易安室(이안실)의 寄傲(기오)-지운 김철수 22주기, 이안실을 찾아서

    지난 3월 15일 지운 선생 22주기를 맞아 부안의 지인들과 함께 지운 선생을 찾았다. 백산면 대수리의 지운(遲耘) 김철수(1893~1986) 선생이 1968년에 손수 지으신 토담집 이름은 이안실(易安室)이었다. 중국 동진의 시인 도연명(陶淵明, 365~427)처럼 귀거래(歸去來)를 한 것이다. 도연명은 팽택현의 현령이었다. 그가 받았던 녹봉은 쌀 닷 말이었나 보다. “나는 5두미(五斗米)를 위하여 향리의 소인(小人)에게 허리를 굽힐 수 없다”고 개탄하였다 한다. “돌아가자!(歸去來兮 귀거래혜) 고향 전원이 황폐해지려 하는데 어찌 돌아가지 않겠는가.(田園將蕪胡不歸 전원장무호불귀)”라고 귀거래사(歸去來辭)를 부르며 고향으로 돌아와 땅을 파고 밭을 일구었다. 귀거래사의 진수는 다음 대목에 있다 할 것이다. …

생존 위해 쌓은 제방 주민생존 위협-네덜란드, 제방 안으로 바닷물 끌어들이며 생태계 복원에 진력

간척의 나라, 제방의 나라, 풍차의 나라로 알려진 네덜란드는 현재 자연의 역습을 받으며 심각한 고민에 빠져 있으며, 더 이상의 간척을 포기하고 제방 안으로 바닷물을 끌어들여 생태계 회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본지 기획취재팀이 지난 9월 초에 네덜란드의 주요 간척지와 생태계 복원 현장을 취재하였다.<편집자>  유럽의 북서쪽 북해에 접하고 있는 네덜란드는 총 면적이 약 41,160㎢로 한반도의 1/5 정도이며 전 국토의 27%가 해수면보다 낮다. 해수면보다 6m이상이 낮은 곳도 많다. 절반 이상이 해발 5m가 되지 않으며 구릉 지대에 속해 있는 남동부지역조차도 가장 높은 지점이 321m밖에 되지 …

변산반도국립공원의 봄을 알리는 전령사들-변산바람꽃, 복수초, 노루귀, 산자고, 현호색…

  변산반도국립공원에 매년 2월 중순이 되면 봄을 알리는 반가운 손님들이 찾아온다. 꽃받침을 멋진 꽃잎으로 위장한 위장술의 천재 ‘변산바람꽃’(변산반도국립공원 깃대종), 눈속에서 피는 강인한 꽃 ‘복수초’, 노루의 귀를 닮은 ‘노루귀’까지 조용히 숨죽이고 있던 숲속에 부지런한 움직임이 시작된다. 이 모든 야생화들은 전부 여린 몸을 가지고 태어났다. 그렇지만 여린 외모와 다르게 성격은 아주 급하다. 자신보다 훨씬 덩치가 큰 나무들이 겨울잠에서 깨어나기 전, 눈이 녹지도 않은 땅에서 차가운 바람을 맞으며 꽃샘추위와 싸우고 있다. 이것은 치열한 생존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방법이다. 높이 10cm가량밖에 안되는 야생화들이 키큰 나무들 …

“산과 바다가 함께하는 아름다운 동행”-변산반도국립공원의 미래를 위한 과제

  올해로 변산반도국립공원 지정 20주년을 맞이했습니다. 1988년 6월 11일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자연환경보전정책을 수행하기가 매우 어려웠던 현실을 개선하고자 하는 국가적 염원에 맞추어 국립공원관리공단 설립에 즈음하여 도립공원으로 지정되어 있었던 변산반도를 국립공원으로 승격시켰던 것입니다. 이후 20년 동안 변산반도국립공원을 관리하기 위하여 많은 발전과 변화가 있었습니다. 70년대의 지역개발위주의 기반시설조성에서 한단계 발전하여 훼손된 생태계를 보호하기 위하여 보전과 개발을 조화롭게 추진하는 단계를 거쳐, 이제는 무분별한 개발보다는 국립공원의 가치를 지키고 높이기 위한 ‘엄정한 자연보전과 지속가능한 이용’ 중심의 보전지향적 국립공원관리를 현장에서 실천하게 된 것입니다. 변산반도국립공원은 전국 20개 국립공원 중 …

는들바위 전설을 잃어버리다-하서면 백련리 월포 원뜸마을

  하서면 백련리의 월포(月浦) 마을에는 는들바위에 얽힌 설화가 하나 전해져오고 있습니다. 이 바위는 월포 해안에서 바다 쪽으로 한 2km쯤 되는 갯벌 위에 솟아 있습니다. 바위가 상당히 큰 편인데도 축척이 1:5,000인 제법 상세한 지형도에는 표현조차 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러나 마을 해변가로 가서 군산 쪽 방향으로 바라다보면 눈들바위를 볼 수 있습니다. 여느 바닷가의 바위들과 다를 바 없으나 바위에 특별히 이름이 붙여진 사연은 무엇일까요? 월포마을은 잿등, 세가호뜸, 원뜸 등과 같이 몇 개의 뜸으로 형성되어 있습니다. 내가 찾아간 곳은 10여 가호가 있는 원뜸입니다. 변산가는 …

위도에 거인국을 세운다면? 큰 꿈을 꾸는 사람들이 살아가는 섬

  걸리버 여행기(The Guliver’s Travles)는 영국의 작가 조나단 스위프트의 1726년 작 풍자소설이다. 어린 날 동심의 기억을 더듬어 보며 ‘걸리버 여행기’의 차례를 살펴보니, 제1부는 ‘작은 사람들의 나라-릴리푸트 기행’이고, 제2부는 ‘큰 사람들의 나라-브롭딩낵 기행’이다. 뜬금없이 ‘걸리버 여행기’를 들먹이는 건 최근 서울의 인사동에서 만나 남동생과 나눈 얘기를 소개하기 위해서다. 난 가난한 어부의 아들로 태어났고, 2남3녀 중 장남이다. 특별히 잘난 것도 없으면서 뭐 그리 잘났다고 나만의 꿈과 야망에 취해 허우적거리며 살다보니 글쎄 나이 마흔 다섯이 되도록 손아래 남동생과 단 둘이서 조용히 소주잔을 기울여 본적이 …

‘변산반도 어울림’의 사랑 전파-자원봉사 동아리 활동

  ‘사회공헌’이라는 말이 일반화되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새로운 이슈로 대두되면서 사회공헌 활동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최근의 흐름은 사회공헌 수행 주체들에게 있어 단순히 사회공헌활동 참여에 초점을 맞추는 것을 넘어 사회공헌을 어떻게 수행할 것인가에 대한 전략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변산반도국립공원사무소 또한 단순한 대민지원 및 불우이웃돕기 활동을 넘어 새로운 사회공헌활동 전략을 수립·실천해 나아가기 위해 2006년 직원으로 구성된 자원봉사 동아리인 ‘변산반도 어울림’을 결성하게 되었다. 각 기업 및 단체마다 사내 자원봉사 동아리 하나쯤은 존재하는 현실이고 보면 그리 새로울 것도 없는 일이지만, 봉사동아리 활동을 계량적 …

부설거사와 월명암

  월명암에는 월명암을 창건했다는 부설거사에 얽힌 전설을 바탕으로 쓰여진 소설형식의 “부설전”이 전해내려오고 있다. 전라북도에서는 문화재적 가치가 높은 이 ‘부설전,을 도 유형문화재 제140호로 지정하여 보존하고 있다. 그 내용을 살펴보면 부설이 신라 진덕여왕이 즉위하던 해 수도인 서라벌 남쪽 향아라는 마을에 태어나서 성장하는 과정, 도반인 영조, 영희와 함께 수도생활을 하면서 나눈 법담과 부설거사의 오도송이 기록되어 있고, 사부송과 팔죽시도 함께 기록되어 있다. 저자와 연대는 미상이다. 세상에는 부설거사와 묘화부인에 대한 여러 설화가 전해내려오고 있는데, ‘부설전’의 원본대역은 다음 기회에 옮기기로 하고, 우선 정진형(鄭鎭亨)의 부설거사와 묘화부인에 대한 …

호랑이등긁기나무

  호랑가시나무 천연기념물 제122호 진초록의 6각형 잎, 붉은 열매가 아주 매혹적인 호랑가시나무는 변산을 대표하는 식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감탕나무과에 속하는 이 나무는 따뜻한 지방에서만 자라는 남부의 대표적 수종으로 그 북방한계가 바로 변산반도이다. 그래서 도청리 모항에 군락을 이루고 있는 호랑가시나무는 1962년에 천연기념물 제122호로 지정, 보호되고 있다. 이 나무는 키가 2∼3m까지 자라며 겉 가지가 많다. 잎의 길이는 3∼5cm정도이며 타원형 육각형으로 매끈하니 광택이 난다. 각점에는 가시가 나있는데 이는 잎 끝이 자연스럽게 둘둘 말려져 있어 그렇게 느껴질 뿐이다. 어쨌든 이 날카롭고 강한 잎의 …

그 많던 황금조기는 다 어디로 갔을까?

  사진1~2/영광굴비, 조기어장의 중심지인 위도는 한 때 영광군에 속했었다. 사진3/곰소만, 해마다 살구꽃이 필 무렵부터 조기떼가 몰려 들었다. 사진4/곰소염전, 칠산바다 갯벌 한 자락을 막아서는 소금을 구웠다. 이렇게 생산된 소금은 젓갈과 염장가공기술을 발달시켰다. 사진5/칠산어장의 중심 어장인 위도 파장금항, 조기떼가 몰려오던 7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조기철엔 ‘파시’가 들어섰다. 사진6/위도띠뱃굿. 한 해 동안의 묵은 재액을 싣고, 풍어의 꿈을 싣고 떠나가고 있다. 농어목 민어과에 속하는 조기류에는 황조기(참조기)를 비롯하여 그 사촌격인 백조기, 부세, 반어, 황세기, 강다리 등이 있다. 몸의 길이는 큰 것이 25∼30cm 정도, 그러나 이렇게 큰 …