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학자 서택환을 만나다
“김철수는 백산면 원천리에서 태어났다. 이곳은 동진강 수로가 닿는 곳으로 아버지는 쌀 위탁판매업을 하는 넉넉한 소지주였고 재주가 있는 이들의 교육에 열성이었다.
그 당시 이평면 말목에는 구례 군수를 지내다 부모 상(喪)을 당하여 군수직을 사직한 서택환이 서당을 열고 있었다. 김철수는 그를 통해서 한국의 선비 정신을 배웠으며, 민족의식에 눈을 뜨게 됐다. 서택환은, “우리나라가 다 망해 간다. 너희들이 일어나 독립운동을 해야 한다”라고 가르쳤다. 후일, 사상운동을 하다가 구속되어 재판을 받을 때, 예심판사가 누구를 사숙했냐고 묻자, 자신은 유학자인 서택환의 영향을 받은 사람이라고 주장하여 재판정에 모인 사람들이 서택환이 누구냐며 수군거렸다. 김철수는 ‘서택환 선생의 영향으로 사람노릇을 한다’고 자주 얘기했었다. 이런 점에서 본다면, 김철수는 전통유학에 조예가 깊은 지식인으로서 전통유학과 독립운동을 위한 사회주의의 결합이라는 한국사회주의 사상가의 특징을 잘 보여준다…“ (정재철의 ‘김철수, 민족의 해방과 하나됨을 위한 고독한 삶’ 중에서)
지운 김철수는 말년 지독히 가난했지만 주머니 털어 존경했던 스승의 비를 세웠다.
김철수 · 2
어린 날 백산면 원천리에서
정읍군 이평면까지
시오리길 한학을 배우러 다녔습니다
선생의 함자는 서자 택자 환자였습니다
그분에게서 시와 자연
독립의지도 배웠습니다
당신 말년 지독히 가난했지만 주머니 털어
존경했던 선생 비석 세웠습니다
/이용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