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산에서 제일 먼저 피는 꽃은 복수초이다.
그러기에 해마다 이맘 때 쯤이면 봄눈이 내려주길 기다리고 또 기다린다.
눈속에 피어 있는 복수초를 찍고 싶어서이다.
기다리는 자에게 복이 찿아 온다던가? 드디어 기회가 오는 듯,
지난 주 말 일기예보는 ‘전국에 비 또는 눈’이었다.
일기예보는 신통방통 적중했다.
토요일 내내 날씨가 험상궂더니 저녁나절 무렵 눈발이 비치기 시작했다.
얼마나 기다렸던 봄눈이란 말인가.
마치 어린아이처럼 연신 밖을 내다보며 ‘오냐 많이 많이 내려다오’
일요일 아침 서둘러서 변산으로 향했다.
(장소는 밝히지 않겠다. 여러해살이풀이기에 집에서 기르려고
심하게들 남획하기 때문이다.)
눈은 계속 내렸고, 강치 탓에 눈이 녹지않고 쌓여 로면이 꽤 미끄러웠다.
그런데 호사다마라고 했던가?
일행은 사진기를 꺼내지도 못하는 불상사를 맞았다.
눈이 너무 많이 내려 키작은 복수초를 덮어버렸기 때문이다.
눈은 금새 그칠 것 같지 않았고…,
도저히 어찌할 수 가 없어 눈속을 더듬어 꽃이 피어 있는 것만 확인하고는
산을 내려왔다.
그 이튿 날 아침,
어제와는 사뭇 다르게 날씨가 쨍해서 벌써 눈이 녹고 있었다.
상황이 상황인지라 뛰다싶이 산을 올랐다.
그곳 산언덕에는 정말 장관이 펼처져 있었다.
복수초가 하얀 눈을 뚫고 노란 얼굴을 내밀고 있었다.
정신없이 셔터를 눌러대자니 눈은 금새 녹아 버렸다.
1시간만 늦었어도 ‘상황끝’이었을 뻔 했다.
그러기에 만족감은 더 했다.
복수초 Adonis amurensis REGEL et RADDE *미나리아재비과 복수초는 행복과 장수를 상징하는 꽃으로 이른 봄(2~3월) 가장 먼저 미나리아재비과에 딸린 여러해살이풀로 높이 25cm 이내로 꽃은 노란색으로 두상 화서를 이루고 꽃받침은 흑록색으로 여러 개이며, 꽃은 2~3월에 눈 속에서 노랗게 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