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산반도국립공원의 깃대종 ‘변산바람꽃과 부안종개 이야기’

 

▲변산바람꽃

 

 

 

변산반도국립공원에는 996여종의 동물과 877여종의 관속식물이 서식하고 있는데 이 많은 생물종 중 관심을 끄는 종이 바로 변산반도의 깃대종인 변산바람꽃과 부안종개이다. 깃대종이란 특정지역의 생태적·문화적·지리적 특성을 반영하는 상징적인 야생 동·식물로써 사람들이 보호해야할 필요성을 인정하는 종으로 2007년 국민의 투표와 설문조사를 통해 전국의 국립공원마다 2종씩 선정되었다.

변산바람꽃(Eranthis byunsanensis B.Y.Sun)은 미나리아재비과에 속하는 식물로 변산반도에서 처음 발견되어 변산바람꽃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높이는 10㎝정도이며 내변산일대의 햇볕이 잘 드는 습윤한 지역에 자생하는 다년초이다. 이른봄 눈이 녹기도 전 성급하게 꽃망울을 터트리는 야생화이며 학술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1993년부터로 같은 해 전북대학교 교수 선병륜이 변산반도에서 채집해 한국 특산종으로 발표하였기 때문에 학명도 발견지인 변산과 그의 이름이 그대로 채택되었다. 변산반도 외에 마이산, 지리산, 한라산, 설악산 등지에서도 자생하며, 꽃이 매우 앙증맞고 예쁘장해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어 ‘변산아씨’라는 예명도 가지고 있다. 개화시기를 맞는 이른 봄 무분별한 채취 및 사진촬영 등으로 인하여 서식지가 파괴되면서 개체수가 점점 줄고 있어 보호가 필요한 식물종이다.

변산바람꽃의 모양을 자세히 살펴보면 꽃잎처럼 보이는 하얀 부분은 꽃잎이 아닌 꽃받침이고 그 안에 깔때기처럼 보이는 녹색부분이 꽃잎이다. 진짜 꽃받침 밑에서 마치 꽃받침처럼 보이는 부분은 총포라는 기관으로 꽃이 피기 전 여린 꽃받침을 보호해주는 역할을 한다. 변산바람꽃 외에도 꽃받침이 꽃잎처럼 보이는 식물들이 있는데 대부분의 바람꽃류와 할미꽃, 노루귀, 산딸나무 등이 그러하다. 지리학적으로 설악산을 자생할 수 있는 북방한계선으로 살아가고 있는데 변산반도보다 설악산에서 먼저 발견되었다는 이야기가 들리기도 한다. 만약 이 이야기가 사실이라면 변산바람꽃이 아닌 다른 이름으로 살게 됐을지도 모르겠다.

▲부안종개

부안종개(Iksookimia pumila)는 1987년 신 아종으로 발표된 한국 특산종으로 전라북도 부안군 변산반도를 흐르는 백천(봉래구곡)에만 제한되어 분포하고 있다. 물이 맑고 차가우며 자갈과 모래가 깔린 바닥과 수초가 우거진 곳에서 서식하는 잡식성 어종이다. 성어의 전장이 60~70mm 정도인 소형종이며 백천의 중상류에서는 우점종으로 나타난다. 부안종개는 2급수 이상 맑은 물에서만 서식하며 모래 속에 파묻혀 있거나 자갈 틈 속에 숨어 있기를 좋아하는데 1996년 부안댐이 건설되어 서식지가 좁혀져 우리의 보호가 절실히 필요한 물고기이다.

모양은 마치 미꾸라지처럼 생겼으며 움직임이 적고 개체수가 워낙 적어 변산반도를 방문하여도 쉽게 찾아보기 어려운 물고기이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부안종개를 만나게 된다면 그날 로또복권 한 장을 구입하여도 괜찮을 법한 운수가 따른다고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변산반도국립공원사무소 자원보전팀 양주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