에게 거문고 영산회상을, 김용근 명인에게 거문고 가곡 반주를 각각 배웠다. 1963년에 대한시우회를 창립해서 회장에 취임하고, 1975년에는 중요무형문화재 41호 가사 예능보유자로 지정되었으며, 1997년에는 대한민국 문화훈장 보관장을 수상했다.

그는 전국 각지의 다양한 시조(時調)를 접하며, 각 지방의 방언처럼 시조 또한 부르는 방법이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고는 시조의 대중화를 위해 ‘석암제(石菴制, 율려상조법律呂相調法을 근거로 하여 시율선보旋律線譜를 만들어 보급한 시조)’를 창안했다. 시조는 경재(京制)ㆍ향제(鄕制)로 분류되지만, 현재는 전국적으로 석암제가 널리 불려지고 있다. 그는 또 부르는 이마다 제 각각인 시조창의 보표(譜表)를 처음 만들어서 ‘시조보(時調譜)’를 완성하기도 했다.

정경태 명인의 혼은 고(故) 고민순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제21호), 김봉기(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제34호)에 의해 부안에 면면히 이어지고 있다.

1935년 부안 주산에서 태어난 김봉기 명인은 정경태 명인과 한마을에 살면서 가사를 배우고, 정경태 명인이 고향을 떠난 후에는 고민순 명인에게서 배웠다.

김봉기 명인은 청이 맑고 고요할 뿐 아니라 고음처리에도 끊길듯하면서도 끊기지 않고 구슬이 굴러가듯 유연하게 소리를 이어가는 느낌이 듣는 이에게 큰 감동을 준다. 그런 그는 가사 뿐만 아니라 시조창에도 뛰어나 전주전국남여시조경영대회, 부용전국남여시조경창대회, 전주전국남여시조경창대회, 전국남여시조가사가곡경창대회 등, 많은 대회에서 입상하였다.

/허철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