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암사영산회괘불탱및초본(開巖寺靈山會掛佛幀 및 草本)

• 종 목 : 보물 제1269호
• 분 류 : 유물 / 불교회화/ 탱화/ 불도
• 수량/면적 : 2폭
• 지정(등록)일 : 1997.08.08
• 소 재 지 : 전북 부안군 상서면 개암로 248, 개암사 (감교리)
• 시 대 : 조선시대
• 소유자(소유단체) : 개암사
• 관리자(관리단체) : 개암사

개암사영산회괘불탱은 1749년(영조 25년) 당대 대가로 알려진 승려화가 의겸(義兼) 외 12명의 비구(比丘)가 공동 제작한 영산회상도이다. 괘불은 세로 13.25m, 가로 9.19m로 삼베바탕에 채색했으며, 초본(밑그림)은 세로 14m, 가로 9m로 한지에 묵선(墨線)으로 그렸다. 이 초본은 지금까지 발견된 유일한 예로서 자료적인 가치가 크다.

개암사영산회괘불탱은 석가불을 중앙에 크게 배치하고, 좌우에 문수?보현보살을, 뒤쪽에는 다보여래, 아미타여래, 관음보살, 세지보살을 배치하여 석가칠존도(釋迦七尊圖) 형식을 취하고 있으나, 본존불의 두광(頭光, 부처나 보살의 정수리에서 나오는 빛) 좌?우에 등장한 화불(化佛)인 지권인(智拳印)의 비로사나불과 설법인(說法印)의 노사나불로 미루어 본존불은 비로나자삼신불의 화신(化身) 석가불이다.

오른쪽 어깨를 드러낸 우견편단(右肩偏斷)의 법의(法衣)를 걸친 석가불은 중앙계주(中央?珠)를 갖춘 나발(螺髮, 소라껍데기처럼 틀어 말린 모양)의 머리 모양에 장방형의 얼굴 가운데로 몰린 눈과 쳐진 눈썹, 큰 코, 작은 입의 표정이 근엄하며, 오른 손은 내리고 왼손은 가슴 앞으로 들어 엄지와 무명지를 맞댄 듯한 손 모양을 하고 있다.

키처럼 생긴 광배를 지닌 석가불은 머리가 큰 편이지만 균형 잡힌 늘씬한 신체이며 어깨 등에서 경직된 면이 엿보인다. 선들은 매우 정밀하면서도 세련되어 화면전체에 강한 인상을 풍겨주고 있으며, 채색은 주로 붉은색과 녹색 계열에 군청색이 깃들여 있어 강한 색채대비를 보여준다. 특히 석가불 가슴에 굵은 선으로 큼직하게 그려진 ‘卍’자라든가. 문수?보현보살의 가슴의 영락장식에 보이는 태극무늬는 한층 장식적인 면을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화면을 꽉 채운 구도와 다소 경직되어 보이는 인물표현, 정밀하면서도 세련된 선, 강렬한 색채 등은 18세기 중엽의 양식적 특징을 보여주는 우수한 작품으로 천신(天信)이 그린 내소사괘불탱화의 기본 구성을 따르면서 불?보살의 크기와 배치를 약간 변화시킨 작품이다.

의겸의 작품으로는 개암사영산회괘불탱화 외에도 경상남도 청곡사(1722년), 운흥사(1730년) 및 전라북도 무주 안국사(1728년)등 4점의 괘불을 비롯하여 크고 작은 불화 17점이 주로 전라도와 경상도 일원의 사찰에 전해지며 의겸의 활동기간은 40여 년에 이른다. 특히 현재까지 발견된 의겸의 작품 4점의 괘불탱화는 크기에서 압도적이고, 안정된 구도와 굵은 필선은 거침없으면서도 부드럽게 구사하였으며 밝고 화사한 채색이 당대 최고의 화사(畵師)승이었음을 증명하여 주고 있다.

/허철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