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변산반도국립공원이 지정된 지 20년이 되는 의미 있는 해입니다. 변산반도국립공원은 국립공원관리공단이 설립된 1년후인 1988년 6월 11일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습니다. 당시 공원관리이념은 70년대의 지역개발위주의 기반시설조성에서 한단계 발전하여 훼손된 생태계를 보호하기 위하여 보전과 개발을 조화롭게 추진하는 단계에 있었습니다. 1987년 국립공원관리공단이 창립되고 1988년 변산반도국립공원과 월출산 국립공원을 마지막으로 20개의 지정된 이후 보다 체계적으로 국립공원을 관리하기 위해여 많은 발전과 변화가 있었습니다. 특히, 1998년 2월 28일 국립공원관리공단이 내무부 산하에서 환경부 산하로 이전하면서 보전지향적 국립공원관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습니다.
국립공원으로 지정되기 전의 변산반도는 도립공원으로서 지방자치단체에서 관리하고 있었습니다. 이 당시 국립공원은 이용을 장려하고 더 많은 관광객을 끌어 모으기 위한 지방자치단체의 개발정책 시행으로 자연훼손이 계속적으로 유발됨으로써 국립공원으로서 진정한 가치를 보전하기 위한 체계적인 관리가 이루어지지 않아 많은 문제점을 표출하게 되었습니다. 이는 국립공원의 전문적인 관리기관인 국립공원관리공단이 출범하게 되는 중요한 이유중의 하나로서 작용하는데, 지자체 관리 당시에는 경제개발의 미명아래 국토의 이용·개발에 중점을 둔 정책의 추진과 함께 자연환경관리업무가 어려부처에 분산관리되고 있어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자연환경보전정책을 수행하기가 매우 어려웠던 현실을 개선하고자 하는 국가적 염원에 맞추어 공단설립에 즈음하여 도립공원으로 지정되어 있었던 변산반도를 국립공원으로 승격시켰던 것입니다.
국립공원 지정 당시 변산반도국립공원은 공원구역이 복잡하고 많은 지역주민이 공원내에 거주하고 있었는데, 변산반도가 국립공원으로 지정될 당시 국립공원구역의 상당부분이 사유지인 상태로 지정되었음에도 당초 지역주민들의 반발은 그리 크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자기 소유의 토지를 국립공원으로 지정해 달라는 요청이 있을 정도였습니다. 이는 국립공원으로 지정되면 관광객 유치를 위한 투자가 활발해 지고, 이에 따라 토지가격의 상승 및 관광객 증가로 인한 지역경제의 활성화가 이루어질 것이라는 예상 때문이었습니다. 실제로 국립공원지정 초기에는 도로, 숙박시설 등의 관광기반시설이 새로이 만들어 지면서 이러한 기대를 충족하는 듯 하였습니다. 그러나 애초에 국립공원의 개념은 이러한 관광객 유치를 위한 무제한적인 개발보다는 국립공원의 수려한 자연경관 및 자연자원을 보존하고 그간 무분별한 이용을 억제하며, 이용과 보전의 조화를 통하여 좀더 많은 국민 또는 후손이 국가의 소중한 자원을 더욱 소중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취지였고, 따라서 필연적으로 지역주민과의 마찰은 피할 수 없었던 것입니다.
변산반도가 국립공원으로 지정되면서 기존의 관리정책과는 다른 정책이 시행되기 시작하였습니다. 우선 80년대의 숙박·상업시설 설치 등의 관광개발위주의 정책에서 벗어나 그대신 국민들이 좀더 자연을 가까이서 즐길 수 있도록 하는 편의시설확충 정책이 있었습니다. 이때만 하더라도 국립공원은 다양한 시설과 편의시설이 완비되어야 “국립공원답다”라는 평가가 이루어지는 시기였으며, 이 시기에 탐방로의 자연친화적 정비, 채석강지구 야영장 및 내소사지구 주차장의 확충, 안전한 탐방을 위한 안전시설 등이 설치되었습니다. 이러한 시설은 국립공원의 훼손과는 개념을 달리하는 국립공원의 훼손방지차원의 시설로서 기존의 관광편의시설과는 다른 자연친화적인 편의시설을 설치함으로서 국립공원을 유원지의 개념에서 학습의 장으로 변모시키는 계기가 되었고, 보전과 이용의 조화라는 국립공원관리의 이념을 실현하는 정책의 일환으로 추진되었던 것입니다.
2000년대에 들어오면서 국립공원의 보전가치가 더욱 증대함에 따라 변산반도국립공원의 관리목표도 건강한 국립공원을 조성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이는 생물다양성을 극대화하고 생태적 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멸종위기종 보호증식을 위한 효율적 관리시스템 구축, 여가트렌드 변화에 부응하는 양질의 탐방환경과 경험 제공, 다양한 이해관계자와의 지속가능한 협력체계 구축, 과학적 공원관리를 위한 자료 축적 등 자연보전과 고객만족을 실현하기 위하여 국립공원의 가치를 증대시키는 선진적인 정책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지난 6월 11일에는 서해안 자연생태계의 보고이자 유구한 문화자원이 산재해있는 역사문화의 장으로서 연간 백오십만명의 국민들이 찾는 변산반도국립공원을 더욱 잘 보전하고 발전하는 국립공원이 되기 위한 자리로서 매김하기 위한 홍보의 날을 내소사전나무숲길에서 거행하였습니다. 성년이 된 이제부터 변산반도국립공원은 20년 동안 성장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미숙하고 서툰 점이 있었다면 더욱 성숙하고 듬직하게 거듭나야 할 것입니다.
변산반도국립공원은 지정될 당시부터 지금까지도 계속적인 위협에 시달려 왔습니다. 그 위협은 다름아닌 인간의 개발욕구였던 것입니다, 그러나 자연환경의 특성상 대체할 수 있는 것이 없고, 인간이 자연에 개입되었을 때 결과를 알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한번 파괴된 생태계를 회복하는데는 엄청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여 결국 그 피해는 인간에게 다시 돌아온다는 당연한 귀결을 생각할 때, 무엇이 우리 인간에게 더욱 값진 선물을 줄 것인지 깊이 생각해 보아야 할 것입니다. 우리 모두 건강하고 활력있는 숲, 바다, 인간이 어우러진 진정한 국립공원으로서 변산반도국립공원을 만들어 나가야 할 것입니다.
/변산반도국립공원사무소 공원행정팀 최관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