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 채석강·적벽강 일원(扶安 彩石江·赤壁江 一圓)

 

▲채석강 해식동굴

 

• 종 목 : 명승 제13호 
• 분 류 : 자연유산 / 명승/ 자연경관/ 지형지질경관
• 수량/면적 : 341,378㎡(지정구역)
• 지정(등록)일 : 2004.11.17
• 소 재 지 : 전북 부안군 변산면 격포리 301-1등
• 소유자(소유단체) : 국유, 사유
• 관리자(관리단체) : 전북 부안군수

 

격포리 해안의 채석강과 적벽강의 지형은 중생대 백악기에 형성된 퇴적층이다. 이는 과거에 이 일대가 바다나 육지의 호수였음을 말해준다.

“약 7,000만 년 전(중생대 백악기 말)의 대규모 지각변동으로 저지대를 이루는 분지가 여러 곳에 생겨났고, 이곳으로 물이 흘러들어 거대한 호수가 만들어졌다. 여기에 오랜 세월 동안 때로는 자갈과 모래가, 때로는 셰일과 진흙이 강물을 타고 내려와 여러 겹의 퇴적층이 형성되었다. 이후 신생대에 들어와 이 퇴적층은 지반의 융기로 지표에 드러나게 되었고, 제4기가 시작된 약 200만 년 전부터 수차례의 수면 변동에 의해 깎이고 잘려 나가면서 지금의 퇴적층 단면을 드러냈다. 지금도 채석강은 바다의 물결에 의해 육지 쪽으로 계속 침식을 받고 있다.”
<출처/「한국지형산책」 이우평 저 푸른숲 발행>

이 호수를 ‘격포분지’라고 하며, 격포분지를 구성하는 퇴적층을 ‘격포층(Kyokpo Formation)’ 또는 ‘격포리층(The Kyokpori Formation)’이라고 한다. 격포리층은 선캠브리아시대의 편마암과 백악기 화강암을 부정합으로 덮고 있으며, 산성 화산암류에 의해서 정합적으로 덮인다. 격포리층의 두께는 500m 이상이며, 역암, 역질 사암, 사암, 사암/이암 교호층, 응회암, 암회색 이암 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주변의 화강암체로부터 기원한 각력암을 포함한다.

전남대학교 지구환경과학부 전승수 교수(퇴적학)는 격포리층은 격포항 맞은편에 위치한 위도에서도 발견된다며 약 7,000만 년 전에 있었던 호수와 그 주변의 환경에 대해 “격포리 일대의 퇴적 규모는 중생대 백악기의 다른 호수들에 비해 작은 편이었지만, 호수는 길이가 대략 수십km, 최대 수심 200~300m에 이르렀을 것이다. 그리고 주변의 건조한 산지에서 공급된 많은 퇴적물을 머금고 빠르게 흘러가는 붉은 강들이 호수 주변에 여럿 분포했을 것이다.“고 설명한다.

문화재청은 2004년 11월 15일 채석강과 적벽강 일원을 명승 제13호 ‘부안 채석강·적벽강 일원(채석범주일원)’으로 지정하였다. ‘채석범주(採石帆舟)’는 격포연안에 떠 있는 배들이 아름다운 채석강·적벽강 과 어우러진 경관을 말하는 것으로 변산팔경 중의 일경이다.

이곳 해안은 변산반도에서 서해바다 쪽으로 가장 많이 돌출된 지역으로 해안지형의 자연미가 뛰어날 뿐만 아니라 강한 파랑에너지의 영향으로 형성된 높은 해식애 및 해식동굴, 파식대, 습곡, 단층, 절리 등 지형학적, 지질학적 자료들이 넘쳐나 ‘지질학교과서’와도 같은 곳이다.

그런가 하면 후박나무(천연기념물 제123호 부안 격포리 후박나무 군락)가 숲을 이루고 자생하는 등 식생환경이 우수한 곳으로 보존 및 활용가치가 높은 곳이다.

채석강(採石江)

변산반도 서쪽 끝의 격포항 오른쪽 닭이봉 일대 1.5㎞의 층암절벽과 바다를 총칭하는 지명이다. 당나라 시인 이태백이 술을 마시며 놀았다는 중국의 채석강과 흡사하다고 하여 지어진 이름이라고 한다.

채석강은 변산반도를 대표하는 경관으로 단층과 습곡이 유난히 발달된 기암절벽 천층석은 파도의 침식을 받아 곳곳에 해식동굴을 형성하고 있고, 바닥층은 파식지대를 이루고 있다. 이러한 채석강의 지형은 약 7,000만 년 전(중생대 백악기)에 지각변동으로 형성된 퇴적층으로 노출된 퇴적층을 보면 그것이 쌓일 당시의 격포분지 환경을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다.

“현재 노출되어 있는 채석강의 퇴적층 절벽은(격포리층)은 하부에서 상부로 가면서 역암에서 이암으로 입자가 작아지는 경향을 보인다. 채석강 해수면 부근의 암석은 검은색의 이암과 실트암으로 되어 있어 얇은 책이 연상되지만, 윗부분은 층리가 두껍게 나타나는 사암 곳곳에 얇은 역암층이 끼어 있으며, 퇴적 구조상 채석강의 아래층일 것으로 보이는 봉화봉 남쪽에는 큰 바위들이 포함된 역암층이 두껍게 나타난다. 이런 퇴적 구조로 볼 때 역암층이 쌓인 환경은 수심이 얕고 경사가 급한 수중 삼각주 사면과 평원이었으며, 퇴적은 비교적 단시간에 빠르게 진행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입자가 고운 이암과 실트암은 비교적 평온하고 깊은 호수 속에서 천천히 오랫동안 퇴적되었을 것이다.”

<출처/「한국지형산책」 이우평 저, 푸른숲 발행>

▲적벽강 단애

적벽강(赤壁江)

적벽강은 채석강에서 북쪽으로 해안을 따라 약 2km 지점인 격포리 죽막동의 해안 절벽 일대를 총칭하는 지명으로 죽막동 들머리에서부터 후박나무군락지(천연기념물 제123호), 수성당(水城堂)이 있는 용두산(龍頭山)을 돌아 여울굴을 감도는 층암절벽과 암반으로 이어지는 약 2㎞의 해안을 말한다. 적벽강 또한 송(宋)나라 시인 소동파(蘇東坡)가 놀았다는 중국의 적벽강과 흡사하다 하여 지어진 이름이라고 한다.

적벽강은 채석강과 같은 시기, 같은 곳, 같은 조건에서 형성된 퇴적층으로 역암과 황토가 뒤범벅된 채 퇴적, 산화되어 붉은 색조를 띠며, 파랑에 침식되어 역암에서 떨어져 나온 형형색색의 돌들이 오랜 세월 파도에 휩쓸리며 둥근 자갈 해변을 이루고 있다.

적벽강에서는 국제적으로도 희귀한 페퍼라이트(peprite)가 발견되고 있다. 후추를 뿌린듯하다 하여 후추암이라고도 하는 페퍼라이트는 물기가 많고 아직 고화되지 않은 퇴적물을 뜨거운 용암이 일시에 덮거나 그 속으로 파고들면 퇴적물 내부의 수분이 급격히 끓어올라 수증기의 폭발이 일어나는데 이 과정에서 퇴적물과 용암이 뒤섞여 굳은 퇴적암을 말한다. 따라서 이 일대는 중생대 백악기 말의 화산 폭발에 의해 뜨거운 용암이 격포분지 안으로 흘러들어와 맹렬하게 가스를 내뿜으면서 튀어 올랐을 것이다.

전남대학교 지구환경과학부 전승수 교수는 “엄청난 열기를 지닌 화산쇄설물이 물과 접촉할 때의 가공할 폭발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쉽게 냉각되지 않을 만큼 수심이 얕아야 하고, 분출구로부터의 이동 거리 또한 가까워야 한다고 말한다. 중생대 백악기 말 격포분지로 뜨거운 화산 물질이 유입될 때는 최대 수심이 70~80m 정도로 이전보다 얕았으며, 화산 분출구 또한 호수에 인접해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대규모 화산 쇄설물이 곳곳에 쌓이면서 호수로 유입되는 퇴적물이 일시적으로 차단되거나 물길이 바뀌기도 하며 호수가 점차 얕아졌다.”고 설명한다. 결국 호수 가까운 곳에서 분출한 용암은 호수의 생명을 단축하는 역할을 한 것이다. 그 흔적을 격포리층 위를 덮고 있는 유문암질 화산암에서 찾을 수 있다.

<참고문헌/「변산반도국립공원 자연자원조사-2009년」 변산반도국립공원 발행/「한국지형산책」 이우평 저 푸른숲 발행>

/허철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