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범 연작 시] 지운 김철수2 – 당신 말년 지독히 가난했지만…

  한학자 서택환을 만나다 “김철수는 백산면 원천리에서 태어났다. 이곳은 동진강 수로가 닿는 곳으로 아버지는 쌀 위탁판매업을 하는 넉넉한 소지주였고 재주가 있는 이들의 교육에 열성이었다. 그 당시 이평면 말목에는 구례 군수를 지내다 부모 상(喪)을 당하여 군수직을 사직한 서택환이 서당을 열고 있었다. 김철수는 그를 통해서 한국의 선비 정신을 배웠으며, 민족의식에 눈을 뜨게 됐다. 서택환은, “우리나라가 다 망해 간다. 너희들이 일어나 독립운동을 해야 한다”라고 가르쳤다. 후일, 사상운동을 하다가 구속되어 재판을 받을 때, 예심판사가 누구를 사숙했냐고 묻자, 자신은 유학자인 서택환의 영향을 받은 사람이라고 주장하여 …

[이용범 연작 시] 지운 김철수1 – “그는 이미 큰 사람이었습니다”

이용범 시인은 그의 두 번째 시집 ‘남은 사람은 떠난 사람에게'(2006년)에 ‘지운 김철수’ 연작시 26편을 발표했다. 부안21은 이 시인의 허락을 얻어 이 시들을 연재해 올릴 계획이다. /부안21   지운 김철수 · 1 1893년 부안군 백산면 원천리에서 태어났습니다 화호보통학교 다니면서 일본인 선생에게 일본 아이와 성적이 뒤바뀌었다고 통 크게 따진 어린 시절 그는 이미 큰 사람이었습니다 /이용범

‘남은 사람은 떠난 사람에게’

  포구는 이미 자신이 더 이상 포구가 아닌 줄 압니다 뱃길은 진작 지워진 손금이고요 메마른 갯벌에 햇살은 차라리 서럽습니다 봄입니다 빈 포구에 물결 대신 봄바람이 일렁입니다 갈대는 그리움으로 흔들립니다 [알림] 이용범 두 번째 시집 출판기념 떠난 사람은 남은 사람에게 남은 사람은 떠난 사람에게 그리운 편지를 씁니다 나문재가 불긋 파릇한 글씨로 마른 갯벌에 받아씁니다 ㅊㅏㅁㅁㅏㄹㄹㅗ ㄱㅡㄹㅣㅂㄷㅏㅇㅣㅇ 이용범 시 이용범 시인은 부안 줄포에서 태어나 원광대 국문과를 졸업했다. 원광대 재학시절 고려대 현상문예(1985년), ‘소설문학’ 신인상(1986년) 당선으로 문단활동을 시작했으며, 5세대 동인으로 활동 중이다. 동인시집으로는 <그리움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